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밤. 해가 지면 거대한 공간에 아름다운 영상들이 펼쳐진다. 바로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스퀘어 미디어캔버스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길을 걷던, 버스를 타고 가던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예쁘다” “조명값이 많이 들지 않을까?” 이런 궁금증을 품고 있는 사람들의 말들이 오가는 가운데 뿌듯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가나아트 서울스퀘어 미디어센터에서 미디어캔버스 전시 기획과 홍보를 맡고 있는 박선영(32) 씨다. 세상에서 가장 큰 미디어캔버스를 담당하고 있는 그녀는 캔버스에 펼쳐지는 다채로운 영상들만큼 다양한 삶을 살아왔다. 원래는 경영학을 전공했던 그녀지만 대학교 때 우연히 어빈 파노프스키의 ‘도상학과 해석학’을 읽고 미술의 매력에 빠지게 돼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 대학원에 진학하게 됐다. “직접 유럽 미술관을 투어하고 아트포털사이트에 글을 기재한 적도 있어요. 하퍼스 바자 컨트리뷰팅 에디터로 활동할 때는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 소설가 알랭 드 보통, 배우 줄리엣 비노쉬 등과 인터뷰를 했지요. 그런 문화예술인들과의 교류가 지금 서울스퀘어 미디어캔버스라는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매체를 기획하는데 감각적으로 많은 도움이 됩니다.” 미디어캔버스라 해서 영상작가들의 전시에 한정되지 않을까 싶지만 오히려 미디어캔버스 화면을 스크린으로 삼아 관객이 게임을 진행하는 등 대중들이 주인공이 되는 색다른 프로젝트도 지난달 진행됐다. 대중이 많이 접할 수 있는 장소인 만큼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전시를 꾸려가고 싶다고 박선영 씨는 밝혔다. 다양한 주제를 담는 큰 캔버스를 다루는 만큼 일이 많다. “미디어캔버스이다 보니 해상도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신경 써야 하는데요. 전시 주제가 정해지고 작가가 선정되면 영상 작품을 미디어캔버스에 표출해보는 테스트 과정을 거치게 되죠. 이때 직접 밖에 나가서 검토를 해요. 밤이 돼야 영상이 보이기 때문에 야근을 해야 하지만 보람을 느껴요.” 대중과 미술의 소통. 이는 그녀가 처음 미술 분야에 발을 들였을 때부터 꾸준히 이어오고자 했던 목표이다. “영역에 한계를 두지 않고 보다 많은 것들을 대중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세계 곳곳에 있는 미디어캔버스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연계 전시도 한 번 열어보고 싶어요. 미디어캔버스를 보다 넓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해 보고 싶습니다.” 서울스퀘어 미디어캔버스의 영상은 매시 30분부터 10분간 감상할 수 있다. 8월달까지는 오후 8시 30분부터 양만기, 줄리언오피, 김신일 등의 작품이 상영된다. 요일마다 상영작품이 달라 다양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