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본사 이전 문제가 경남, 전북의 영호남 지역간 갈등으로 비화된 것은 한국토지주택공사와 대한주택공사의 통합에서 비롯됐다. 참여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혁신도시를 건설키로 하면서 2005년 5월 한국토지공사는 전북 전주혁신도시, 대한주택공사는 경남 진주혁신도시 이전이 결정됐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토공, 주공을 통합하면서 본사 이전지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2개에서 1개로 줄어든 LH본사를 서로 유치하려는 경남과 전북의 다툼이 본격화되면서 급기야 전북도는 2009년 6월 범도민 LH본사 유치위원회를 출범했고, 2009년 11월에는 LH 본사 '분산 배치안'을 내놓으면서 이전지 경쟁에 불을 붙였다. 양 지자체의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정부는 4차례에 걸쳐 LH 이방이전 협의회를 개최했으나 경남의 진주 '일괄이전'과 전북의 전주ㆍ진주 '분산배치'안이 팽팽히 맞서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경남은 줄곧 사장, 인력 일괄이전하되 전북에는 지방세 보전이나 별도 공공기관 이전 등을 통해 보상해줄 것을 주장해왔으며, 전북은 최근까지 사장과 본사 인력의 24% 이전을 요구하는 '분산 배치'를 요구했다. 올해 상반기로 총리가 약속한 이전지 결정 시한이 다가오면서 여권 내부에서는 '진주 일괄이전'안을 기정사실화하며 굳히기 작업에 들어갔다. 그렇게 국회와 정부, 청와대, 총리실 사이의 물밑 조정이 이뤄지는 사이 정종환 국토부 장관은 지난 9일 '임기내에 LH 이전안을 처리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지지부진하던 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국토부의 국회 보고 형식으로 공식화한 진주 일괄이전안은 14일 지방이전협의회, 16일 지역발전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또한차례 전국을 떠들썩하게 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이달 16일로 발표 시점을 맞춤으로써 국론분열,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정부는 13일 결국 LH 본사를 진주로 일괄 이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북도와 민주당은 발표 직전인 11~12일에 걸쳐 LH공사를 조직별 기능에 따라 토지사업부는 전북에, 주택사업부는 경남에 배치하되 사장단을 추가로 선택하는 지역이 그에 상응하는 기관을 양보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