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양평환경미술제는 자연 환경, 지역사회와 예술이 상호 교감하며 만들어내는 양평이라는 의미의 연속성상에서 예술의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기획되었다. 수도권과 인접한 동시에 상수도 보호구역으로 천연의 자연이 공존하는 양평이라는 지리적 특성에서 마련된 미술제로 올해는 9월 3일부터 17일까지 경기도 양평군 일대에서 열린다. 2011년 현재 양평에는 500여명의 미술가가 살고 있다. 1950년대 이래 미술가들의 자발적 이주는 수도권과 인접해 있는 동시에 상수도 보호를 위한 개발 제한으로 인해 천연의 자연이 보존되어 있다는 양평의 지리적 특징에 기인했다. 달리 표현하면 강제적 요인으로 인한 지역 개발의 지연이 오히려 미술가 거주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인위적으로 조성된 타 지역의 미술가 마을과는 구분되는 고유의 특징이며 양평의 자연과 지역사회가 작가들의 예술세계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금도 작가들은 양평의 자연 속에서 꾸준히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양평 환경미술제에는 크게 네 개의 전시가 마련되었다. 첫 번째 전시는 중국의 작가 쩡판즈(曾梵志)의 지정환경조형물이다. 115x75x427cm 의 브론즈로 조각된 오래된 나무의 형태를 한 이 조각은 옛날 마을 어귀에 서서 액을 쫓고 길을 부르며 사람들의 염원과 바람이 모이는 장소였던 성황목과도 같이 자연과 예술을 통해 지역사회의 통합을 이끌어내고 환경친화적 도시로 발돋음하고자 하는 양평의 기원을 담고 있다.
그러나 중국 유명작가의 작품이 양평환경미술제의 주요 지정환경물로 선정된 것과 전체 예산 4억 원 중에 1억원의 비용을 들일만큼 작품의 주제성이 미술제와 부합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휴(休)를 주제로 삼은 공공참여 프로젝트에는 일곱 개 대학의 교수와 학생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졌다. 모두 야외에 설치되는 환경조형물로 전시관 안에서 단지 진열되어 관객이 관람만하는 예술이 아닌 자연과 상호작용하며 주민의 참여와 실행으로서 완성되는 예술을 지향하고 있다. 또한 자연과 사회를 예술을 통해 유기적으로 재구성하고 휴식과 재생의 공간을 창출하며 지역 공동체의 커뮤니케이션의 형성에 기여하는 예술의 가능성을 나타내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민대(김태곤), 동서울대(정상곤), 서울과학기술대(이상진), 성신여대(김정희), 수원대(이종안), 한예종(안규철), 홍익대(고경호)등 7개 대학 교수와 학생 50여명 그리고 지역 주민이 함께한다. 특별전으로 한국의 민정기, 서용선, 류용문 등을 비롯해 일본의 오쿠보 에이지, 마사유키 츠보타 등 작가 40명의 작품 100여점이 '인간, 환경 그리고 역사가 만나다'를 주제로 선을 보인다. 이 전시는 양평환경미술제의 기본 취지를 되짚어 보는 작업이다. 양평의 자연을 인간의 역사가 빚어낸 문화의 장소로서 새롭게 인식하고 환경과 인간, 역사가 '만나는' 장소로서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도권의 환경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서 양평과 이곳을 지키며 여러 대에 걸쳐 삶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형성한 양평의 고유한 사회적 관계에 대해서 이슈화할 예정이다. 양평 거주 작가들이 참여하는 '양평-오늘의 작가전'은 양평 거주 작가들이 참여하는 전시이다. 양평의 거주하고 있는 예술가들의 일상, 자연과의 관계, 이웃의 의미가 총체적인 환경의 의미로 그려진다. 신철, 박동인, 김근중 등 93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자연이 환경을 구성하고 있는 제반 요소라면 환경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문명사적 개념일 것이다. 전시의 주제인 일상과 이웃은 예술적 진도를 통해 문명사적 개념을 생활의 가장 미시적인 부분 속에서 포착하는 미술가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였다.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양평청소년환경영화제는 '환경'이라는 주제를 우리 주변의 공간과 청소년들의 시선으로 한 데 접목시킨 신선한 기획을 볼 수 있다. 학생들이 직접 주변의 환경과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아 보는 경험은 일상과 이웃이라는 양평환경미술제의 큰 주제와 부합되는 시도로 제작한 단편영화 10편을 9월 3일과 4일 양평군민회관 공연장에서 상영한다. 올해 기획된 전시들은 양평의 자연환경과 지역사회 그리고 양평의 미술가들이 서로 소통하며 그려내는 의미 구조의 일부를 나타내고 되새기며 그 앞날을 생각해 보려는 모색이다. 기존의 산업적 인프라 중심의 도시 성장이 환경보호의 규제로 인해 닫힌 장소에서 생겨난 자발적 생태계가 예술인과 지역사회가 상호 화합하며 만들어내는 문화적 인프라라는 새로운 대안을 도출한 것이다. 이는 단지 경제적 성장이 지역의 발전이라는 이전의 개념에서 벗어나 환경과 문화를 뿌리로 하는, 물리적이고 가시적인 발전보다 지역민의 삶의 질과 행복을 추구하는 새로운 환경문화도시의 비전을 제시한다는 의미가 있다. 환경미술제를 통해 양평의 내재적 가치가 예술을 통해 발현되는 것을 나아가 도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브랜드 파워로서 성장할 것을 기대해 본다. 문의 031-771-5459.
양평환경미술제 공동위원장인 작가 신철 “올해 처음으로 청소년 영화제를 만들었습니다. 미술작품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행사를 위한 행사가 아리나 지역 주민들과 함께 참여하고, 군립미술관을 활발히 운용할 수 있도록 주 전시장으로서 활용한 것이 올해 양평환경미술제가 갖는 특색이라며 2시간 거리의 양평을 찾아와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미술축제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