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9-240호 왕진오⁄ 2011.09.14 13:46:57
2011 제4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총감독 승효상, 아이웨이웨이)가 ‘도가도비상도’를 주제로 2일부터 10월 23일까지 52일간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및 광주읍성터, 푸른 길에서 개최된다. 새로운 세기를 맞아 급변하는 현실에 직면한 우리는 디자인의 의미를 다시 묻고자 한다. 전 지구적인 자본주의, 새로운 미디어 네트워크, 그리고 커뮤니티들의 해체와 생성을 기반으로 한 오브제 중심의 디자인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고 있다. 2011년 제4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디자인이 ‘디자인이면 디자인이 아니라(도가도비상도)’ 주장한다.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이름을 가진 디자인, 이름이 없는 디자인, 이 모든 것이 얽힌 디자인의 공동체를 도시적 생태계와 한데 엮어 디자인 비엔날레의 새 지평을 열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전시 총감독 승효상은 전시 주제 설정에 대해 “디자인 과잉시대에 디자인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면서 우리 삶의 모습을 사유하고, 디자인을 오브제가 아닌 장소와 사람의 관계에 대한 관심으로 전환하고자 한다”며 “전시의 섹션들은 과거의 관습적인 디자인 분류체계를 따르지 않고, 마치 신문의 카테고리처럼 나열되거나 모두 섞여 있다. 그래서 전시장 자체가 하나의 특별한 도시(biennale city)가 되어 방문객은 마치 디자인 도시를 소요하는 것처럼 그 장소성을 강조하게 된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도가도비상도’의 기반 속에 디자인의 주체와 디자인의 현장을 중심으로 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주제전, 유명, 무명, 커뮤니티, 광주폴리, 비엔날레시티, 아카데미의 소주제로 구성이 되어 있다. 이들 주제들 중에 특별프로젝트 일환으로 추진되는 광주폴리는 광주 구도심에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참여해 파빌리온 공간 및 가로 시설물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로서 작은 시설물이지만 강력한 성격의 디자인으로 주변의 문화적 생성을 촉진하고 연관기능의 유발을 자극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된다.
9월 2일 개막과 함께 일반 관람객에게 문을 연 올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지난 3회 행사와는 달리 새로운 감각과 전시 구성으로 시선을 끌기에 충분해 보였다. 그러나 전시 공동 감독으로 임명된 중국의 반체제 인사 아이웨이웨이의 구금, 그리고 테크놀로지와 컴퓨터 등의 비주얼 작품 중심으로 전시작들이 다수 구성이 되어 있어서 일반 관람객들에게는 디자인에 대한 진정한 의미에 대해 혼란을 줄 수 있다. 관람객들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에 대한 고민을 남기는 이유다. 문의 062-608-4114. 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이 작품 놓치지 마세요 44개국 133명 작가 73개 기업이 참여해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현대 디자인의 산물인 131개 작품을 선보이는 제4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 승효상이 꼽은 놓치면 후회할 작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 필드 : 아이 웨이웨이(중국) 도시와 사회가 변화하는 과정을 상징하는 비계나 배관 파이프 같은 산업용품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현대 생산기술의 규칙성과 효율성을 따르기 위해서 전통적인 방법으로 사려 깊게 실험한 결과물이다. - 바이크행어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 지역에서 자전거 친화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다. 무공해, 무전기로 작동하는 혁신적이고 기능에 충실한 고밀도 자전거 보관시설이며, 최소의 공간만 사용하므로 도시의 예술적인 랜드 마크로도 손색이 없다. - 콤데르갸르송의 여정 프린트된 자료와 사진으로 콤데르갸르송의 발전과 역사를 보여주는데,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창작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를 묘사하고 있다. - 슬레이브 시티 : 유프 반 리스하우트(네덜란드) 대단히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며 매년 70억 유로의 순이익을 올리는 디스토피아 프로젝트이다. 모든 것이 재활용되는 녹색 마을로 세상의 자원을 일체 낭비하지 않는다. 기존의 가치, 윤리, 미학, 도덕, 식량, 에너지, 경제, 조직, 관리, 시장을 뒤집고 뒤섞고 재조직하여 새로 디자인해 인구 20명만 사는 마을이 탄생한 것이다. - 새들은 가로질러 난다 : 앤 해밀턴(미국) 비디오에서 새어나오는 두 개의 두터운 빛줄기가 방을 천천히 둘러보며 글자를 만들어낸다.
- 현장 허브 : 마르커스 미센(독일) 의회, 예배당, 극장의 레이아웃을 배치하여 생산적이고 사회적인 토론의 장을 만들었다. 앉고 감상하고 일하고 쉬고 토론하고 발표할 수 있게, 그리고 가끔은 의도적으로 그러지 못하게 내부 공간을 만들었다. - 대장간 展 : 쇳대박물관 쇠, 불, 흙, 나무, 물, 오행의 조화 대장간. 오행이 조화를 이루던 공간이자 서민들의 사랑방이었던 대장간을 통해 지금은 사라져가는 뜨거운 쇠의 독특한 미감을 느껴본다. - 아이의 노래 : 일구구공 도시건축사무소(한국) 창의적 방법으로 놀이를 만들고 여러 감각을 동시에 이용해 장소를 점용하도록 배려한 작품으로, 아이들끼리 뛰어 노는 골목길 풍경을 상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