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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없이 10일 동안 살아보니…

SNS·카카오톡 등 소통의 부재와 뉴스·교통 등의 불편…독서·대화 시간 늘었다는 장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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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36호 이어진⁄ 2011.08.22 10:53:58

스마트폰이 없으면 서운하다. 이것은 아마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모두 느끼는 점일 것이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혹은 쉬면서 손에서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않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 조사기관에서는 스마트폰도 중독된다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앱 개발사와 이동통신사들은 저마다 손안의 PC 스마트폰을 소비자들로부터 떼어놓지 않으려 한다. 보다 편리하게 보다 빠르게 보다 다양한 서비스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특히 국내의 경우 스마트폰 보급이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사람들의 삶이 변화하고 있다. 편리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자주 사용하던 스마트폰이 없어진다면? 기자는 최근 분신 같던 아이폰을 분실했다. 보험 때문에 다시 아이폰을 구매할 수 있었지만 보험처리가 되는데 10일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그 시간 동안 대중교통, 뉴스 검색 등에서 불편함을 겪었고 책을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IT기자가 아이폰을 분실한 10일의 시간 동안에 겪었던 생활의 변화를 살펴봤다. 장점 1 - 책을 보다 스마트폰이 확산되고 아이패드 등의 태블릿PC가 출시되면서 전자책 시장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지만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등의 국내 오프라인 서점들은 아직도 인산인해다. 이들이 아직까지도 시장에서 잘 살아남고 있는 것은 태블릿PC가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던 문제도 있지만 종이를 넘기는, 책 한페이지 한페이지를 넘기는 책을 보는 고유의 맛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전자기기를 통해 보는 것은 어디까지나 이동 중에 편히 보기 위해서라는 사람들도 많다. 아이폰을 분실한 기자의 경우 책을 자주 보지 못하는 사람 중에 하나였다. 아이폰을 통해 이동 중에는 뉴스검색을 하고 커뮤니티사이트를 자주 오갔으며 집에서는 못 본 드라마나 동영상 파일 등을 아이폰에 넣어 즐겨보곤 했다. 또한 오프라인으로 인쇄해서 봐야할 문서들은 대부분 아이폰에 넣고 출퇴근길에서 보기 일쑤였다. 하지만 아이폰을 사용할 수 없었던 10일 동안 이동 중에 아무것도 할 것이 없었었다. 우선 손이 허전했다. 항상 아이폰을 옆에 두고 살았던 터라 아무것도 손에 들고 있지 않은 기자 자신이 상당히 어색했다. 그래서 사두고 거의 보지 못했던 책을 펼치게 됐다. 10일 간의 기간 동안 기자가 본 책의 수는 2권. 지난 3월 공부 좀 하자고 하면서 샀던 4권 중 절반을 읽었다. 항상 손에서 들고 다니던 아이폰이 없으니 책보는 데 집중도 더 잘됐다. 아이폰이 있었을 때는 책을 보면서도 궁금한 것이 생기면 항상 아이폰을 꺼내 검색하기 일쑤였고 검색하는 과정에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어떤 글이 올라와 있을지 항상 궁금해 하며 확인하기 바빴다. 장점 2 - 직접 만나다 스마트폰의 장점은 언제 어디서고 연결해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것은 장점이자 곧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직접 사람을 만나서 진솔한 대화를 나눌 시간이 사라진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기자는 총 2대의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모토쿼티를 이용했으며 이후 아이폰으로 갈아탔다. 