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순간 느끼는 감정에, 수년 동안 겪어온 수많은 경험의 조각들이 모여 비로소 하나로 이뤄진다. 최비오 작가는 보이는 그대로가 아닌, 머릿속 지식이 아닌, 느끼는 그대로의 감정을 그리기 때문이다.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에서 9월 7일부터 30일까지 세 번째 개인전 ‘Universe in mind’를 여는 최비오(비오최)는 뉴욕과 독일, 한국 등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그는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감성으로 작업하는데 전시공간은 알 수 없는 에너지가 넘쳐난다. 특히 계획을 하지 않은 본능적이고 무의식의 영역에서 작업하는 그의 그림들은 마치 외계 생명체와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실과 같은 가느다란 선으로 끈김없이 하나하나가 모두 연결돼 있다. 기분과 감정에 따라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그림으로 표출하는 그는 밑그림 없이 그때그때 생각이 날 때마다 바로 작업을 한다. 밑그림을 그리고 다시 옮기게 되면 느낌이 줄면서 감정이 반감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에너지의 증폭과 전달에 중점을 두는 작가의 작업은 감정에서 나온다. 그가 생각하는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에너지의 핵심은 ‘사랑’이다. 남보다 더 뛰어 나길 강요받으며 살아가고 수많은 잣대들로 우리를 여러 종류로 분류해 놓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사랑이라는 에너지를 작품을 통해 마음껏 발산하는 작품을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좋은 에너지가 전파되어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종의 치료제가 되기를 바라길 바란다. “내가 행복한 마음으로 그리니까 관람하는 사람들도 행복함을 느낀다고 해요. 내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며 서로의 마음이 교감을 이룬 결과죠. 내 작품들을 의식의 창인 눈으로가 아니라 냄새를 맡는 듯한 무의식의 감성으로 느꼈으면 합니다.” 신작 20여 점을 포함해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다양한 색채와 복잡한 구성, 다채로운 작품들로 꾸며졌다. 모두 저마다 좋은 사랑의 에너지를 품고 관람객과 마음과 마음으로 교감하기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