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부산저축은행, '업무연락' 통해 비자금 조성 지휘

SPC 수백억 로비자금 동원 인허가 `척척'

  •  

cnbnews 제221호 김옥희⁄ 2011.05.14 11:30:06

10년간 천문학적 규모인 7조원대의 금융비리를 저지르면서도 업계 1위로 승승장구했던 부산저축은행그룹의 `숨겨진 비결'이 하나 둘 베일을 벗고 있다. 박연호 회장 등 부산저축은행그룹 대주주와 임원들은 120개나 되는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직접 관리하면서 거액을 불법 대출한 뒤 일부를 빼돌리거나 SPC에서 사업비를 과다책정하는 방식으로 수백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해온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이렇게 조성한 비자금으로 부동산개발 사업 등을 하면서 부딪치는 인허가 문제나 부지매입 등 각종 `장애'를 제거해온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많은 돈이 로비자금으로 전용됐다. 또 일부 비자금은 임직원이 착복하거나 유용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비리에는 구속기소된 주요 임원들 외에 SPC를 관리하는 데 동원된 직원들도 한몫했다. 정기적으로 수백만원씩 `가외수입'을 챙기는 등 부수입이 짭짤했다. 13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부산저축은행그룹 관련 판결문에는 SPC를 이용해 저질러온 비리의 단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부산저축은행이 3천억원대 자금을 쏟아부은 전남 신안군 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의 시행을 맡은 SPC인 신안월드는 모 수협 소유 사업부지를 62억원에 매입하면서 수협조합장에게 1억7천만원의 뇌물을 건넸는데, SPC에서 각종 용역비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조성한 비자금을 사용했다. 그리고 SPC의 이런 모든 과정은 일상적인 `업무연락'을 통해 모회사인 부산저축은행의 지휘를 받아 이뤄졌다. 박 회장은 금융당국의 검사를 받게 되자 검찰 고발에 대비해 130억원대 차명 주식을 처분하면서 고교 동창에게 사례비로 44억5천만원을 줬는데, 그 돈을 산경기술투자라는 SPC를 통해 마련하기도 했다. 계열은행들을 동원해 이 SPC에 200억원을 대출하면서 사례비를 따로 빼내고서 이를 대손상각 처리한 것. 이 회사의 110억원대 대출금 잔액은 전부 상각 처리된 상태다. 검찰은 박 회장 등이 같은 방식으로 조성한 비자금으로 금융당국의 검사를 무마하는 데 사용해온 사실도 밝혀냈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을 검사하면서 부실을 눈감아준 것으로 드러난 금융감독원 검사반장 이모씨는 박 회장에게서 1억원을 받는 등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11일 구속됐다. 검찰은 유사한 사례가 더 있다는 관련자 진술과 증거를 확보하고, 비자금이 사업상 특혜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로비자금으로 정치권에도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