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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 칼럼]전기자동차 범용화 시대 언제 오는가?

기술자 얘기대로라면 벌써 대중화 됐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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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1호 박현준⁄ 2011.05.09 14:33:03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 자동차 역사 120년 동안 가솔린엔진과 디젤엔진이 전체 자동차 업계를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석유자원의 풍부한 공급과 자동차 기술의 진보가 이동수단의 핵심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20여 년 전부터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석유자원의 한계를 고민하면서 지금의 자동차를 대체하고자 하는 연구가 본격화됐다. 특히 지구 온난화가스인 이산화탄소 문제는 자동차 패러다임이 본격적으로 변화될 수 있는 동기가 됐다. 이제 친환경 자동차는 하나의 흐름이 되어 차원이 다른 자동차의 시대로 이끌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들은 앞으로의 생존을 좌우할 친환경 자동차의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의 내연기관보다 훨씬 친환경적인 하이브리드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가 시장에 나왔고, 일부 모델은 최고 연비와 친환경을 자랑하며 등장했다. 소비자가 요구하는 가격 및 품질을 갖추면서 친환경-고연비로 무장한 차종 개발의 치열한 전쟁이 본격화됐다. 이 중에서도 최근 4~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전기차가 과연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자동차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전기차는 현존하는 무공해 자동차 반열 중 최고의 차종이다. 물론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원천이 무엇인가에 따라 간접적인 오염원이 될 수 있으나, 차량 자체는 유일한 무공해 자동차이다. 지난 2009년부터는 본격적인 전기차 양산형 모델이 출시됐고, 소비자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문제는 전기차의 단점이 아직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동급의 가솔린차보다 가격이 2.5배~3배나 비싸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이렇게 값비싼 이유는 배터리가 전체 차값의 50~6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비싼 배터리를 10년간 사용할 수 있느냐는 내구성 문제도 아직 남아 있다. 연료전지 차가 세상을 휩쓸 것이란 예측은 벌써 20년 전에 나왔지만, 아직도 ‘그렇게 되려면 10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또 충전에 걸리는 시간, 한번 충전해 달릴 수 있는 거리의 한계, 충전기 같은 기반 시설을 얼마나 빠른 시일 안에 갖출 수 있냐 등 어느 하나 호락호락한 문제가 없다. 이런 문제가 계속 남아 있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기차를 사는 데 주저하지 않을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전기차가 환경 등 각종 문제 때문에 앞으로 필수적인 차종이 되리라는 점이다. 아직 문제가 있지만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가격이 떨어진다면 충분히 지금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각국의 정부나 브랜드들은 세계적인 모델을 내놓고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움직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분간은 지금의 내연기관 차와 하이브리드차 및 전기차가 흐름을 주도하기 위한 싸움을 더욱 치열하게 펼칠 전망이다. 궁극적으로 전기차가 주류를 차지할 시기가 언제 올 것이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도 정답을 내놓기 힘들다. 그러나 확실한 점은 그 시기가 생각 외로 빨리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앞에 말한 전기차의 단점을 누가 얼마나 빨리 개선해 지금의 내연기관 자동차와 대등한 제품을 내놓느냐에 따라 선두 주자가 결정될 것이다.

전기차가 완전히 상용화될 시점에 대한 논란은 각 브랜드, 학자, 엔지니어들 사이에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다. 그 과정에서 용어의 정의나 배터리 셀 등의 표준화를 위한 주도권 싸움도 심해지고 있다. 하이브리드차 등 다른 친환경 차에 자신이 없는 경우 벌써부터 전기차에 올인하는 메이커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일부 엔지니어들은 앞에서 말한 전기차 단점 중 상당 부분이 이미 해결됐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한다. 이들은 전기차 값을 곧바로 낮출 수 있으며, 가장 비용부담이 큰 배터리도 현재의 몇 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렇게 낮출 수 있다는 언급이 나온 지 벌써 몇 년이 흘렀다. 실험실에서는 전기차 용 배터리를 ‘10년간 사용할 수 있다’는 측정 결과를 내놓을 수 있지만 실제 상황은 다르다는 점은 휴대폰 배터리만 봐도 알아 기술이 개발돼 적용되고 양산모델까지 나오는 데 보통 몇 년이 걸린다. 그리고 실제로 현장에 나오면 생각 외로 부대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연료전지 차가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는 예측은 약 20년 전부터 있었지만, 아직도 ‘10년 후에나 그렇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소비자가 인정하는 완전한 양산 모델은 이렇게 쉽지가 않다. 엔지니어의 기술 관련 언급은 현실과 거리가 있는 경우가 많다. 엔지니어들은 “10년은 충분히 보장할 수 있다”고 전기차 배터리의 내구성을 말한다. 배터리 중 특성이 가장 뛰어나다는 리튬 계열 배터리의 경우 3000~5000번 정도의 충-방전 횟수가 보장될 수 있다는 말이다. 연간 배터리 충-방전 횟수를 300번으로 가정한다면, 10년은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는 근거다. 그러나 일반 사용자가 실제로 배터리를 사용할 때는 기온, 배터리 사용량, 충전 시간 등이 수시로 달라진다. 이 때문에 실제로는 생각 외로 배터리의 내구성이 떨어지게 된다. 가장 간단한 예로 리튬 배터리의 대표 모델인 휴대폰 배터리를 생각하면 된다. 휴대폰 배터리의 충-방전 횟수를 실험실에서는 수천 번 이상 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사용했을 때 2~3년 이상을 버티기가 힘든 게 보통이다. 실제로는 1000번의 충-방전 횟수를 넘기기 힘들다. 배터리 때문에 휴대폰을 바꾸는 소비자들도 많다. 충전 횟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충전했을 때 실제로 사용하는 에너지 양이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실생활에서 사용하면 생각 이상으로 수명이 줄어든다. 배터리 이외에도 각종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열정과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수반된다. 이처럼 전기차는 어느 하나 풀기 쉬운 문제가 없는 실정이어서 완전한 양산화가 더욱 어렵다. 일각에서는 쉽게만 얘기하는 경향이 있다. 세월은 빠르게 흐르고 있지만 양산 모델 출시는 늦어지는 상황이다. 현재 출시되는 경형 전기차의 경우, 차 값이 5000만 원을 넘는 것을 보면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2020년 자동차 점유율을 예측한 자료를 보면 전기차 5%, 하이브리드차 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10%, 그리고 나머지 80%는 여전히 개선된 가솔린차와 디젤차가 차지하고 있다. 공감이 많이 가는 얘기다. 이미 오래 전부터 친환경 차 얘기가 나오고 세계 각국에서 친환경 차를 언급하고 있지만 아직 세계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내연 기관 자동차다. 전기차 시장이 자리 잡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지구 환경을 생각해서라도 하루 빨리 전기차 등 친환경 차가 많이 개발되고 오염 없는 시대가 빨리 다가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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