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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만원 스마트폰을 25만원에”

이통사들 “중고폰 믿고 사세요” 유통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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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39-240호 이어진⁄ 2011.09.14 14:36:29

최근 갤럭시S를 분실한 A씨. 아직 약정이 1년 이상 남아 있고 파손에만 해당하는 보험을 들어 제 값을 주고 새 제품을 구입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중고 휴대폰을 구입하려 많은 사이트를 돌아다녀봤지만 개인과 개인의 거래인만큼 품질에서 불안했다. A씨의 고민을 해결해준 것은 이동통신사가 서비스하고 있는 중고폰 매매 장터. 새 제품을 구입할 경우 80만 원 이상 지불해야하는 갤럭시S를 25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 뿐 아니라 이동통신사가 15일 내 반품이 가능한 사후 보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안심할 수 있었다. 최근 SK텔레콤과 KT가 중고 휴대폰을 유통시키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다. 그간 장롱폰이라 불리며 폐기처분하거나 재활용되기에 급급했던 중고 휴대폰을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사고 팔 수 있는 유통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중고폰 유통을 혁신하겠다는 이동통신사들의 방침은 KT쪽에서 가장 먼저 등장했다. 국내 최초로 판매가격을 공개하는 페어 프라이스 제도를 도입하고 중고폰 사용을 장려하는 그린폰제도를 조만간 도입해 휴대폰 유통구조 개혁을 하겠다고 밝힌 것이 그 시발점이다. KT, ‘그린폰’ 이달 중 시행 KT 표현명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지난 7월 28일 광화문 사옥 1층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마트폰 고객이 1500만명을 돌파하고 스마트폰 구매 비중이 신규 고객의 70%를 넘어서는 등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섰지만, 이통시장의 유통은 여전히 90년대의 낙후된 방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유통 개선안을 마련한 이유를 설명했다. KT에 따르면 국내의 휴대폰 교체 주기는 약 27개월(해지 및 기기변경 으로 46개월인 일본의 절반 수준으로 짧은데다 실제 해지 기준으로는 19개월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처럼 잦은 휴대폰 교체로 인해 발생하는 중고 휴대폰은 한 해 약 2280만대에 이른다. KT는 이러한 중고폰 양산을 막고 자원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중고 휴대폰 매입과 공단말기 요금 할인 프로그램을 포함한 그린폰 제도를 이달 중 시행할 계획이다. 공식 온라인 쇼핑몰인 올레샵에 중고폰 직거래 장터를 개설하고 단말기 사용 여부 등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해 고객들이 신뢰할 수 있는 직거래가 이뤄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공단말기 가입자의 경우 스마트스폰서, 쇼킹스폰서 등 단말 할인이 제공되는 요금제에 가입할 수 없어 신규 단말 가입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요금 부담이 컸지만 연내 출시될 공단말기 요금할인 프로그램을 통해 중고폰 또는 해외에서 반입된 폰을 갖고 있는 고객들도 별도의 요금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뿐 아니라 KT는 지난해 6월부터 중고폰을 개통해 사용할 경우 매달 통신요금의 20%를 기간 제한 없이 적립해 향후 휴대폰을 교체할 때 최대 15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폰무브’제도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SKT, 중고폰도 사후 보증제도 SK텔레콤도 지난달 19일 휴대폰 구입비 부담을 낮추고 중고폰 활용을 통한 자원 절약을 실천하기 위해 중고 휴대폰 안심 매매 서비스 ‘T에코폰’을 론칭했다. SK텔레콤은 ‘T에코폰’을 통해 단순히 중고 휴대폰 직거래 장터를 제공하거나 매매 중개 역할을 하는 것과는 달리 중고 휴대폰 품질을 감정하고 보증하는 절차와 더불어 사후 보증제도를 도입했다. 고객들에게 매입한 중고 휴대폰을 전문 휴대폰 감정사를 통해 침수 및 내부 부식 여부, 음성통화 품질, 데이터 성능, 액정과 배터리 상태 등 20여 개의 테스트를 거쳐 총 6단계로 품질을 판정·보증한다. 이후 간단한 수리와 부속품 보완 작업을 거쳐 중고 휴대폰을 원하는 고객이나 MVNO 사업자에게 기종 및 등급에 따라 재판매를 하게 된다. 또한 중고 휴대폰 거래 최초로 사후 보증제도를 운영해 ‘T에코폰’에서 구입한 휴대폰도 새 휴대폰과 마찬가지로 14일 이내 교환 또는 반품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T에코폰을 통해 연간 20만 대 이상의 중고 휴대폰이 유통될 것이라 예상하며 ▲MVNO·선불요금제 가입으로 통신료를 줄이려는 고객 ▲휴대폰 분실 고객 ▲단말기 구입비용이 부담이 되는 고객 등에게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에코폰’ 서비스를 통해 중고폰 판매를 원하는 고객은 전국 38개 SK텔레콤 지점을 방문하거나 우편 접수로 신청할 수 있으며 중고폰 구입을 원하는 고객은 T스마트샵(www.tsmartshop.co.kr)에서 구입을 신청한 후 택배를 통해 받을 수 있다. 이동통신사들이 중고폰에 매달리는 이유는? 선불요금제와 이동통신재판매 사업의 저변확대, 스마트폰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중고폰 수요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중고폰의 매매는 대부분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이들 사이트들을 통한 매매는 대부분 개인 거래를 통해 이뤄져 제품 품질 보증과 거래금액의 편차가 커 확산에 한계를 보여 왔다. 지난해 이통 3사가 지점을 통해 수거한 중고 휴대폰은 약 320만대로 SK텔레콤은 SK네트웍스를 통해 약 200만대를 수거했다.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이 가운데 90만∼100만대를 수출하고 60만대는 폐기했으며 나머지는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했다. 폐기된 60만대는 재활용 업체로 넘겨 금 등 귀금속과 전자부품을 수거했다. KT는 사용 가능한 폰은 전량 임대폰으로 활용하고 사용불가 폰은 해외나 국내 재활용 업체에 매각했다. 주파수가 달라 수출이 불가한 LG유플러스는 재생시킨 중고 휴대폰을 전량 임대폰으로 활용했다.

