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전시에는 개인적 욕망에 대한 것을 다뤘지만 이번에는 사회 활동을 하면서 느껴지는 사회구조적인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어요.” 아이들의 장난감으로도 친숙한 레고를 사실적이면서도 팝아트의 풍으로 그려내 귀엽고 깜찍한 화면을 만드는 배주 작가가 서울 평창동 가나 컨템포러리에서 5월 26일부터 6월 12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그의 2번째 개인전으로 3년 만에 갖는 전시다. 전시에는 너무나 익숙하고 친근한 레고 장난감이 주로 등장한다. 이처럼 귀엽기만 한 그의 작품은 사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작품을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림과 달리 쉽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레고가 가진 매끈한 형상과 대량 생산의 구조적인 점, 하나하나의 표정들이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인간들과 닮았다고 느꼈어요. 처음에는 레고에 내 이미지를 넣었지만 지금은 현 사회를 담아 이야기하고 있죠.” 그가 특별히 사실주의적인 표현을 하는데도 이유가 있다. 눈에 보이는 사실 그대로를 표현하는 사진과는 다르다. 그림은 개인의 감정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으로 감추려고 하지만 이내 드러나게 된다. 이러한 점이 현대사회를 표현하고자 하는 그의 형식과도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림을 접하는 순간 쉽고 재밌게 감상하게 되지만 내용을 알면 많이들 놀라기도 한다는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이해해 줬으면 한다는 바람도 들었다. 이에 작품 제목을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어떤 나라” “난장판” 등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쉽게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의 작업인 사실적인 표현의 작품과 비교되는 붓터치의 느낌을 살린 새로운 작품도 선보였다. “처음에는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사람마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는걸 알게 됐죠.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힘든 일과 고민들을 그림을 보면서 어느 정도나마 해소할 수 있는 청량제와 같은 작품이 됐으면 좋겠어요.” 02)720~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