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텔톤 풍경을 통해 우리 가슴 속에 따뜻한 감성을 전해주는 김은기의 개인전이 5월 2일부터 20일까지 용산동 비컨갤러리와 소공동 롯데호텔갤러리 두 곳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비컨갤러리와 롯데호텔서울의 공동 기획으로,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 따뜻한 감성을 듬뿍 담은 김은기의 작품 세계로 관객을 초대한다. 의인화된 눈사람 가족들, 꽃병 한가득 담긴 꽃 사이에 엄지공주 같은 사람, 널브러진 아기자기한 소품들, 포근하게 뜨개질 된 니트를 입은 소녀. 김은기의 작품에서 그려지는 풍경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작업에 지쳐 떠난 외국 여행길에 들린 서점에서 우연히 동화책을 보게 됐어요. 책 속에서 어린 시절 기억 속 스노우맨을 보고 향수에 젖었어요. 순간, 한국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소소한 행복을 느꼈어요. 예술도 결국 거창한 것이 아니라, 소소한 행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김은기는 작업 속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 행복을 느끼는 것들 등 일상의 소소한 대상을 하나하나 수집하듯 모아 담는다. 그 속에서 그녀는 어린 시절 가졌던 희망을 돌아보고, 꿈꾸는 세상에 대한 바람을 담는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 속에 자기만의 비밀 정원이 있죠. 그 곳에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추억들, 이루고픈 소망들,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자신만의 생각들, 신념처럼 붙들고 있는 나의 좌우명들. 그런 것들이 모아져 있죠. 은밀한 공간이에요. 작품 하나하나에 내 유년의 추억들을 담고, 꿈꾸는 내일을 그리며, 자신 주변의 따뜻한 모습들을 담아내 나만의 행복한 정원을 만들고 싶어요.” 그녀만의 정원. 창문 너머, 벽 위에, 책 속에 그리고 소파에 놓인 쿠션 위에 그녀는 꿈과 희망의 이야기를 나지막이 새긴다. 그녀만의 소소한 행복으로 꾸려진 그 공간 속에서 우리는 그동안 발견하지 못한 소중한 것들, 잊어버린 것들을 되새긴다. 무지갯빛 파스텔 톤의 따스함은 관객으로 하여금 어른이 돼 버린 우리들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을 불러들인다. 소소한 것으로부터의 아름다움을 통해 일상의 의미를 새롭게 찾는 것. 그녀의 작업은 현재에 대한 사랑이면서, 미래에 대한 긍정의 메타포다. 화려함보다는 편안함을 담아낸 그림 속에서 김 작가가 전하는 소소한 행복의 메시지는 각박한 삶에 희망을 환기시킨다. 따스한 5월, 그녀가 들려주는 캔버스 위 동화는 우리 마음 한가득 봄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