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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쇄신 파고’속 정치지형 대변화 예고

소장파ㆍ친박 제휴한 쇄신파가 주체로, 친이는 분열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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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2호 심원섭⁄ 2011.05.16 15:55:45

여권의 권력지형도가 4.27 재보선 패배 이후 진행된 원내대표 경선과 당 대표 권한대행 논란 과정에서 당의 비주류였던 친박계와 소장파들이 신주류로 굳건히 자리매김한 반면 사실상 당을 이끌어 왔던 친이계는 비주류로 역할이 변하는 등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권력이동은 5월 6일 치러진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와 소장파 등 비주류측이 밀던 황우여 후보가 90표를 얻어 이명박 정권의 실질적인 2인자인 이재오 특임장관이 밀던 주류측 안경률 후보가 64표에 그쳐 무릎을 꿇은 것이 발단이 됐다. 이 같은 비주류의 ‘대반란’은 특히 100여명에 달하던 친이계 의원 중 20명 안팎인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계보와 평소 이 대통령에 비판적인 소장파 의원 그리고 중립성향 의원 20여명이 50명의 친박계와 힘을 합쳐 이변을 이끌어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더구나 당 대표 권한대행이 원내대표냐, 이전 지도부가 지명한 비대위원장이냐를 둘러싼 논란도 원내대표로 결론나면서 권력의 무게중심이 신주류 쪽으로 더욱 쏠렸다. 그리고 ‘황우여 체제’를 탄생시킨 일등공신인 소장파 연합모임 ‘새로운 한나라’는 5월 6일 준비위원회 출범 당시에는 33명에 불과했으나 5월 11일 정식으로 결성할 때에는 44명으로 늘어나 급속히 세를 불리고 있다. 특히 친박계가 친이-친박간 정면대결 구도를 피하기 위해 전면에 나서는 대신 소장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여서 이들의 역할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총선 위기감에 친이계 분화…정치지형 ‘흔들흔들’ 나아가 신주류측은 7월 4일 치러질 전당대회에서 계파선거를 막기 위한 전(全)당원 투표제와 대표·최고위원 분리선출을 관철한 뒤 소장파간 미니경선 등을 통해 뽑은 ‘젊은 후보’를 통해 당권에 도전할 태세다. 박근혜 전 대표를 정점으로 한 친박계와의 ‘밀월’ 관계도 당권 창출을 위해서는 친박계의 협조가 필요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서도 대중적 영향력이 월등한 박 전 대표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인식에 따라 가깝게는 전당대회를, 멀리는 내년 총선까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친박계도 소장파와 연합할 경우 전대에서 친이계 지도부가 들어서는 걸 막을 수 있고, 이는 내년 총선 공천에 대한 안전판 확보와 함께 최소한 박 전 대표의 대권행보에 불리하지 않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보니 그동안 여권내 친이계-친박계로 선명하게 나눠져 있던 한나라당 계보 경계선이 원대대표 경선에서 비주류 원내대표를 탄생시킨 것을 계기로 중간그룹이 확대되고, 중립 혹은 친이계에서 친박계로 넘어 가는 ‘월박(越朴)그룹’이 현실화 되는 등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CNB 저널과의 통화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계보 경계선이 급격히 흔들리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는 ‘헤쳐 모여’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친이계였다가 중립 지대로 적을 옮긴 의원들은 정두언 의원을 비롯, 김성태, 권영진 의원 등이 대표적으로서 수도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임해규 김기현 박순자 김동성 김소남 윤석용 의원 등 다수 친이계 의원들도 이번에 결성된 ‘새로운 한나라’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다 보니 여당에서 중립으로 분류되는 의원은 18대 국회 초반 20명 안팎에서 최근 40~50명까지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가능성으로만 거론돼 왔던 ‘월박’ 그룹도 현실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나라당의 소장 쇄신 모임 ‘새로운 한나라’를 이끌고 있는 정태근 의원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수행단장이었으나 요즘에는 누구도 그를 친이계로 꼽지 않는다. 그리고 경북 문경 예천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이한성 의원은 18대 국회 초반만 해도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의원으로 분류됐지만 박근혜 전 대표의 공개 활동에 잇달아 모습을 드러냈고, 5월 8일에는 박 전 대표의 귀국길을 마중하러 인천공항에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 이상득 의원 계보로 분류되던 의원들의 동요가 심상치 않다. 