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3-234호 이어진⁄ 2011.08.08 14:12:29
차를 타고 공주로 가던 A씨는 고속도로의 상황을 알고 싶었다. 차량 내부에 장착된 터치형 LCD를 몇 번 누르자 고속도로의 CCTV 실시간 장면이 나왔다. 고속도로에서 사고로 인해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단 걸 알게 돼 국도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공주로 가던 중 앞서 가던 차와 사고가 발생해 팔이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19에 전화를 걸지 않았는데도 차에 탑재된 블랙박스를 통해 사고 경위를 담은 사진이 119에 접수됐고 차량 사고 발생지점으로 구급차가 도착했다. 차량 내부에서 고속도로의 CCTV 상황을 살펴보고, 사고가 났을 때 119가 자동으로 출동하며 사고 사진이 전송되는 등의 이야기는 불과 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꿈만 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조만간 이 꿈 같은 상황들은 현실이 될 전망이다. 스마트카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과 정보·오락의 결합 1990년 이후 전자기기들이 발전하면서 텔레커뮤니케이션과 인포매틱스가 합쳐진 ‘탤레매틱스’ 기술이 점차 발전하기 시작했다. 쉽게 말하자면 자동차에 무선통신 기술을 결합한 것이다. 스마트카는 여기에 더해 IT기술을 활용해 주행관련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합쳐진 ‘인포테인먼트’가 결합된 것으로 ‘커넥티드 카’라고 불리기도 한다. 자동차와 무선이동통신 기술이 결합된 탤레매틱스는 1990년대 미국 GM이 모토롤라와 손잡고 개발한 ‘온스타(On-Star)’ 시스템이 최초다. 운전자와 텔레매틱스 본부가 서로 정보를 교환해 운전의 효율성과 안전을 도모한다는 것이 기본 취지였다. GM이 가장 먼저 텔레매틱스를 선보인 이후 전 세계 텔레매틱스 시장의 50%를 차지하며 시장규모, 기술수준, 서비스 등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 도요타 등 일본 기업들도 너나할 것 없이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2000년 이후부터 활발히 활성화가 되고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차량은 제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교통상황 안내 등 현재 네비게이션 들이 할 수 있는 기능들 뿐 아니라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적절한 대처, 사고 시 자동 연락이 가능한 교통 안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동승자의 경우도 인터넷에 연결해 각종 동영상 및 여러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스마트폰처럼 차량용 앱스토어 등이 등장해 교차로 위반통제, 차도 및 도로 이탈, 원격 자동차 진단 등의 다양한 앱이 개발될 수 있다. 졸음운전 방지 등 안전성도 탁월 예를 들어 차에 탑승하기 전 스마트폰을 활용해 현재의 주유량을 체크하고 차에 타면 이 정보가 자동으로 연결, 가깝고 싼 주유소를 자동으로 찾아줄 수 있다. 또 스마트폰으로 미리 검색해둔 도착지까지 자동으로 내비게이션이 안내를 해주고 주차를 하면 다시 스마트폰으로 도착지까지 안내해주는 끊임없는 연결형 서비스도 가능하다. 아울러 음성인식 기술이 자동차와 접목되면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말만 하면 다양한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다. 눈여겨 볼 것은 스마트카가 이런 오락적 기능 뿐 아니라 첨단 센서와 컴퓨터 기술을 접목시켜 사고 위험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IT기술이 도입돼 운전자 시선이 엉뚱한 방향을 향해 있거나 졸음운전 등의 사고 가능성을 예방하고 줄여 준다. 사고 발생을 막기 위한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 차량 자세 제어장치(VDC), 사고 발생 순간을 정확히 감지해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한 에어백 등이 대표 시스템으로 모두 빼놓을 수 없는 스마트카를 위한 기술이다. 최근에는 블루투스로 휴대폰을 연동해 핸즈프리로 통화하고, 스마트폰의 각종 기능을 차량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으며 차량에 3G나 LTE 모듈이 탑재돼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도 있다. 2015년, 1억 대의 차량이 네트워크로 ‘연결’ 스마트카가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일 뿐 아니라 자동차 업체, 보험사들에게도 사고의 위험성을 줄여주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 해외 자동차 업체들 뿐 아니라 국내 업체들까지도 IT기업들과 손잡고 속속 스마트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한 국내 연구기관은 분석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와 IT 융합시장은 2008년 864억 달러에서 오는 2015년에는 무려 2112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또한 2015년에는 자동차 전체 부품 중 관련 부품이 최대 40%까지 차지하게 되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결합으로 전 세계 자동차 중 1억 대 이상이 네트워크를 통해 접속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음성으로 차량 내부 조작 가능 IT기술의 발달로 여러 다른 산업과의 융합이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카는 이미 예상됐던 미래 서비스의 한 분야로 더욱 빠르게 기술이 진화되고 있으며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시스템반도체로 유명한 인텔은 차량용 프로세서를 내놓고 있다. 