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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임한 증권사 예측 ‘틀리면 그만(?)’

코스피 2300 간다는 장밋빛 전망…실제 1800에서 밑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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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37호 이정하⁄ 2011.08.29 11:04:33

국내 증권 시장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안한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8월 주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쏟아냈지만 전망이 일제히 빗나가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난 19일 코스피는 아시아 주요 증시 중 유일하게 6% 넘게 하락했으며, 지수의 급격한 움직임에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거래를 일시 제한하는 ‘사이드카’를 발동하기도 했다. 사이드카는 주가의 등락폭이 갑자기 커질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매매를 1분간 정지시키는 제도다. 사이드카 조치에도 코스피는 전날보다 100포인트 넘게 하락하며 작년 8월 3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증권사들은 8월 증시가 2300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며 투자자들을 유혹했다. 증권사들은 미국 채무협상이 난항을 겪긴 하겠지만 결국 타결될 것이며 유럽 재정 위기가 어느 정도 해결돼 국내외 경기에 반등 요소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상당수의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이달 들어 2250~2300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5월에 기록한 코스피 최고치인 2228.96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금융위기 이후 최대 위험요인으로 드러났던 남유럽의 재정위기가 그리스 추가 지원안의 확정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과 미국 제조업 지표가 반등하고 기업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국내증시에 대외악재 요소가 사라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증권과 대우증권은 8월 코스피 예상 범위로 2100~2300을 제시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그리스 위기의 정점을 지났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며 "미국 디폴트, 신용등급 하향 우려는 지나친 과장이어서 주식시장의 낮아지는 리스크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8월에는 유럽 재정 문제 봉합, 미국 국채 발행 한도 상향 조정 등이 이뤄지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TB투자증권은 2100~2300를 코스피 예상 수치로 제시하며 국내외 경제의 펀더멘털을 긍정적으로 봤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3분기부터 미국 경제성장률이 회복되고 중국의 견고한 성장, 인플레이션 압박 둔화, 한국 수출경기 호조 등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이보다 조금 낮은 2050~2250 사이에 머물러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위험이 완화되면 증시는 하반기 국내외 경기 모멘템의 강화 가능성에 관심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에게 솔깃한 이 유혹은 거짓보고서였다. 8월 증권시장은 패닉상태에 빠져있으며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1800선을 지난 19일 이미 내줬다. 5거래일이 지난 25일 현재도 1700선에 머물러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월 코스피 전망을 공시적으로 제시한 14개 증권사 가운데 2000선 붕괴를 점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가장 낮은 2000을 제시한 교보증권마저도 턱없이 하락하는 코스피 지수에 당황해 했다. HMC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화증권, IBK투자증권, 교보증권 모두 상단은 2200대였다. 기대와 달리 죽쑤고 있는 코스피 지수에 대해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당초 미국 채무 한도가 올라가면서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장은 정부의 힘이 약화될 것으로 해석했다. 공교롭게 경제지표까지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의 애널리스트들은 최악의 상황이 와도 2000선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투자자를 안도시켰지만 이마저도 틀렸다. 급격히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투매가 이어지면서 1800선 붕괴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 이르자 증권업계와 투자자들은 무책임한 증권사 보고서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주식 투자자는 “증권사들이 매수를 부축이며 무책임한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며 “책임감 없이 단지 투자자들을 모으기 위한 보고서는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경제 불안 속에 증시가 극단적인 움직임을 계속하자 월가에서는 이런 요동에 현혹되지 말라고 지적했다. 조엘 나로프는 증시가 지나치게 민감하다는 점을 상시키시면서 〃지난 봄에도 그랬듯이 증시가 '극에서 극으로 달리는 속성'이 있다〃며 〃당시의 시세가 너무 높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이 실상 정상적인 가치를 반영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침체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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