이명규 장윤석 이철우 의원 등은 사석에서 “차기는 박근혜 아니냐”는 말로 자신의 성향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바 있으며, 더구나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보여준 이상득계 의원들의 비주류 원내대표 지지는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사정을 미뤄볼 때 지금까지 여당 주류의 양대 축을 이뤘던 이재오계와 이상득계의 결별은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그동안 날선 감정싸움을 벌여온 이상득계와 정두언 의원 등 소장파가 한 배를 타는 모양새도 만들어졌다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7.4 전당대회 앞두고 계파별 힘겨루기 양상 이 같은 여권의 정치지형 변화는 결국 7월 4일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하기 위해 개최되는 전당대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힘을 발휘한 친박계를 비롯한 소장파, 그리고 이상득계의 연합 구도가 전당대회까지 유지된다면 비주류 원내대표에 이어 비주류 당 대표도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물론 두 사람은 이번 원내대표 선거로 구주류와 신주류로 갈라섰지만 친이계 몰락 가능성에 위기감을 느낄 경우 이재오계와 이상득계가 주류 당 대표 선출을 도모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뭉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그래도 친이계의 세력 약화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렇더라도 이재오계는 60여명의 만만치 않은 세를 가진 데다, 더 이상 밀릴 경우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어 향후 결속을 더하면서 전당대회 당권을 겨냥한 행보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자칫 당권 도전에 실패하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경우 당에서 떨어져 나가는 극단적인 선택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나리오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이후 장고에 들어간 이재오 특임장관은 5월 11일 〃(장관직) 사퇴 의사는 없다〃고 장관실 관계자를 통해 밝혔다. 이 장관은 경선 다음날인 5월 9일 지하철을 타고 청사에 도착해 아침 운동만 한 뒤 지역구로 돌아가 소식을 끊고 장고에 들어갔다. 그리고 5월 11일에는 오전 시내 한 호텔에서 고려대 교육대학원 조찬 특강을 한 뒤 9시30분께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집무실로 들어와 특임장관실 직원 및 외부 방문자들과 잇따라 면담하는 등 업무를 했으나 충북 괴산군민회관에서 공무원 대상 특강을 하기 위해 1시간여 만에 다시 집무실을 나섰으며, 이날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는 김해진 차관을 대신 출석시키기도 했다. 이 장관은 이날 특강 전후, 그리고 집무실을 나서면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계속 지역구에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장관이 출근을 해야지”라고 답했으나 한나라당 내 쇄신 움직임 등 현안에 대한 질문에는 굳게 입을 다무는 등 침묵 모드는 계속됐다. 이 장관은 괴산 공무원 대상 특강에서 ‘주류 퇴진론’을 의식한 듯 “내 이름 앞에 2인자 등의 수식어를 붙여 공연히 사람을 으스스하게 만든다”며 “이재오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아 사람을 이상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강에 앞서 괴산군 칠성면 각연사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사찰을 방문한 날에는 아무 말 하지 말자”며 기자들의 질문에 즉답을 피했고, 각연사 법공스님 등과 함께 한 오찬에서도 정치 문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루에 평균 1∼2개의 ‘단상’을 꼬박꼬박 올리던 트위터도 원내대표 경선 이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이재오, '정중동'하며 후일 기약할 듯 이 장관은 한나라당 친이계와 소장파를 비롯한 신주류가 대표 당 쇄신 문제 등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등 정국이 요동치는 상황인 만큼 당분간 계속 침묵 속에서 당내 분위기를 예의주시하며 한나라당의 변화 방안 등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원내대표 경선을 계기로 국정 운영과 한나라당의 변화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말을 아낄 뿐”이라며 침묵 모드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장관은 또 사퇴를 고심 중이라고 알려진 것과 달리 “(장관직) 사퇴 의사는 없다”며 “장고에 들어간 것은 한나라당의 미래를 고민하기 위한 것이지 내 거취를 고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이 장관은 이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5월 15일 이후 이 대통령과 회동을 갖고 정국 해법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이며, 그동안은 12일과 13일로 잡혀 있는 민주평통 전북대회와 창원대회 특강 등 기존에 예정됐던 일정만 최소한으로 수행할 방침이다. 그러므로 이 장관이 침묵 모드 속에 장고에 들어간 만큼 앞으로 ‘쇄신 정국’을 돌파하기 위해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서 드러난 이재오계 의원 60여명의 결속력을 바탕으로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4.27 재보선 패배 이후 여권에 몰아닥친 쇄신의 소용돌이가 한층 격화하는 가운데 5월 8일 이 대통령 특사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그리스를 방문 중이던 5월 5일 수행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시기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내년에는 중요한 선거들이 있고 하니 아무래도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대권을 향한 자신의 정치재개와 관련해 의미 있는 ‘예고’를 한 바 있다. 