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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7월 27일, 6.25전쟁의 마침표는?

장훈 감독의 전쟁 휴먼 영화 ‘고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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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7호 이우인⁄ 2011.06.20 11:52:53

영화 ‘영화는 영화다’로 충무로에서 주목받은 장훈 감독이 ‘의형제’에 이어 사실감 넘치는 전쟁영화 ‘고지전’으로 7월 21일 여름 극장가를 두드린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이하 JSA)’의 원작 소설 ‘D.M.Z’와 드라마 ‘히트’ ‘선덕여왕’ ‘로열패밀리’ 등을 쓴 박상연 작가가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고지전’은 흔하디흔한 6.25전쟁 영화와는 다른 관점에서 전쟁에 접근한다. 6.25 전쟁의 시작인 1950년 6월 25일이 아니라 1953년 7월 27일 전쟁의 끝에 초점을 맞춰 그 참상을 털어놓는다. 1951년 휴전 협상이 시작된 와중에도 휴전을 눈앞에 두고 영토 1cm를 위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어야 했던 최전방 ‘고지’에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영화다. ‘고지전’에는 신하균(강은표 역)과 고수(김수혁 역), 류승수(오기영 역), 고창석(양효삼 역), 류승룡(현정윤 역), 김옥빈(차태경 역), 이제훈(신일영 역), 이다윗(남성식 역) 등 주요 배우 외에 1만4000여 명의 인원이 투입되고 4만5000발의 총알이 사용됐다. 대규모 전투 장면 촬영에는 스턴트맨만 150여 명이 동원되며 실제를 방불케 한다. 스태프와 배우들은 ‘고지전’ 촬영지인 해발 650m의 경상남도 함양 ‘백암산’에 수도 없이 올랐다. 피부병으로 고생하는 배우도 여럿이었다고 한다. ‘고지전’ 촬영은 6개월 동안 이어졌다. 6월 14일 서울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고지전’ 제작보고회에서는 감독, 작가, 배우 할 것 없이 힘들었다는 말을 내뱉었다. ‘고지전’의 탄생 이야기와 촬영 뒷이야기 등을 들어봤다. - 힘들 줄 알면서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장훈 감독(이하 장훈) “언젠가 전쟁영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당장은 아니었다. 그런데 ‘고지전’의 시나리오를 받게 됐고, 읽을 때는 드라마와 감정 위주로 보기 때문에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물론 촬영을 시작한 뒤로는 현장에서 작가 원망을 많이 했다(웃음).” - ‘고지전’의 탄생 배경이 궁금하다. 박상연 작가(이하 박상연) “‘JSA’로 이쪽 일을 시작하게 돼서 남북 이야기는 더 이상 안 하고 싶었다. 그러다 시나리오 제의를 받았는데, 6.25의 시작이 아니라 하나밖에 없는 한국전쟁의 마지막 이야기에 매료됐다.” - 이 영화의 홍일점인데 대우가 남달랐나? 김옥빈 “촬영장에서 다들 반가워해주시고 잘 해줬다. 하지만 특별훈련만큼은 예외가 없더라. 낙법부터 구르기, 총 훈련 등 군사훈련은 똑같이 받았다. 현장에 내가 오면 마치 군대에서 초코파이 보듯 다들 반가워하셨다. 내가 현장에 주전부리를 많이 가서일 거다(웃음).” - ‘JSA’ ‘웰컴 투 동막골’에 이어 또 군인 역할이다. ‘신하균이 군복을 입으면 대박난다’는 말도 있던데…. 신하균 “그래서 평소에도 입고 다닐까 생각 중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군인 연기가 힘들어진다. 다음에는 전투 말고 작전지휘 하는 역할을 해야 겠다.” - ‘JSA’와 ‘웰컴 투 동막골’ 모두 잘됐는데 ‘고지전’은 얼마나 예상하나? 신하균 “‘JSA’가 잘 되고, 동막골은 그보다 더 잘됐으니 800만 이상은 왔으면 좋겠다.”

