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인 신진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OCI YOUNG ARTIST’ 프로그램 제2기 작가들의 릴레이 개인전이 미술계에 새로운 공감을 얻고 있다. OCI미술관(관장 김경자)은 기존 송암문화재단이 한국 현대미술의 진흥과 발전을 위하여 2010년 기존의 문화재단 건물을 현대식으로 개조후, 미래 한국미술의 중추 역할을 담당할 젊은 신예 작가들을 선발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전시 공간이다. 2회 째를 맞이하는 2011년 신진작가 지원전의 세 번째 전시로 장파, 조혜진의 개인전이 9월 1일부터 21일까지 OCI미술관 1,2층 전시장에서 열린다. 참여 작가인 장파는 ‘The End of The World’라는 주제로 강박적 사고로부터 야기되는 인간의 불안과 공포 심리를 표출한 평면작품들과 영상작품을 전시장 1층 공간에서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육면체의 폐쇄된 공간과 블랙홀을 연상시키는 검은 웅덩이가 화면의 골격을 이루면서 모든 작품의 동일한 무대를 만들어 놓는다. 작가는 치밀하고도 강렬한 모노톤의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미묘한 상황 변화와 예민한 심리 현상을 날카로운 파열음의 형상화, 집착에 가까운 형상의 반복적 재현과 변형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장파의 작품은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동거인이 사회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에 대한 개인적 울분과 상처, 세상의 편견에 대한 고발, 더 나아가 부조리가 난무하는 세상의 종말을 경고하는 다소 무겁고도 시사적인 메시지가 가득하다. 2층 전시장의 조혜진 작가는 ‘변두리’라는 주제로, 도시개발을 위한 뉴타운 사업으로 인해 사라진 달동네의 흔적을 투명한 재활용 페트 용기로 재구성하여 놓는다. 작가는 과거 재개발 붐 시절에 무기력하게 사라져간 변두리 산동네를 찾아다니며 그곳에서 집을 짓고 삶을 이어갔던 부모 세대의 거주민들을 떠올리고 그들이 쌓고 공유했던 세월과 추억, 회한을 현재의 공간에 다시금 불러 모으고자 한다. 해체 철거된 집들과 뿔뿔이 흩어진 사람의 형상은 허물처럼 속이 텅 빈 풍광으로 재현되었는데, 이는 오히려 당시의 흔적들을 의식적으로 유추하게 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이를 위해 작가는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빛을 발하는 흰 집과 투명한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환영의 공간을 제시하여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한다. 문의 02-734-0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