더구나 여권 내 권력지형이 급변하는 가운데 당내 소장파 등을 중심으로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비등하지만 친박계 일각에서는 자칫 당이 ‘청와대 수렴청정’에서 ‘박근혜 수렴청정’으로 옮겨갔느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박 전 대표가 당장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는 게 중론이다. 대신 특사 방문기간 일단을 드러낸 외교나 교육 정책은 물론 기존에 공개했던 복지에 대한 정책 구상을 좀 더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다수 친박계 의원들의 관측이다. 여권 내에서는 이 대통령이 유럽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15일 이후 이뤄질 두 사람간의 회동이 박 전 대표의 향후 정치 행보를 가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사 활동 보고를 위한 자리지만 정국 상황을 놓고 자연스럽게 의견 교환이 이뤄지는 가운데 지난해 8.21 회동 당시 정권 재창출을 위해 약속한 두 사람간 협력 관계가 더 진전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박근혜, 새 지도부 순항에 적극 협력할 듯 이와 관련 친박계 최고위원이었던 서병수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 전 대표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되지 않을까 보며 그 시점은 이번 정기국회가 끝나고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단계부터가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면서 “내년 총선은 재집권을 위한 전초전이기 때문에 박 전 대표가 선거대책위원장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면서 “공천 과정이 상식에 맞게 진행이 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공천 의사결정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한 친박계 의원도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간의 회동은 서민경제 활성화 등 현 정권이 제대로 챙기지 못한 부분이 논의된다면 정권재창출과 직결된 매우 중요한 회동이 될 것”이라면서 “이 경우 박 전 대표는 당이 국민의 지지나 신뢰를 회복하는 데 기여하는 활동을 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내년 4월 치러지는 19대 총선의 선거대책위원장 등을 맡아 당의 ‘얼굴’로 총선의 승리를 견인하는 역할이 현재로서는 가장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박 전 대표가 심사숙고 끝에 이런 시간표가 나올 경우 한번 정한 것을 바꾸지 않는 그의 정치 스타일 상 웬만해서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므로 선대위가 구성되는 시점이 올해 말이냐, 내년 초냐에 따라 몇 개월 격차가 있겠으나 그의 정치재개는 이제 총선에 연동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나라당의 황우여 원내대표 체제 출범에 따른 여권 내 권력지형 급변 움직임에 5월 13일 원내대표 경선을 치른 민주당도 촉각을 공두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친박계와 소장파의 지지를 받은 황 원내대표의 당선을 계기로 여권의 쇄신론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경우 민주당으로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ㆍ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처리 과정에서 빚어진 내홍 양상으로 4ㆍ27 재보선 승리 효과가 반감된 터라 민주당의 위기의식은 더더욱 크다. 이와 관련 당 핵심 인사는 CNB 저널과의 통화에서 “비주류 원내대표의 탄생을 계기로 한나라당의 쇄신 작업에 속도가 붙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재보선 승리에 도취된 채 노선 갈등이나 벌이며 계속 집안싸움이나 이어간다면 또다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또 다른 한 핵심 관계자도 “향후 친박-친이간, 당청 관계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정되느냐에 따라 민주당의 대여 관계 설정 문제가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당장 민주당으로서는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친이계의 퇴조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대여 대립각이 다소 무뎌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 고민으로 등장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친이계가 원내대표에 당선됐을 때에 비해 여야 대립구도가 약화된 것은 사실”이라며 “경우에 따라 대여 투쟁기조를 수정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5월 6일 단행된 개각에서 당초 통일부, 법무부 장관 발탁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류우익 주중대사,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입각이 좌절되면서 민주당으로서는 ‘측근ㆍ회전문 인사’라는 대대적 정치공세를 벼르면서 인사청문회에서 ‘결정적 한 방’을 터트리겠다는 대여 공세의 호재도 놓치게 됐다. 이러한 정치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오는 6월 임시국회에서 여야의 권력지형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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