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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친박계도 경계하는 다크호스 되나

김해을 승리로 원내 교두보 마련할지 관심 집중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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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18호 심원섭⁄ 2011.04.18 13:26:18

4.27 재보선을 앞둔 야권의 후보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코너에 몰렸던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4월 12일 야권의 김해을 단일화 경선에서 민주당에 승리하면서 야권 내 입지를 넓힐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에서 민주당을 누름으로서 지역 주민들로부터 ‘친노(親盧) 적통’임을 인정받았다고 자부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의 대리전에서 승리를 거둠으로써 향후 야권 대권 경쟁에서도 유리하게 풀어갈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민참여당이 이번 경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원내 진입에 성공한다면 10% 안팎에서 정체된 유 대표의 대선후보 지지율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참여당의 원내 진입 꿈이 실현된다면 내년 총선도 전국적으로 단일한 정당 기호를 갖고 나설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번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시민단체의 중재안을 거부하는 바람에 민주당과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협상 지연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떴다방 정치”, “분열주의” “알박기 정치” 등의 비판을 받은 점은 유 대표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민주당 내 반감이 커지고 있고, 이것이 재보선 패배로 이어진다면 패배 책임을 뒤집어쓰면서 그의 지지율 정체 요인으로 꼽혀온 ‘유시민 한계론’을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곧 김해을 경선 결과가 유 대표를 시험대에 올리는 무대가 되는 이유다. 유시민, 9개월여 만에 중앙 정치 무대 재등장 유 대표는 지난 3월 19일 국민참여당 대표로 당선됨으로써 지난해 6.2 지방선거 당시 야권의 경기지사 단일후보로 출마했다 고배를 마신 뒤 9개월여 만에 정치 무대에 재등장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유 대표의 당 대표 선출을 대선 행보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특히 유 대표는 노 전 대통령 생전에 그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불렸고 사후에는 자서전 집필을 맡을 정도로 친노 핵심 중의 핵심이었다. 특히 시사평론가로 활약하던 2002년 대선 때 “노무현을 지키겠다”며 정치판에 뛰어들어 탄핵-대연정 등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비마다 그의 곁을 지키는 등 자타가 공인하는 ‘노무현 사람’이다. 그러나 유 대표 특유의 직설화법과 파격 행보는 그를 스타급 정치인 반열에 올려놓은 동시에 정치권에 숱한 논란을 일으켰고, 열린우리당 시절 ‘분열의 씨앗’이라는 비판을 들을 정도로 내부 갈등의 불씨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런 사정 탓에 그의 스타일은 많은 고정적 지지세력뿐만 아니라 그만큼의 강한 반대세력도 함께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유 대표는 지난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서 중도하차한 뒤 대선 직후인 2008년 초 탈당해 18대 총선에서 대구에 무소속 출마했다 낙선했다. 이후 ‘노무현 정신 계승’을 내세워 참여당 창당을 주도했으며,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김진표 후보를 누르고 경기지사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는 기염을 토했으나 본선의 벽은 넘지 못했다. 따라서 유 대표가 뛰어넘어야 할 한계도 녹록치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당장은 이번 4.27 김해을 재보선 성패 여부가 유 대표의 야권 내 입지를 좌우할 바로미터로 떠올랐다. 명실상부한 야권 대표주자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확장성 없는 후보’라는 세간의 평가를 뛰어넘어 외연확대에 성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친노 핵심 인사 중 하나인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 대한 지지를 공개 선언하는 등 친노 진영의 분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친노의 구심점 위치를 회복하는 것도 풀어야 할 과제다. 민주당 “또 유시민에게 당했네” 망연자실 민주당으로서는 4월 12일 참여당 이봉수 후보에게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내줬다는 것은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에서 영남권 교두보를 지키려던 제1야당 입장에서 신생 정당에게 후보 자리를 내줬다는 면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민주당은 단일화 중재에 나선 ‘문재인 효과’에 적지 않은 기대를 걸었지만 노 전 대통령의 적자를 자임한 유 대표의 바람몰이에 무릎을 꿇고 만 셈이다. 민주당은 “흔쾌히 받아들이며, 야권의 단결된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차영 대변인의 공식 반응을 내놨지만 내부 분위기는 당황스러웠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지난해 6.2 지방선거 당시 경기지사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유 대표에게 내준 데 이어 또 다시 참여당에 밀려 본선 진출이 좌절되자 당 안팎에선 “유시민한테 또 당했다”는 말까지 나돌았다. 이러한 기류는 단순히 의석 한 곳을 빼앗긴다는 차원을 넘어 김해가 가진 상징성 및 이번 단일화 결과가 야권 지형에 미칠 파급력과 무관치 않다. 야권의 차기 라이벌인 민주당 손학규, 참여당 유시민 대표 간 대리전 양상으로 벌어진 단일화 경쟁에서 유 대표가 승리함에 따라 손 대표로선 적통 싸움에서 일단 한 수 밀리면서 자신이 출마한 분당 승리에 대한 심적 압박감도 커지게 된 것이다. 민주당 입장에선 ‘물과 기름’과도 같은 유 대표의 견제가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 일각에선 지도부가 협상 과정에 너무 안이하게 대응한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참여당이 이번에 원내 진입에 성공할 경우 내년 총선, 대선 연대 국면에서 더 많은 지분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는 현실적 우려도 터져 나왔다. 한 수도권 의원은 “자칫 내년 총선에서 참여당이 더 많은 양보를 고집하며 ‘곡소리’가 날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당장 경기지사 단일화 경선에서 유 대표에게 패했던 김진표 의원은 4월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 대표는 경기지사 선거를 반면교사로 삼아 분열의 깃발로는 승리할 수 없다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헤어진 형제는 다시 만나야 한다. 유 대표는 민주당과의 통합을 우선 약속하라”고 압박했다. 〃콩깍지는 가마솥 아래서 타고 콩은 가마솥에서 흐느끼는구나!〃 김 의원은 “‘알박기 정치’로는 작은 전투에서 이길지 몰라도 총선, 대선이라는 큰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며 “통합의 정치가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길”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유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요즘 저의 심정”이라며 중국 위나라 조조의 아들인 조식의 ‘칠보시(七步詩)’ 한 구절을 올리기도 했다. 칠보시는 조식이 조조 재위 시 후계 경쟁을 벌였던 장남 문제(조비)로부터 “일곱 걸음을 걷는 동안에 시를 짓지 못하면 죽이겠다”는 협박을 받고 지어낸 시다. 유 대표는 시의 마지막 구절인 “원래 한 뿌리에서 나왔거늘 어찌 그리 급하게 볶아 대느냐”라는 문장을 싣지는 않았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자신을 조식에, 조비를 민주당에 비유하면서 ‘노 전 대통령이라는 한 뿌리에서 나왔는데 현실적으로는 조식처럼 아무런 힘도 없는 자신에게 모든 것을 가진 민주당이 급하게 볶아 댄다’는 불평을 한 것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당이 그동안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자신을 ‘연탄가스’라는 표현까지 동원하며 분열주의자로 매도하려 한 데 대해 유 대표가 비참한 심경을 토로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유 대표는 후보단일화 승리 이후 가진 한 인터뷰에서 “나는 늘 모함 당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너무 비난하거나 구석으로 안 몰았으면 좋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유시민, 분당에서 ‘손학규 돕기' 나설까? 이러한 상황에서 유 대표는 ‘야권 연대호(號)’에 함께 승선한 손 대표에게 손을 내밀었다. 4월 13일 오전 10시반 국회 본청 내 기자회견장. 야4당 대표가 재보선 야권연대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한 자리에서 유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분당에 (선거일까지) 13일 동안 있으라고 하면 있겠다”며 손 대표의 선거운동을 직접 돕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기자회견에 앞서 손 대표와 악수하면서 “죄송합니다”라고 고개 숙였던 유 대표는 “(김해을 경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아깝게 돼 대표로서 당 안팎의 어려움을 겪진 않을까, 지난해 지방선거 때도 내가 굉장히 어려웠을 때 손 대표가 중재를 잘 해줬는데 마음이 무겁다”고 말하는 등 손 대표에 대한 미안한 심정도 피력했다.

