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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 ‘슈퍼개미’ 모시기 치열한 각축, 전담 애널에 집사 역할까지

일반고객에게 소홀…형평성 문제 제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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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30호 이정하⁄ 2011.07.11 12:00:33

증권업계가 주식 중개영업(브로커리지)보다는 고액 자산가들을 상대로 한 자산관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프라이빗 뱅킹(PB·개인자산관리) 등을 중심으로 고객자산가를 모시기 위한 치열한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다.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을 보유한 슈퍼개미들의 자산 관리가 증권사의 주요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 소수의 고객 관리로 높은 수익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대우증권 등 대형증권사들은 슈퍼개미로 불리는 개별 고객들을 위한 부서를 별도로 운용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리서치 센터와는 별도로 투자컨설팅팀을 운용하고 있다. 투자컨설팅 팀원은 최소 3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간부급 직원으로 이들은 주식, 채권, 펀드 등 일반적인 투자업무는 물론 기부, 재단 설립과 관련된 일도 담당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작년 11월 개인고객들을 니즈에 맞출 수 있도록 리테일(영업점)을 관리하기 위해 새롭게 부서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리테일투자전략컨설팅부는 개인고객들을 위해 포트폴리오 구성이나 상품투자전략, 종목대응, 시장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현대증권, 대신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별도의 조직을 신설해 PB를 보조하는 지원팀을 강화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리서치센타와는 별도로 리테일 중심의 관리를 집중하는 이유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은행의 낮은 금리로 오갈 데 없는 돈이 금고 속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투자 컨설팅은 기본 증권사들은 이러한 시장 상황을 파악해 리테일 전담 부서 신설과 함께 소속 애널리스트를 적극 활용해 고액자산가를 유혹하고 있다. 효과도 톡톡히 얻고 있다. 개별 고객 맞춤형으로 정보를 제공하다 보니 높은 수익을 거두는 고객도 많고 증권사의 수익성도 이전에 비해 훨씬 좋아졌다. 한 증권사의 리테일 지원 애널리스트는 “개인고객 영업을 통해 버는 수익이 법인영업보다 나을 때도 많다”고 말할 정도다.

또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번에 1000억원을 맡긴 경우도 있었다”며 “증권사 실적 측면에서 본다면 웬만한 기관 투자자보다 훨씬 중요한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애널리스트들은 이전보다 바빠졌다. 시황 상황과 기업분석을 넘어 고객을 상대하는 업무가 늘어난 것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일주일에 2~3번은 고액자산가를 위한 세미나를 하고 있다. 그들을 얼마나 유치하느냐가 증권사의 사활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강연은 소수 정예의 고객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한번에 20명 정도, 대우증권은 50명을 넘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단 한명의 고객과 일대일 상담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일주일에 2~3번은 VIP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하고 있다”며 “예년에 비해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 역시 “예전에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공개 설명회였지만 요즘에는 각 본부별로 고객들 선별해 직접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고액자산가 전담 애널리스트도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증권은 애널리스트는 고액자산가인 고객을 직접 찾아서 투자 상담을 해주는 서비스를 지난 5월부터 시작하고 있다. 10억원 이상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고객이라면 애널리스트도 직접 불러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종목이나 섹터별로 담당 애널리스트의 전문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현대증권 측은 “최근 증권사들은 고액자산가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섰다”며 “투자 제안에 목말라있는 고액 자산가들을 위한 맞춤형 관리를 앞으로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조기유학-부동산 상담도 고액자산가의 집합지인 PB의 경우 고액 자산가를 위한 노력이 눈물겨울 정도다. PB컨설팅팀은 고객 재무설계, 세무 컨설팅 및 부동산 컨설팅, 조기유학 컨설팅 등을 담당한다. 개인 관리를 넘어 가족 관리 차원에서 집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고액자산가 대상으로 한 서비스에만 치중해 일반 고객들에 대한 역차별 및 문턱을 높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1대1 위주의 투자 상담 등을 비롯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형평성 문제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소수의 고액자산가 위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브로커리지 업무에서 PB센터 중심으로 변하다 보니 의도적이라기보다는 VVIP 위주로 자연스럽게 변화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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