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3-234호 왕진오⁄ 2011.08.08 11:22:16
한류라는 이름으로 세계 속에 우리 문화가 주목을 받고 있는 시점에 한국 미술도 세계 속에 이름을 알리며 한류를 일으키려는 정부 지원 사업이 주최 측인 문화체육관광부의 허술한 서류 심사로 인해 그 사업 진행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업은 (사)한국사립미술관협회(회장 이명옥)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으로 추진한다고 발표한 ‘K-아티스트 글로벌 프로젝트’이다. 사립미술관협회(이하 협회)의 주요사업으로 올해 그 사업 시행에 대한 예산 지원이 확정되어 지난 7월18일 1차 계획을 발표하였다. 3년간 국고 12억 원이 투여되는 이 사업에 대해 주최 측인 협회는 초기 사업기획서를 만들면서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신진 작가들, 그리고 상업성이 약하다는 이유로 미술시장에서 소외된 중견 작가들을 사립미술관들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선정 기준을 통해 선발한 뒤 10개월 간 온라인 전시를 통해 세계 주요 미술관 등에 진출시키겠다”고 준비한 사업이다. 그러나 협회가 발표한 1차 선발 작가 22명의 이력을 보면 이러한 기획 의도와는 달리 왜곡되어 있는 작가들이 상당수 참여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종근 ‘K-아티스트글로벌 프로젝트’ 공동감독은 “협회의 사업으로 상업성이 강한 작가들은 배제하였다. 그리고 상업 갤러리와 미술관의 거리감으로 인하여 평론가들의 추천을 우선으로 하여 작가들을 선발하였다”며 “선발된 작가들도 신진작가로 볼 수 있다며 주관적인 판단 기준이 작용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1차 참여 작가로 선정된 작가들 중 대부분은 스스로도 국내 상업 화랑의 전속작가 활동과 해외 아트페어를 통해 인지도를 상당히 얻고 있는 인기 작가들이어서 ‘사업 기획과는 너무도 다른 선정 결과’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이명옥 사립미술관협회장은 “기획 의도에 걸맞지 않은 유명 작가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에 실적을 보고하기 위해서는 작품성만으로 신진작가를 선발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므로 첫 사업 년도의 작가들은 미술계에서 잘 알려진 아티스트들로 선정하여 사업의 완성도를 만들어야 했다”고 밝혔다. 또한, 사업의 주최 측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술정책과 담당 사무관은 “협회 측에서 제출한 기획서에 신진작가와 중견작가들을 선정하여 해외에 알리려는 사업으로 판단을 하였고, 선정 작가들은 자신의 미술계 지인들에게 구두로 문의를 해서 합당한 작가들인 것으로 판단을 했다”고 사업 선정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가예산 12억이 들어가는 사업의 타당성 검토를 객관적인 자료 검증이 아닌 담당 공무원의 지인들에게 구두로 문의하였다는 사실을 볼 때 공정하고 적법한 예산 집행이 되었는지에 대해서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한편, 14개 사립미술관에서 다양한 장르별로 선정된 작가들은 7인의 한국 미술평론가와 3인의 해외미술평론가의 심사를 통해 선발된 22명의 작가들이다. 김준, 권기범, 강현욱, 한기창, 박대조, 이재효, 손봉채, 이이남, 김승영, 김창겸, 안창홍, 김호득, 정관호, 강형구, 뮌, 고낙범, 장지아, 양아치, 민병헌, 이갑철, 이상현, 정연두 등이다. 이들 22명 작가들은 1인당 1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인터뷰와 온라인 전시를 위해 사립미술관협회 홈페이지의 가상미술관에서 10개월간 작품을 전시하게 된다. 이후 가상 전시의 반응을 측정해 추가적인 전시기간의 연장이 결정된다고 밝히고 있다. 사립미술관협회의 온라인 가상 미술관 ‘K-아티스트 글로벌 프로젝트’는 오는 10월경 정식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문의 02-735-4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