유 대표가 이처럼 손을 내민 것을 두고 민주당 안팎에서는 김해을 단일화 패배에 따른 민주당의 불편한 심기를 달래면서 적극적인 김해을 선거 지원을 견인해내기 위한 차원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손 대표는 “구체적인 실무 검토를 해야겠지”라며 즉답을 피했다. 손 대표 측 한 인사도 “야권이 힘을 합쳐 싸워야 하지만 분당에서만큼은 ‘낮은 자세’로 선거운동을 하자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분당 캠페인은 다른 지역과 다르게 가고 있어 (유 대표께) ‘양해해 달라’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고정적 지지세력 갖고 있는 데다 박근혜와 정치적으로 완전히 대척점에 있어 친박계 “젊은층 기대감 높아져 신경쓰이네” 그러나 여야 간 선거전이 달아오르고 박빙의 판세가 이어지면 선거 막판에 유 대표가 긴급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나와 민주당 손 대표와 국민참여당 유 대표가 4.27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손을 맞잡고 선거운동을 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유 대표의 이러한 행보에 한나라당 친박계가 앞으로 박근혜 전 대표와 차기 대권 가도에서 경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가 30% 중반대의 압도적 지지율로 1위를 질주하는 가운데 유 대표는 나머지 대권주자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지지율을 종종 기록하면서 꾸준하게 2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그만큼 고정 지지층이 확보돼 있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박 전 대표와 이념적 성향과 지지층에서 대척점에 있다. 박 전 대표가 강성 보수 성향으로 중-장년층 중심의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는 반면 유 대표는 진보 진영의 대표적 정치인으로 젊은층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유 대표가 최대 표밭인 수도권에서 박 전 대표보다는 세를 불려 나갈 수 있는 ‘확장성’이 강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데다, 노 전 대통령과는 생전 ‘정치적 경호실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가까웠다는 점에서 ‘노무현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따라서 친박계가 느끼는 긴장감도 한나라당 출신인 손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 자리에 올랐을 때와는 사뭇 다르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 친박계 의원은 “유 대표는 경계해야 할 인물로 예의주시해야 한다”면서 “유 대표가 야권 단일후보가 될 경우도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친박계의 한 핵심인사도 “정치에 그다지 관심 없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막연한 ‘유시민 기대감’이 있는 것 같더라”면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대권후보로 급부상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비슷한 면도 있다. 손 대표와 맞붙는다면 쉬운 승부가 될 수 있지만, 유 대표와 경쟁은 다를 것”이라고 공감했다. 그러나 또 다른 한 친박 관계자는 “유 대표는 비호감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게 최대 단점이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손 대표를 지지하면서 ‘예측가능한 분’이라는 점을 언급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고 반박하면서 “노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호남에서도 유 대표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많다”고 평가 절하했다. 이렇듯 여러 가지 평가가 뒤따르고 있는 유 대표는 이번 4.27 재보선을 계기로 본격적인 여의도 정치에 복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치에 어떠한 지형에 변화를 몰고 올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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