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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독립 본격화…전업계 카드 비중, 은행계 넘어

우리금융 하반기 분사 예정…과당경쟁 우려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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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16호 성승제⁄ 2011.04.04 14:41:56

은행계 카드사들이 최근 잇따라 분사를 추진하면서 카드사 과당경쟁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KB국민카드에 이어 우리카드가 분사 의사를 나타내 카드업계 비중이 전업카드사 쪽으로 더욱 기울게 됐다. 여기에 농협도 분사 추진을 계획 중이다. 이처럼 카드 사태 이후 은행 안으로 몸을 숨겼던 카드사들이 다시 독립을 선언함으로써 카드 업계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정부 은행인 우리금융지주는 카드 분사 계획만 있었을 뿐 좀처럼 일정은 잡지 못했다. 카드 과당경쟁 우려와 함께 정부 눈치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 하지만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일 우리은행 내 사업부로 머물러 있는 카드사업부(우리카드)를 올해 상반기 말까지 분사시키겠다고 구체적인 계획안을 밝혔다.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해 우리금융의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것이라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업계에서 하나SK카드와 KB국민카드가 잇따라 카드사를 독립시키면서 우리카드의 분사 가능성은 일찌감치 관측됐다. 은행계 ‘빅4’인 신한은행(신한카드), 하나은행, 국민은행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카드사를 독립시켰지만, 아직 우리은행만 은행 안에 카드사가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은행계 카드사는 전업 카드사보다 보수적인 성향을 띠면서 독립적인 경영이 어렵고 이 때문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특히 올해는 현금서비스 금리 인하에 이어 가맹점 수수료율, 체크카드 수수료 인하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시장 확보를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이어서 카드사들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 때문에 카드 대란 당시인 2003년 전업 카드사에서 은행 내 카드사업 부문으로 들어가 위축된 모습을 보였던 카드사들이 다시 분리 독립해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카드는 분사하면 하나SK카드처럼 통신사와 카드사가 결합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이 회장은 “우리금융이 분사하는 카드사의 지분을 100%까지 보유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통신회사와 같이 하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어 (통신사의 지분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카드시장에서 모바일결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금융과 통신의 결합은 매력적인 부분으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 KT가 비씨카드 인수에 나선 것도 카드와 통신의 융합을 통한 컨버전스 효과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 역시 아직까지는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카드 분사 시기를 놓고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위기 이후 분사 본격화…과당경쟁 우려 촉각 이처럼 카드사들이 잇따라 분사하면서 과열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은 상태다. 카드사들이 신규고객 확보에 나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을 벌이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 현재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시장점유율이 20%대 초반이고 KB국민카드, 현대카드, 삼성카드 등이 10%대 초반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또 후발주자인 롯데카드와 하나SK카드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부적으로 카드 모집인이나 인터넷을 통한 가입유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KB국민카드는 그동안 카드 모집인 논란에 벗어났지만 분사 이후 모집인 인재를 대폭 늘리고 있는 추세다. 이 때문에 우리카드와 농협카드 분사가 본격화될 경우 카드모집인은 물론 혜택 등을 통해 가입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한자리 수에 머물고 있어 선두 그룹을 추격하기 위해서는 출혈경쟁까지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사들이 잇따른 분사에 나서면서 과열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향후 금융당국이 이를 어떻게 제재할지 여부가 가장 큰 관심”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카드 과당경쟁에 촉각…제재방안 강화 금융당국은 일단 카드분사에 대해서는 승인을 내주면서도 과당경쟁은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대폭 상향 조정하고, 여러 장의 카드를 가진 사람에 대한 카드사 간 정보공유 대상과 범위도 확대할 예정이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상향 조정은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지면 최근의 지나친 대출 증가세가 억제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이에 따라 신용판매의 경우 정상(1개월 미만 연체) 1.1%, 요주의(1~3개월 연체) 40%, 고정(3개월 이상 연체) 60%, 회수의문 75%의 적립률을 적용키로 했다. 카드대출은 정상 여신 2.5%, 요주의 여신 50%, 고정 여신 65%, 회수의문 75%의 적립률이 적용된다. 이는 지금까지 신용판매와 현금대출을 가리지 않고 정상 1.5%, 요주의 15%, 고정 20%, 회수의문 60%로 적립률이 적용돼 온 것과 비교해 대폭 높아진 비율이다. 충당금 적립률 상향 조정으로 5개 전업 카드사가 추가로 쌓아야 할 충당금은 지난해 세전 순이익의 7.8%에 해당하는 2117억 원에 달할 것으로 당국은 예상했다. 이번 조정안은 오는 5월까지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을 고쳐 6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발급회사 기준으로 3장 이상의 카드를 가진 사람에 대해 카드사 간 정보가 공유돼 온 것도 앞으로는 모든 복수 카드 발급자로 확대된다. 지금까지 3장 이상 발급자(전체의 54.8%)에 대해서는 정보가 공유됐으나, 2장만 발급받은 사람(전체의 21.0%)에 대해서도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정보 공유 대상도 기존의 인적사항, 사용실적, 이용한도에 리볼빙 이용 잔액이 추가된다. 당국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낮은 9~10등급이 지난해 리볼빙 이용 잔액의 36.4%를 차지했다”며 “리볼빙은 잠재적인 부실 우려가 커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국은 또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의 잇단 분사로 모집인이 급증하면서 시장 질서가 문란해질 수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현장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전체 카드 모집인은 약 5만 명으로, 1년 새 1만5000명(42.6%)이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분기마다 특별 점검을 벌이고 여신전문협회도 점검 인력을 늘려 공휴일 점검 및 영업소 불시 점검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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