이동통신사들의 중고 휴대폰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블랙리스트 제도의 도입이 예상됨에 따라 중고 휴대폰 가입자를 자사로 유도하려는데 있다. 휴대폰 단말기에는 제조사가 전 세계의 수많은 휴대전화를 구별하기 위해 만든 휴대폰 고유의 번호가 있다. 이를 IMEI라고 한다. 화이트 리스트 제도는 이동통신사가 자신들의 전산망에 단말기의 IMEI를 등록해 등록되지 않은 단말기의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제도다.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한국에만 이 제도가 도입됐다. 이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휴대폰은 오로지 통신사를 통해서만 사라”는 소리가 된다. 이에 반해 외국에서는 화이트리스트 제도와 상반된 블랙리스트 제도를 도입해 불법폰으로 신고가 들어온 휴대폰에 한해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이 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반면 블랙리스트에 등록돼 있지 않은 휴대폰에 한해서는 이동통신사를 가리지 않고 모두 쓸 수 있게 하는 제도다. 국내 휴대폰 시장이 3세대 이동통신으로 넘어오면서 USIM칩을 활용해 어느 휴대폰이던 자신의 USIM칩만 끼면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정착된 화이트리스트 제도 때문에 사용자들이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다. 화이트리스트 제도에 소비자단체 및 사용자들의 논란이 빚어지자 지난 6월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비 인하 정책에 블랙리스트제도가 포함시켜 단말기 유통 플랫폼 등의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올해 안에 블랙리스트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동통신사들은 블랙리스트 제도의 도입으로 중고 휴대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중고 휴대폰을 구입하려는 가입자들을 자사로 끌어들이려는 방침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통사·사용자 모두 윈-윈 이동통신사의 이러한 중고 휴대폰 정책은 이동통신사에게도 가입자에게도 이득이 되는 부분이 많다. 현재 이동통신사는 신규 휴대폰을 구입하려는 고객들에게 막대한 마케팅비를 퍼붓고 있다. 지난해 이동통신 3사가 가입자들에게 보조금 등의 명목으로 쓴 마케팅 비용은 무려 6조원 규모에 달한다. 주무부처인 방통위는 이동통신사들이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이나 경품 등의 불법 마케팅을 조장해 과도한 시장경쟁을 유발시킨다고 판단, 소모적 마케팅 경쟁을 제한하고 이를 네트워크·콘텐츠 등의 투자로 유인하겠다며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을 내놓은바 있다.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은 지난해에는 총 매출액의 22%, 올해에는 20%로 규정돼 있다. 중고 휴대폰 시장이 활성화되면 이 같은 마케팅 비용의 부담이 완화돼 이동통신사로서는 반가운 일일 수 밖에 없다. 또한 이동통신사는 새 휴대폰을 팔던 중고 휴대폰을 팔던 가입자만 유치하면 되기 때문에 제조사로부터 단말기 공급이 지연되더라도 가입자 유치에는 문제가 없다는 이점도 있다. 소비자들에게 비싼 최신형 스마트폰을 구입하지 않고도 상태가 양호하며 가격도 낮은 중고 휴대폰을 구입할 수 있어 선택권이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활성화됐지만 가격적인 측면에서 너무 비싸 구입하기에 망설이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중고 휴대폰 플랫폼이 활성화 되면 싼 값에 스마트폰을 구입할 수 있어 사용자 선택이 보다 더 자유로워 질 수 있다. 실제로 T에코폰 사이트에서는 지난해 출시된 출고가가 약 80만 원대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의 경우 A급 모델이 중고가로 약 25만 원 가량에 판매되고 있으며 모토로라의 모토로이의 경우는 약 9~10만원 대에 판매되고 있다. 한 피처폰 사용자는 “스마트폰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지만 가격적인 부담이 커서 중고 스마트폰을 알아봤었지만 개인과 직거래 할 수밖에 없어 성능에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많았다”며 “이동통신사들을 통해 중고 스마트폰을 구입하게 되면 보다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고 신규 스마트폰에 비해 가격도 저렴해 사용자 측면에서 상당한 이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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