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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 칼럼]한국에도 클래식 카 시장 생긴다

옛날 차 통해 문화·디자인까지 섭렵…관련법 정비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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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3호 박현준⁄ 2011.05.23 16:17:36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은 어느 때보다 활성화된 느낌이다. 다양한 신차 출시와 친환경차의 대두, 수입차 시장의 확대, FTA(자유무역협정)에 따른 기대감 등 다양한 요소가 함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 국산차의 품질 및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 시장에서 각광을 받다.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으면서 소비자가 요구하는 자동차의 문화적 요소가 더욱 강해지기 시작했다. 개성과 요구사항이 거세지고 까다로워지면서 애프터서비스 수준이나 리콜에 대한 각종 요구 사항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아마도 본격적인 FTA가 시작되면 이러한 분위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특히 앞으로 떠오를 시장은 ‘클래식 카’라는 영역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가능성을 언급했던 필자는 현재의 시점이 클래식 카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한다. 클래식 카는 출고된 지 약 20년 이상 된 차종으로, 희소성, 역사성, 보존성 등 다양한 의미가 부여된 차를 지칭한다. 단순하게 오래된, 어느 정도의 희소성만 있는 ‘올드 카’와는 구별되는 명칭이다. 약 3년 전, 전 대통령이 탑승하고 애용했던 차량을 문화재로 지정하여 등록된 사례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역사적 의미가 부여된 클래식 카의 중요성을 부각시켜주는 사례다. 이미 유럽이나 미국의 클래식 카 분야는 전문 전시회는 물론 고가 거래가 가능할 정도로 시장 문화가 형성돼 있어서 고미술품처럼 방대한 영역이 구축돼 있다. 일반인들도 다양한 전시회를 통해 클래식 카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파악하고, 자동차의 패러다임을 바꾼 차종을 통해 미래를 통찰하는 계기를 만들곤 한다. 클래식 카 중에는 희소가치가 높은 차종이 많아서 고가로 거래되기도 하며, 이 때문에 투자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특히 클래식 카는 ‘움직이는 골동품’이라고 불릴 정도로 철저한 관리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부품이나 소모품 등을 교체해 언제든 운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관리 능력이 중요하다. 클래식 카를 박물관에만 보관해두면 곤란하다. 정기적으로 시범운행을 해 최상의 상태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나 고가의 클래식 카의 경우 날씨와 기온 등 주변 환경을 확실히 파악해 운행해야 할 정도로 매우 조심스러운 운행조건을 지니고 있다. 특히 배기가스의 경우 수십 년 전에 출고되어 현재의 배출가스 기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러한 특수성을 감안하여 독일의 경우 별도의 법안이 마련돼 있을 정도이다. 이처럼 애지중지하면서 가꾸기 때문에, 운행 상의 오염원 배출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적다. 도리어 자동차의 문화적 업그레이드를 위하여 배기가스 기준 등 별도안을 마련해주는 문화가 유럽에서는 활성화됐다. 우리의 클래식 카 문화는 없다고 해도 될 정도로 태동조차 안 됐다. 획일화된 법적 기준 탓에 자동차로 인정받지 못해 길거리 운행이 거의 불가능하고, 번호판을 붙이는 작업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삼성교통박물관이 그래도 가장 클래식 카에 대한 노하우가 가장 많고 그 밖에 제주 자동차박물관 및 일부 소장가가 관리하고 있으나 클래식 카에 대한 개념은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서도 몇 가지 부분을 챙길 필요가 있다. 우선 클래식 카 분야는 뒤쳐진 자동차 문화의 바탕을 이루는 중요한 잣대다. 지나간 자동차의 역사를 확인하면서 우리의 조상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익히고 이를 통하여 미래를 확인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자부심도 느끼고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중요한 계기도 제공한다. 둘째, 클래식 카 분야는 단순한 자동차 분야라기보다는 자동차가 갖고 있는 매력의 뒷모습을 느끼게 한다. 클래식 카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예술과 기술의 조화는 물론 새로운 장르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데 활용된다. 셋째, 이제 클래식 카 분야를 통하여 우리 조상에 대한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클래식 카 분야를 통해 자동차 박물관 등 우리가 소홀했던 분야의 필요성을 느끼고 국민에게 자랑스러운 과거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넷째, 이제 클래식 카 분야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 국내의 경우 급하게 발전하면서 챙기지 못했던 자동차 분야가 여러 가지가 있다. 중고차, 이륜차, 튜닝 및 모터스포츠, 리사이클링 등 여러 분야가 후진적이어서 개선돼야 할 분야가 많으나 특히 클래식 카 분야는 자동차 분야 전체를 풍부하게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만큼 제도와 법적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다섯째, 클래식 카 분야가 활성화된 유럽이나 미국 등에는 우리가 벤치마킹할 사례가 풍부하다. 왜 필요한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 한국형 모델은 무엇인지도 고민해야 할 시기다. 국내는 번호판도 못 붙이고 수면 밑에 가라앉아 있는 클래식 카가 상당히 많다.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지 않다. 다양한 FTA 문화가 다가오는 만큼,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클래식 카 분야의 발전을 기약하는 것도 허전한 가슴을 메워 주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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