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 추구의 마지막 종착역은 정원’이란 말이 있다. 세상의 온갖 즐거움을 맛본 사람이 마지막으로 폭 안기고 싶어 하는 곳이 바로 정원이라는 말이다. 한국은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할 때 정원이 적은 나라다. 전쟁과 개발 과정을 거치면서 정원이랄 공간이 많이 파괴됐기 때문이다. 이런 한국에서 정원, 그것도 도심 속의 정원 꾸미기를 주제로 내건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4월 5일부터 5월 26일까지 관훈동 KCDF갤러리에서 개최되는 도심 속 그린문화 프로젝트 ‘도시농부의 하루’전이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이 추진하는 이번 전시는 콘크리트 가득한 도심을 초록으로 물들이자는 '그린 선언' 아래 펼쳐진다. KCDF는 도심 재생을 위한 그린 네트워크 구축의 장을 마련했다. 푸르름을 찾기 힘든 오늘날 도심 속 정원이라는 콘셉트에 주목해 이번 전시회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보는 정원, 만드는 정원, 그리는 정원, 읽는 정원 등 정원에 관한 4가지 시선을 카테고리로 구성했기 때문이다. 전시는 KCDF갤러리 내부와 인사11길 일대에서 선보인다. KCDF 최정심 원장은 “정원으로 대표되는 생활 속 녹지공간은 자연 생태계를 우리 생활공간 속에 가장 가까이 위치시키는 최상의 방법”이라며 “앞으로도 도심 속 그린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러 층으로 나눠진 전시장 곳곳은 여러 정원으로 가득 차 있다. 이웃집 정원을 들여다보는 듯한 사진전 ‘보는 정원’, 지하부터 옥상까지 실제 적용 가능한 도심 속 정원의 모습을 재현한 ‘만드는 정원’, 디자이너와 학생들이 꿈을 현실로 만든 듯한 ‘그리는 정원’, 그리고 정원 구축 전반의 사례와 지식이 가득한 도서전 ‘읽는 정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여러 전시물들은 소박한 정원과 골목길을 가장 우리다운 디자인과 창의성을 발휘해 재현한다. 특히 정원과 관련한 공예 작품 및 실제 도심에 적용할 수 있는 작품으로 구성된 전시물들은 남녀노소 누구에나 공감을 끌어낸다. 전시장 방문객은 도심 속에서 자연과 소통하는 싱그럽고 특별한 시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한편 인사동이 속한 종로구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그린 캠페인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종로구는 공영주차장 2면을 텃밭으로 내놓는 등 도심의 자투리 공간들을 활용해 농사를 위한 녹색공간을 추진한다. 5일 열린 개막식에서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종로구가 그린문화를 선도하고자 한다〃며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종로구를 넘어 서울시, 대한민국이 녹색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환경문제가 피부로 와 닿으며 심각하게 대두하고 있는 오늘날 친환경에 주목하는 프로젝트들이 잇달아 열리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2011 서울 리빙디자인 페어’에서도 '자연이 가득한 집'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친환경 디자인을 선보였다. 각종 전시부터 친환경 브랜드 상품까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