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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 칼럼]‘별난 차’ 벨로스터에 혹평보다 박수를

특정 층 겨냥한 모델 출시는 현대차의 자신감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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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15호 박현준⁄ 2011.03.28 11:20:09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 현대가 ‘벨로스터’라는 신차종을 출시했다. 이 차종에 관심이 큰 이유는 기존의 일반적인 차종이 아니라 경계가 애매모호한 차종인 데다, 콘셉트 카로 소개됐다가 양산형으로 바로 출시됐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모터쇼에 출품된 콘셉트 카는 전시의 의미만 있고 여간해서는 양산차로 바로 출시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구입 의지가 아직 뚜렷하지 못하고 일정 이상의 판매도 보장되지 않아 양산화와는 거리가 먼 것이 콘셉트 카의 원래 개념이다. 더욱이 이런 콘셉트 모델들은 어느 차종이라고 뚜렷하게 구별 짓기도 힘들고 두터운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지도 않다. 따라서 이런 차종 개발에 수천억 원 이상을 투자하고 양산 형으로 내놓는 것 자체가 모험이다. 이번에 현대차가 새롭고 독특한 벨로스터 모델을 양산형으로 판매에 나선 것은 소비자 시장이 그만큼 다양해지고 시기적으로도 필요한 차종이라고 판단해서일 것이다. 특히 현대차가 최근 2~3년 사이에 국내외적으로 품질 향상을 통해 유수의 메이커로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새로운 차종에 대한 자신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 만큼 분명히 벨로스터는 한국 차의 자신감을 표현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차종일 것이다. 더욱이 최근 국내 시장에서 국산차와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본격적 대결 양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고, 다양한 연령층과 틈새시장 공략을 목적으로 하는 차종 역시 더욱 필요해진 상황이다. 벨로스터는 일반적인 소비자가 고르기에는 부담이 될 수 있고, 젊은 층이나 마니아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차종이다. 그래서 오프닝 행사도 일반 차와는 달리 특이하게 열렸고 각종 마케팅 전략도 이런 측면이 강조됐다. 연간 1만8000대 한정 판매와 각 출시 차종마다 고유번호를 붙여 소비자의 관심을 증폭시킨 방법도 새로운 전략임에 틀림없다. 겉은 파격적이지만 속은 일반적이라며 일부에선 “늑대의 탈을 쓴 양”이란 혹평도 내놓고 있지만, 좋은 측면도 봐야 이처럼 차종 개발과 생산에서도 점차 까다로워지는 소비자들의 안목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벨로스터 출시를 보면서 몇 가지 측면에서 생각할 만한 사항을 짚어본다. 우선 이 차는 폭 넓은 일반 소비자가 대상이 아니라 젊고 마니아적인 기질의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한다. 이런 차종에 대한 반응은 실시간적이고 빠른 만큼, 진취적이고 공격적인 측면이 좀 더 강조됐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한 예로, 이 차는 초기에 2.0터보 엔진과 변속에 능한 6단 듀얼클러치 방식이 고려됐지만 일반적인 시스템이 탑재된 형태로 출고돼 일부 마니아들의 실망을 가져왔다. 공격적인 외모와 달리 실질적인 내용은 외모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늑대의 탈을 쓴 양’이라고 혹평을 할 정도로 실망감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이렇기 때문에 독특한 차종에 대해서는 철저한 계획과 이행이 시행돼야 한다. 젊은 층은 일반 소비자와 달리 신차 구입에 대한 고려사항이 뚜렷하고 더욱 까다롭다. 결과에 즉각적인 반응도 그렇고, 차종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층인 만큼 이런 사항을 고려해 앞뒤가 일치되는 차종이 출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즉 일반 차종과 달리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기종인 만큼 제작과 판매 전략을 특화시켜 진행해야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판단되는 이유다. 둘째로 연간 판매 1만 8000대라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생산 중간에 새로운 시스템 탑재라는 모델 체인지가 시행된다면, 일반 소비자와는 다른 젊은 층 고객의 반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시스템 변경 때 시기와 주변 환경에 대한 고민을 더욱 철저히 했으면 한다. 어렵게 출시된 차종인 만큼 더욱 고민하고 고려하여야 할 사항이 많다는 것이다. 셋째로 이런 새 차종의 출시는 메이커의 자신감과 의지의 표명인 만큼 분명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 더욱이 틈새시장을 위한 독특한 신차 출시는 모험인 만큼 대량 매출이라는 좋은 결과가 도출되기를 바란다. 벨로스터 같은 마니아용 차는 출시 뒤 중간에 모델 체인지 잘못 하면 비난 쏟아질 수도. 관심받는 차일수록 메이커 부담은 더 커져. 어느 메이커도 접근하기 어려운 이러한 차종 생산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앞둔 국내외 시장에서 훌륭한 사례로 남을 수 있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은 칭찬에 인색하고 단점을 지적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자동차 전문가들은 이런 점을 고려해 칭찬할만한 사항이 있으면 칭찬을 해 산업적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내의 경우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해외보다 약하다고 할 수 있지만 무리한 요구를 하는 소비자도 있는 만큼 정제된 토론과 의견 제시가 있었으면 한다. 이제 소비자는 더욱 다양하고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내놓고 있고 품질에 대한 판단도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메이커도 같은 플랫폼에서 다양한 파생 차종을 만들어내면서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켜 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더욱 다양하고 강해질 것이다. 물론 이에 따라 메이커의 숙제는 더욱 커지고 있다. 넷째로 최근 친환경 자동차, 차종이 모호한 자동차, 고연비 자동차, 저가 자동차를 비롯해 프리미엄 고가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더욱 다양한 혼합형 차종이 본격적으로 등장해 까다로운 소비자 욕구를 만족시키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시장에서만 70여 차종이 쏟아지면서 피부로 느끼는 변화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경향 변화와, 해외의 환경 관련 규제, FTA에 따른 세계적 변화 등을 제대로 실시간으로 인식할 수 있는 체제가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 이렇게 급변하는 시기에 메이커의 역할과 고민은 더욱 필요하다. 현대차의 벨로스터 출시에 박수를 보내자.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냉정한 평가를 통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의견을 전문가와 소비자가 내놓는다면 한국 차가 더욱 세계적인 메이커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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