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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마케팅의 기본매뉴얼 1-2-3단계

기업성격 알고 → 기존 마케팅 알고 → 최종 디자인 콘텐츠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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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3호 박현준⁄ 2011.05.23 15:52:01

김민성 (가나아트갤러리 전략기획팀 팀장) 얼마 전 신세계백화점에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제프 쿤스의 ‘세이크리드 하트’라는 대형 조각 작품이 설치되어 화제가 되었다. 한동안 그림 로비로 시끄러웠던 미술계의 이번 화제에는 색안경을 쓰고 덤비는 언론들도 많았지만 제프 쿤스 작품의 서울 입성은 일련의 미술계 사건과 상관없이 고무적인 일인 만큼은 확실하다. 왜냐하면 드디어 한국 최고의 기업이 아트마케팅의 매뉴얼을 나름 충실히 따른 귀한 결과물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삼성이 하면 나머지 기업들도 다 따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한국 최고의 기업이 선택한 과정이나 시스템은 실행 그 자체로 타 기업으로 하여금 검증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말일 것이다. 그러니 이번 일을 두고 좀 심하게 말하자면 국내 기업 아트마케팅의 서광이 비친 셈이다. 이는 신세계의 제프 쿤스 작품 설치가 단순한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아닌 아트마케팅 툴 위에서 이루어졌기에 그러하다. 본 작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는 다분히 아티스트를 매니지먼트 하는 누군가의 노력이 있었으리라. 그리고 기업은 구매한 이 작품을 관상용 자산이 아닌 기업의 마케팅에 어떻게 콜라보레이션 할 것인가를 계획하였을 것이고 그 계획에는 다름 아닌 마케팅 툴을 기저로 한 적극적인 컨설팅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신세계 매장에 가면 온통 제프 쿤스의 보라색 캔디포장 이미지들로 넘쳐나고 있다. 하드웨어(백화점 공간) 측면에서는 공간의 장점을 충분히 활용하고 소프트웨어(마케팅전략) 측면에서는 ‘사랑’이라는 이야기의 콘텐츠 디자인 작업을 성공시켜 놓았다. 미술작품 하나로 기업의 마케팅이 대규모 전방위로 움직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일 듯싶다. 하지만 걱정 하나를 떨칠 수 없는 것이 있다. 마치 아트마케팅이라는 것이 제프 쿤스처럼 유명한 작가들과의 협업해야 가능하다는 생각에 너도나도 최고의 미술품 경매 레코드를 뒤적거리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기업의 규모와 인지도는 아트마케팅의 규모를 정하는 데 있어서 매우 실질적인 요인이 되어야 하기에 절대로 황새 쫓다가 다리 다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제프 쿤스의 사탕봉지가 히트를 치게 된 것은 기업의 이름값이 컸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사실 국내에서 일반인들에게 제프 쿤스는 무명이 아니던가. 그러니 제프 쿤스는 자신의 작품을 구매하여 이렇듯 아름다운 프로모션의 정수를 이룬 기업에 감사해 하고 기업은 그럴만한 가치로 미술계를 평정해 준 작가에게 감사해 하면 된다. 여기서 핵심은 아트마케팅이 규모에만 의존해서는 그 성공여부를 판단 할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누차 강조하건대, 아트마케팅은 미술 작품을 도구로 이용하는 마케팅이 아니라 미술의 속성을 마케팅에 접목시키는 것을 뜻한다. 기업의 마케팅 툴을 분석하고 자본의 규모를 가늠하여 다양한 범주의 미술 속성들을 적절히 접목시켜 나감으로써 기업이 추구하는 이윤창출을 이루는 특별한 과정이 바로 아트마케팅이다. 즉 아트마케팅이라는 이 하이브리드한 작업은 별도의 비용을 필요로 하는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닌 기업의 견고한 시장 파워를 구축해 내는 기업 마케팅의 주요 솔루션이다. 따라서 아트마케팅을 위해 필요한 기본 매뉴얼을 세 가지 정도로 압축해 볼 수 있겠다. 먼저 아트마케팅의 매뉴얼에 있어서 최초의 작업은 ‘기초 기업 분석’이다. 이는 기업에서 생산하는 물건이나 시스템의 내용을 파악하고 이를 이용하게 되는 대상 및 기업의 재정 분석을 말한다. 분석의 가장 기본은 감추어진 정보의 확보인데, 그 정보들은 아트마케팅을 위한 컨설팅의 핵심자료다. 예를 들어 어느 기업에서 약을 판다고 하자. 약의 구매자는 의사나 약사다. 하지만 제약회사가 그들에게 영업 전략에 따라 어떠한 행동을 하게 될 경우, 소위 리베이트라는 오해를 받기 딱 좋다. 모든 비즈니스의 꽃은 영업이건만 영업을 통한 규모가 상당해 지기 시작하면 일단 정부는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기 시작한단 말이다. 이런 것들이 확보되어야 할 정보들 가운데 하나다. 이제 이 정보를 토대로 기업이 원하는 마케팅 전략을 제한된 타깃이 아닌 공공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의 전환과 같은 몇 가지 결론을 얻게 된다. 그 가운데서 공익을 위한 기업의 마케팅 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부분은 아트마케팅 전략에 가장 근접해 있다. 이런 경우에는 기업 생산품의 아트화 작업을 위한 세부 전술을 세우게 된다. 아트는 태생이 공익적이니 이 단계에서의 아트를 통한 컨설팅은 주요하고도 효과적인 마케팅 솔루션을 찾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진행되어야 할 작업은 ‘기존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대한 숙지와 분석’이다. 아트마케팅 만이 결코 모든 마케팅을 해결할 수 없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시장 구축을 위해 어떠한 전략이 세워졌는가를 이해해야만 기업의 마케팅 위에 아트마케팅을 최상으로 맞춰 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의 마케팅팀과의 협업은 절대적이다. 아트마케팅에 대한 계획에 있어서 마케팅팀과의 협업이 가능한 구조는 반드시 필요하다. 아트마케팅의 매뉴얼 가운데 마지막으로 세심하게 챙겨야 할 부분은 ‘최종 콘텐츠 디자인 작업’이다. 아트마케팅은 이야기 장사를 추구한다. 기업의 제품에 아트라는 콘텐츠를 통해 시나리오를 만들고 그 시나리오에 따라 생산된 이야기는 마케팅의 타깃을 향한 소통의 수단이다. 기존의 마케팅과 아트마케팅이 함께 만들어낸 전략의 산물인 셈이다. 디자인된 콘텐츠들은 다양한 이야기의 형태로 제품 속에, 서비스 속에 혹은 매장 안에 광고 위에 입혀지고 다듬어진다.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것에 행복해 하는 대중의 심리에 가장 편안하게 다가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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