- 전쟁영화는 처음인 걸로 아는데, 촬영이 힘들지 않았나? 고수 “정말 깜짝 놀랐다. 힘들 거란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하지만 실제 상황이 정말 이랬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말 생생한 그 현장에서 누구도 불평불만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 멜로 영화에 많이 나왔고, 대부분 미녀배우와 작업했는데 이번에는 남자들과 촬영했다. 기분이 사뭇 달랐겠다. 고수 “(여배우들의) 화장품 냄새가 그리웠다. 대신 매니저와 동료 배우들의 스킨 냄새로 만족해야 했다.” 류승수 “고수는 멜로보다 사실 남자영화가 더 잘 어울리는 배우다. 현장에서 고수는 장작패기의 고수였다(웃음). 보기보다 털털하고 남자의 매력이 진한 배우다.” - 분위기 메이커지만 심각한 영화에서는 재치 부리기가 힘들었을 텐데…. 류승수 “딱 군대를 다녀온 느낌이다. 특히 고수에게 깜짝 놀랐다. 꽃미남 배우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거나 예민한 부분이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안 그렇더라. 신하균, 고창석, 이제훈 등 모두 나름의 유머코드를 가지고 있다. 지금은 그리운 현장이 됐다.” - 원망도 많았겠다. 누구를 가장 원망했나? 류승수 “장훈 감독을 가장 원망했다. 장 감독은 정말 나이가 어린데 현장에서 냉정하다. 웬만하면 넘어가도 좋을 장면인데도 그냥은 안 넘어간다. 확실하게 본인 마음에 들어야 OK 사인을 한다.” - 최근 김기덕 감독이 ‘아리랑’에서 실명을 언급해 논란이 됐다(장훈 감독을 ‘기회주의자’로 언급). 이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장훈 “개인적인 이야기를 이 자리에서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왜냐면 ‘고지전’을 위해 열심히 해준 스태프와 배우에게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말하면 ‘고지전’ 후반작업 하던 중이라 많이 힘들었고 지금도 그렇다. 김기덕 감독님은 여전히 큰 스승님이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분이다. ‘아리랑’을 통해 그분의 마음이 조금 편해졌으면 좋겠다. 제자 입장에서 죄송할 따름이다.” - 전작에서는 두 남자의 대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구조의 이야기를 보여줬는데, 이번에는 많은 배우가 등장하는 영화다. 장훈만의 매력이 어떻게 나올까 궁금하다. 장훈 “이번에도 물론 매력적인 두 주인공 신하균과 고수를 중심으로 끌고 나간다. 추가적으로 매력적인 캐릭터가 더 나온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 ‘박쥐’에서 적대 관계로 나오고 ‘고지전’에서도 사이가 안 좋게 나온다. 실제로도 사이가 안 좋은 것 같은데…. 신하균 “사이가 나쁘지 않다. 뭐든지 삼세번이니까 다음 영화에서는 사이가 좋은 역할로 (김)옥빈과 연기하고 싶다.” 김옥빈 “‘박쥐’에서 내가 (신하균을) 죽여서 이번 영화에서는 죽일 듯이 쫓아오더라. 이번 영화에서도 사이가 나쁘지만 다음 영화에서는 사이가 좋기를 바란다.” 류승수 “두 사람은 각별한 사이다. 촬영이 끝나면 저녁을 먹으면서 반주도 즐기는 가까운 사이다. 오해 없기를 빈다.” - 전쟁영화로서 ‘고지전’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박상연 “늘 평온한 일상을 유지하지만 우리는 교전국에 살고 있기 때문에 느끼는 긴장감이 있다. 이 영화는 그런 것을 환기시키는 매력을 갖고 있다. 앞으로 10년에 한 번씩 전쟁영화를 쓰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남북 전쟁영화를 보더라도 정말로 할리우드 오락영화 보듯 즐기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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