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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가, 현실인가…제3의 현실

한성필 ‘두 개의 현실 전’,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4.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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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17호 김금영⁄ 2011.04.11 14:44:49

언뜻 보면 현실을 사진기로 찍은 것 같고, 다르게 보면 가상세계를 붓으로 그린 것 같다. 그림인지 사진인지, 이 작품, 정말 헷갈린다. 서울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이 현실적이면서도 가상적인 성격을 살린 사진 작품들을 선보이는 한성필의 ‘두 개의 현실 전’을 4월 7일~5월 8일 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2004년부터 천착해 온 파사드 프로젝트의 신작들과 새롭게 시도한 영상 작업 3점, 설치 작업 2점 등 총 16 작품을 내놨다. 파사드는 건물의 정면, 전면을 뜻하며 비유적으로는 사물의 외관, 허울 등을 뜻한다. 한 작가는 실제로 저런 건물이 있나, 사진에 그림을 덧그린 것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실제와 가상을 넘나드는 건물의 외관을 찍는다. 작품에 등장하는 환상적인 건물은 현실에 존재하는 것들로, 작가가 해외 각지를 돌아다니며 사진기에 담았다. 일명 트롱프뢰유 즉, 눈속임 회화들이 정교하게 그려진 건물 외벽을 찍은 것이다. 작가는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한 공사 현장에서 작업의 모티브를 얻었다. 한국의 공사장에서는 녹색 천으로 공사 과정을 가려놓을 때가 많다. 하지만 작가는 이를 단순히 가릴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의 모습을 새롭게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했다.

“유럽 등지에서는 전통적인 건축물이나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한 공사 현장에, 대가의 명화나 공사가 끝난 뒤 변모될 건물의 이미지를 그린 가림막을 설치할 때가 많습니다. 거리를 걷는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공미술 역할을 맡기는 것이죠.” 이번 신작에서는 특히 평면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두드러진다. 이전 작업에서는 건물을 전면에서만 찍었으나, 신작에서는 건물을 왼쪽, 오른쪽, 전면 세 각도에서 찍은 뒤 하나의 이미지로 조합했다. “한 시점에서만 건물을 바라보면 보이지 않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평면의 이미지를 극복하고 보다 입체적인 느낌을 주고자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하고 이를 하나로 합성했어요. 따라서 현실을 담았지만 100% 현실은 아닌 가상적인 느낌이 작품 속에 공존하게 되죠.” 1층 전시장에는 작가가 주로 보여주던 사진 작업이 아닌 동상이 설치돼 눈길을 끈다. 이는 독일 베를린에 있는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동상을 사진으로 찍은 뒤 실물의 절반 정도 크기로 재현해 전시장에 설치한 것이다. 기존의 사진 작품이 3차원 현실을 2차원으로 줄이는 것이었다면, 이 설치 작업은 2차원 사진을 3차원 입체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한편 작가는 ‘미국 휴스턴 포토 페스트’ ‘독일 프랑크푸르트 북 페어’, ‘슬로바키아 포토포- 브라티슬라바 사진의 달’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으며, 미국 뉴 멕시코 미술관, 일본 키요사토 사진 미술관, 아르헨티나 국립 현대 미술관, 한국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 미술관, 공간 사옥, 한국 하나은행 등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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