이 프로세서는 MS의 자동차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결합돼 폭넓게 활용되고 있으며 세계 유명 자동차 회사들도 신기술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도요타의 경우에는 올해 초 오락 기능을 강화한 엔튠(EnTune) 시스템을 선보였다. 음성을 통해 운전 중 영화 티켓을 예매하고 식당 예약을 할 수 있다. 또한 운전석은 물론 보조석까지 설치된 4대의 터치스크린 방식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내비게이션과 비디오, 음악, 유튜브 동영상 감상 등이 가능한 LTE를 탑재한 스마트카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GM은 올해 초 LTE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되는 새로운 차량용 솔루션을 공개 했다. 이 솔루션은 스마트폰이나 PC로 차량 내?외부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차량 주변에서 발생하는 일을 원격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또한 반대로 차량 내부에서 집안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온도조절, 조명 등을 조정할 수 있으며 스카이프를 통해 영상통화를 즐길 수도 있다.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가 MS와 합작해 개발한 싱크(SYNC)는 운전자가 음성으로 다양한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동안 차량 내부에서 라디오, 내비 등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운전 중 일일이 버튼을 눌러서 조작을 해야했지만 싱크는 라디오에서부터 전화, 내비게이션, 실내 온도 조절 등 약 1만 개의 음성 명령을 인식하는 시스템이다. 차량 내에서 와이파이 연결을 통해 다양한 앱도 이용할 수 있으며, 해외 버전에는 긴급 상황 발생 시 911로 자동으로 연결해주는 911어시스트와 같은 기능도 있다. 이 시스템은 세단과 트럭, 크로스오버 차량 등 현재까지 전체 포드 모델의 70%에 장착돼 있다. 국내 업체들도 포털·이통사와 연합전선 국내 업체들도 속속 스마트카 관련 기술들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는 올해 초 운전 중 자세만 취해도 차량을 제어할 수 있는 탤레매틱스 브랜드 ‘블루링크’를 선보였다. 세계 최초로 차량용으로 개발된 '근접 인식 마우스틱'을 적용해 과거 단순히 버튼식 스위치를 사용하는 조작 방식에서 벗어나 사용자에게 친숙한 마우스 형태로 조작할 수 있게 해준다. 운전 중인 사용자의 손이 마우스틱 조작 장치에 접근하거나 일정거리 위에서 모션을 취하기만 해도 기기을 작동시킬 수 있다. 또한 차량 내 구축된 와이파이와 이동통신망을 활용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와 차량 간 다양한 컨텐츠 공유 및 실시간 동기화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아울러 GPS를 통해 긴급구조센터 등과 연락되며 원격으로 문을 잠그고 시동을 거는 등 차량 제어가 가능하다. 올해 북미 지역에 출시되는 차량부터 적용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고 있는 NHN은 지난 4월 현대·기아차와 차세대 차량 IT·텔레매틱스 서비스 분야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차량의 텔레매틱스 기기를 통해 뉴스, 날씨, 증권 음악 등 네이버의 콘텐츠를 음성으로 검색하고, ▲네이버가 제공하는 음원서비스를 차안에서 스트리밍을 통해 감상하거나 ▲운전자가 맛집이나 명소를 쉽게 검색하고 찾아갈 수 있는 등 다양하고 편리한 차량 전용 스마트 서비스 개발을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르노삼성과 제휴를 통해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결합한 신개념 내비게이션을 개발하고 내년부터 르노삼성 자동차 전 라인업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빠른 길 서비스, 폰과 내비게이션 간에 사진, 음악, 동영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심플싱크’, 스마트폰 T맵의 즐겨찾기 리스트를 단말기와 공유할 수 있는 ‘T 데스티네이션’, 고객이 원하는 음악과 동영상 등을 제공하는 차량용 멜론 등의 서비스가 우선적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향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보다 다양한 기능들을 추가할 계획이다. 정부, 스마트카 ‘안전’에 지원 방침 정부 또한 스마트카 보급 확대를 위한 지원방안 모색에 나서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첨단 안정장치에 초점을 맞춰 세제 혜택 등의 각종 지원책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마련할 방침이다. 지난 6월 국토해양부는 `제7차 국가교통안전 기본계획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교통안전공단,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항공진흥협회, 선박안전기술공단 등이 참여해 스마트 교통수단 운행 확대를 위한 지원 방안이 논의됐다. 정부는 우선 근접차량 경보장치, 차선이탈경고장치, 차량자세제어장치, 시각감지장치, 비상제동장치, 졸음경보장치, 주행 중 근접차량 경보장치 등 첨단안전장치가 장착된 스마트 차량 보급을 확대하고, 신차 안전도 종합평가 등급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어 장거리 운행 사업용자동차를 중심으로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정속으로 운행하도록 지원하는 감응순항제어장치(ACC) 보급을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