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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대, 전통 한국화의 현대적 변화

따듯함 속에 담아낸 향수(鄕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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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28호 왕진오⁄ 2011.06.27 13:44:07

마치 어릴 적 뒷동산에서 바라본 고향집의 모습이 화면에 가득하다. 이승대(38) 작가가 그려낸 작품은 전통 한국화의 표현양식인 수묵채색을 사용하고 있지만 완성된 작품은 서양화의 채색화처럼 깊고 밝은 화려함이 가득하다. 그의 작품에는 두 가지 요소들이 섞여있다. 전통 재료인 먹과 서양화 재료인 아크릴 그리고 자연의 풍경과 추상적 표현이 함께 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관계는 충돌이 아니라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작품을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의 평온함 마저도 느끼게 하고 있다. 그가 만들어낸 화면에는 ‘집’과 ‘나무’ 등 상상속의 이상공간에서 본 듯한 장면을 그려내고 있다. 그는 우리 삶과 가장 밀접한 집이라는 공간을 온기가 가득한 살아있는 생명체로 부각시켰다.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사회관계처럼 작품 안에 들어있는 집들도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표현이 작가 이승대가 가지고 있는 이상과 현실이 내재된 그 만의 이상 세계를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미술평론가 김옥조는 “그는 화면 구성에 있어서 수직과 수평의 직조적 연출력을 지녔다.”며 “수묵과 채색을 막론하고 정형화된 틀 속에서 이뤄지던 한국화 작업의 바탕이 규격에서부터 변형으로의 진화를 시도한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고 했다.

화면 가득하게 채워진 나무와 숲 등 자연의 사계절을 담아내고 있는 그의 작품에는 그가 작업실에서 바라본 무등산의 포근한 느낌이 여실히 배어있다. 마치 자로 잰 듯한 나무들과 집들의 모양은 풍경화의 자연스러움이 아니라 사진과 같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그려낸 것이 아닌 향수를 가득 담은 작가의 심성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이승대 작가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화면에 담아낸 것은 그가 대도시에서 살면서 느꼈던 차가움과 삭막함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 고향 마을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려는 의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의도에서 시작된 그의 작품에는 파스텔 톤의 밝은 색상으로 그려진 마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동화책 속에서 보았던 그런 정겨운 풍경들이다. 금방이라도 어린 시절 같이 뛰어 놀던 친구와 형제들이 자신을 부르면서 같이 어울리자는 손짓을 하는 정겨움을 나뭇가지들의 모습으로 담아내었다. 과거 ‘회색도시-공존’ 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이미지들과는 사뭇 다른 형상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보이는 이미지나 풍경들은 진화되고 있음을 여실히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서정적이지만 그만의 감성으로 그려낸 풍경화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자연을 통한 관조의 세계, 사계절의 멋을 그려내다 이승대 작가는 화면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자연 풍광을 중요시 한다. 전통 수묵채색을 바탕에 깔고 보다 화려하게 그려내지만 화면의 조화는 매우 단순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는 수묵과 채색의 전통적 방식을 그만의 새로운 표현 기법으로 발전시켰다. 멋을 부린 것이 아니라 사계절의 색채를 그가 바라본 자연에 걸맞게 물감만으로 화면을 완성시키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내 그림에는 고향에 대한 향수가 짙게 드리워져 있어요, 붓을 잡으면 어린 시절의 모습이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따듯한 모습으로 그림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며 “인위적이고 가공되지 않은 그런 자연의 모습을 현대 사회 속에 살아가는 자신의 현실을 벗어나고픈 이상적인 가치를 담아보았다.”고 했다. 이승대 작가는 현대미술의 다양한 장르 속에서 자칫 우리의 시선이 멀어진 한국화라는 장르를 고집하면서 오늘날의 감각에 걸맞게 작품을 완성시키고 있다. 서양화나 디자인처럼 톡톡 튀는 작품들은 아니지만, 먹의 은은한 농담처럼 우리의 심성을 조용히 흔들고 있는 것이다.

그가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려는 것도 바로 급격한 변화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우리 삶의 의식 속에 담겨져 있는 자연의 풍경을 오늘날에 맞게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가슴에 담아내고 싶은 것이 아닐까 한다. 작가 이승대는 전주 우석대학교 한국화과 졸업 후 전남대학교 예술대학원을 나온 이후 5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 기획전에 참여하였다. 한국화대전에서 문화관광부장관상, 대한민국서화아카데미미술대전 대상, 한국화대전 최우수상,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4회의 경력을 가진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청와대)과 서울홍익병원, 광주지방법원 장흥지원 등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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