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사 당국이 파키스탄 정부와 협력해 오사마 빈라덴을 지난 주 사살했다고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일 밤(현지 시간) 발표한 가운데, 미국 측은 이번 사살에 따라 미국과 아랍권의 관계가 악화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 밤 발표에서 “오사마 빈라덴은 무슬림 지도자가 아니다. 그는 무수한 인명을 죽였으며, 파키스탄 사람도 공격했다”며 “오사마에 대한 군사공격은 파키스탄 당국과의 협조 아래 진행됐으며, 나는 파키스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해 앞으로 대테러 활동에서 파키스탄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아랍 사람들이 오사마를 ‘이슬람 지도자’로 여겨 이슬람 지도자를 사살한 미국에 반감을 갖는 것을 미연에 막고, 미국의 단독 행동이 아니라 이슬람 세계의 맹주국 중 하나인 파키스탄과 공동작전으로 오사마를 사살했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한 “9.11 사태 이후 미국은 많은 희생과 전쟁비용을 치렀지만 이는 우리가 원했던 것이 아니다. 미국에 대한 안보 위협에 대해서는 무자비하게 대응할 것이며, 마침내 정의가 실현됐다. 9.11 같은 새로운 테러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위대함에 다시 한번 확인됐으며, 우리는 반테러 전선에서 필요한 어떤 일도 할 준비가 돼 있다. 대테러 작전은 미국의 부와 파워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유와 정의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발언들은 모두 오사마에 대한 공격과 사살의 모든 책임이 결국 오사마에 있다는 주장이며, 비록 10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났지만 ‘미국은 끈질기게 공격해 목표한 바를 이뤄낸다’는 점을 미국민들과 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