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 현대건설 사장이 돌연 사태했다. 30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김중겸 사장은 이날 오전 현대차그룹에 사의를 표명하고 대표이사 사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김 사장의 사의 표명은 지난 4월1일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로 김창희 부회장과 함께 각자대표로 선임된 지 불과 2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김 사장은 이날 오전 계동 사옥에서 전무 이상의 사내 중역들을 모아 "그룹 경영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퇴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고 회사 관계자들이 전했다. 현대건설의 한 관계자는 "문책성 인사는 아니고, 본인 스스로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했고, 또다른 관계자도 "주변에서 눈치를 못챘지만 갑작스럽게 결정된 게 아니라 상당 기간 개인적으로 고민한 끝에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인계를 마무리하고 김 부회장 등 신임 경영진이 회사 업무에 적응하는 데 두 달이면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금이 물러날 시기라는 용단을 내렸다는 전언이다. 이날 김 사장은 중역들에게 고별사를 전한 뒤 각 부서를 돌며 임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은 갑작스런 사임 의사에 당혹해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새로 인수한 현대건설의 체질 개선과 그룹 통합 작업에 박차를 가하려고 기존 CEO인 김 사장의 사임을 종용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지만 회사 측은 이를 부인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김 사장이 처음부터 언제쯤 용퇴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분간은 건강 관리와 여행, 독서를 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 향후 거취를 생각해본다고 한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31일자로 김 사장이 물러나기로 한 만큼 현대건설 내부나 그룹 인사 등을 대상으로 신속하게 후속 인사를 단행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1976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정통 현대건설맨으로 2009년 3월 사장 자리에 올라 회사를 경영해왔다. 한편 김 사장은 지난해 3월부터 한국주택협회장을 지냈으나 현대건설에서 퇴직하면 자동으로 주택협회장 자격도 상실하게 된다. 주택협회는 수석부회장 대행 체제로 조직을 운영하면서 차기 협회장 선출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