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신체를 소재로 현대사회의 왜곡된 양상을 풍자하는 권민경의 개인전 ‘FAKE TALE’이 4월 2~30일 갤러리 아트사간에서 열린다. “제가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삐딱하다고 해야 하나요? TV 속 걸그룹을 봐도 예쁘다, 보기좋네라는 생각보다는, 뭐든 그 속에 불편함을 찾게 되더라고요. 그 불편한 느낌에 대한 고찰을 작업 속에 담은 것이죠.” ‘FAKE TALE’, 거짓된 이야기. 전시 제목에서부터 작가의 예사롭지 않은 시선이 느껴진다. 권민경은 거짓된 이야기를 통해 여성으로서, 인간으로서 세상에 부딪히는 지점들과 그것을 극복하는 방어기제로서 판타지를 이야기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노골적으로 신체가 부각된 여성들은 현대사회 속 여성의 신체를 향한 왜곡된 시선을 거침없이 풍자한다. “일단 제 자신이 여자이니까, 자연스레 여성의 몸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여성의 몸으로 살아가면서 세상과 부딪히는 충돌에 대해 고민하게 됐죠. ‘성 상품화’처럼 여성의 신체를 향한 사회의 비뚤어진 시선을 느끼면서, 제가 한 개인이기 이전에 ‘여자의 몸을 가진 개체’가 된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이에 대한 풍자를 작업으로 담아내기 시작했어요.”
1960년대부터 대두된 페미니즘 운동은 남성 중심적 시각 및 상업주의적 시각에서 여성의 신체를 바라보는 사회로부터 탈피하고자 여러 노력을 시도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도 여성의 신체에 대한 이런 잘못된 시선이 여전히 존재한다. 오늘날 여성의 신체에 대한 이미지나 이야기는 TV 연예-오락 프로그램이나 상업광고, 익명의 인터넷에 떠돌며 무분별한 성적 이미지를 남발한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가운데, 권민경은 각종 미디어 속에 부유하는 선정적 여성의 이미지와 그에 대한 비뚤어진 익명의 시선에 일침을 가한다. 남성의 섹슈얼리티 발현의 도구로서, 유희의 대상으로서 이용되는 여성의 신체를 여과 없이 비틀어낸 것이다. 그녀는 이러한 이야기를 좀 더 서사적으로 담아내고, 현실성을 적나라하게 담기 위해 디지털 이미지로 작업을 한다. 자신의 벗은 몸을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후 디지털 프로그램을 이용해 현실의 풍경과 합성한다. 이런 작업 과정을 거치며 현실을 풍자하는 새로운 이미지를 생산한다. 권민경이 재구성한 현실의 이미지를 통해, 타성에 젖은 우리의 여성 신체에 대한 시선과 의식을 환기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