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기획에 도록, 엽서 디자인 그리고 영상편집까지……. 열정이 너무 넘쳐서 오히려 제가 버거울 정도에요. 그만큼 힘이 되는 친구죠.” 유재응 진화랑 대표는 신민(30) 기획실장을 이렇게 소개한다. 신 실장의 첫 인상은 젊고 미인인데다가 다소 도도해 보인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면서 신 실장은 차갑고 도도하기보다는 서글서글하고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넘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요즘 어려보이는 ‘동안’이 대세이지만 저 같은 경우 어려보이는 외모가 오히려 일을 할 때 걸림돌이 되기도 했어요. 제 첫인상을 보고 경력이 짧아 보인다는 편견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외적인 것보다는 얼마나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일하는지 그 점을 봐주셨으면 해요.” 이화여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신 실장은 동대학원에서 조형예술학과를 2008년 졸업하고 미술계에서 일하게 됐다. 그림을 계속 그릴까 고민하던 찰나에 한 교수님의 “큐레이터가 너의 장점과 역량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직업인 것 같다”는 추천으로 큐레이터 분야에 뛰어들게 됐다. 처음에는 갤러리와 전시를 홍보하기 위해 초콜릿을 들고 직접 언론사를 찾아다니는 등 발로 뛰었다. “보통 큐레이터가 직접 언론사에 찾아가는 일은 없기 때문에 놀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고생도 많이 하고 울기도 했지만 그때 만났던 분들이 지금 소중한 인연으로 이어져 있죠.” 대중들이 보다 즐길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고 싶다고 그녀는 말한다. 또한 대중들이 미술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보통 전시 소개글로는 평론가들의 글이 쓰일 때가 많다. 작가들의 작가노트가 쓰일 때도 있지만 자신의 작품세계를 글로 정리하기 어려워하는 작가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평론가들의 글은 솔직히 저도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죠. 평론가와 작가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하며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써나가는 것 또한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대중들이 보다 전시에 친근해지려면 정형화된 전시의 틀을 깨야 한다고 그녀는 말한다. 시각만 자극하는 전시는 작품 감상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지루할 수도 있다는 것. “앞으로 제가 기획하는 전시에는 영상 작품을 항상 넣을 생각이에요. 회화 뿐 아니라 조각, 설치, 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함께 전시하며 시각, 청각 등 사람들의 오감을 자극할 생각이죠. 이런 전시들을 이어가며 마음으로 함께 이어지는 작가들을 100명 정도 만나게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네요. 아! 또 하나의 바람이 있다면 ‘진화랑이 성장해 나가는 데에 신민이 헌신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 하고 싶어요.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