총 1년의 스마트폰 생활 속에서 카카오톡 등의 무료 메시지 앱을 이용한 대화가 주를 이뤘지만 반면 직접 사람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기회는 점차 적어졌다. 아이폰을 분실하면서 10일의 시간동안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사람들과 주로 직접 만나는 방법을 택했다. 메신저로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상황이 되니 직접 찾아가서 만날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술자리는 늘어났지만 얼굴을 보며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우선 반가웠다. 지인들도 그런 변화를 달가워했다. 매번 아이폰을 통해 대화만 하다보니 얼굴 볼 일이 많지 않았던 점 때문이다. 단점 1 - 어딜 가야 하나 아이폰이 없었을 때 가장 큰 단점은 길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기자는 길치다. 자주 가본 곳도 많이 몰라볼 정도로 길치다. 10번 이상은 그곳에 가야 대강 알 정도다. 또한 기자라는 직업의 특성 상 자주 이동해야했다. 모르는 장소, 자주 안 들려본 곳에 가야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아이폰을 사용할 경우 대부분은 지도 앱을 켜놓고 내 위치가 어디인지 일일이 다 확인하고 어디로 가야하는지를 지도를 보며 찾아가기 일쑤였다. 하지만 아이폰이 없던 10일 동안은 말 그대로 길치가 됐다. 지도를 일일이 확인할 수 없으니 사람을 만나러 가는 것도 힘들었고 장소 찾는데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렸다. 대부분의 약속은 기자가 잘 아는 곳에서만 잡을 수밖에 없었다. 많은 불편이 따랐다. 또한 지하철, 버스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앱들도 상당히 자주 애용하던 편이었다. 어느 곳을 이동을 하던 교통정보를 일일이 확인할 정도로 애용했지만 아이폰을 분실한 뒤로부터는 기자가 자주 애용하는 지하철이 언제 도착하는지 몇 분에 나가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처음 가는 곳은 어디서 어떻게 갈아타야 하는지 출발하기 전에 PC로 확인해야 했다. 단점 2 - 소통의 부재 이동통신의 장점은 언제 어디서나 연결해서 사람들과 소통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기자의 경우 SNS는 사실 잘 이용하지 않는 편이지만 국민 메시지 앱 카카오톡 만큼은 애용했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주변 지인들의 대부분은 스마트폰으로 바꾼지 오래였다. 거의 대부분의 연락은 카카오톡 등의 메시지 앱을 통해 주고 받았다. 하지만 아이폰을 분실하면서 카카오톡 이용은 뚝 끊겼다. 연락 올 곳들이 많아서 임대폰을 이용했지만 안타깝게도 기자가 사용한 임대폰은 스마트폰이 아니었다. 관계자에게 스마트폰은 없냐고 물어보니 간혹 가다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했지만 기자가 찾아간 곳에서는 스마트폰을 찾을 수 없었다. 이러다 보니 스마트폰을 통해 하루에 수십 통의 메시지를 주고받던 일상에 차질이 생겼다. 주된 대화 통로는 PC 메신저로 변했고 문자 메시지는 거의 사용할 수 없었다. 아이폰 자판에 익숙하던 기자는 임대폰을 통해 문자 메시지 하나 보내는 데도 몇 분의 시간이 걸렸다. 기자가 겪었던 생활 변화의 모습은 대강 이렇다. 독서가 늘고 대면대화가 많아진 점은 좋았지만 소통과 교통에서 많은 불편을 겪었다. 손에 항상 있던 스마트폰이 없다보니 심심하다는 단점도 있었고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업무에서 아이폰을 많이 활용하지만 업무적인 문제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하나의 주제를 깊게 고민할 수 있어 좀 더 편했다. 아이폰을 다시 보험처리로 구매하고 난 이후 기자의 생활은 아이폰을 분실하기 전으로 되돌아갔다. 어딜 이동하던 손에서 놓지 못했고 길을 찾을 때마다 일일이 스마트폰을 통해 확인하기 급급하다. 카카오톡은 손에서 떼지 못한다. 이동 중에는 뉴스검색을 하는 등 단편적인 정보를 얻기 바쁘다. 하지만 이를 통해 잃는 것도 있다는 점을 이번 분실 사건을 통해 알게 됐다. 빠른 디지털 시대에 잃어가는 것은 무엇인지. ‘빠르게’를 외치는 세상 속 조금은 ‘천천히’를 생각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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