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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SKT 품에 안기나?

STX, 투자 부담 탓 포기…채권단 “일정대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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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1호 이어진⁄ 2011.09.26 13:55:06

하이닉스의 인수에 참여하기로 했던 STX가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SK텔레콤의 단독입찰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채권단도 STX의 하이닉스 인수 포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일단 다음달 24일로 예정된 본 입찰을 포함한 매각 관련 주요 일정을 당초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채권단은 SK텔레콤 외의 다른 업체의 입찰을 허용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STX의 경우 반도체 투자 부담 탓에 인수 포기를 결정한 만큼 입찰에 선뜻 참여할만한 업체들이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TX의 포기 이유는 “반도체 투자 부담” STX그룹은 19일 “지난 7주간 하이닉스 인수를 위한 예비 실사를 진행했지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부담 때문에 인수 추진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STX는 “최근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농후하고, 하이닉스의 낸드 및 비메모리 등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데 이 모든 것이 향후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STX는 또 “그동안 중동 국부펀드와 컨소시엄 합의를 이뤄내 투자를 추진했으나 투자유치 조건에 대한 최종 합의가 지연되고 있는 점도 인수 추진 중단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투자에 대한 부담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닉스의 주력 상품인 D램 및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희박하고, 원가 이하로 팔려 수익성이 계속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반도체 시장에서 미세 공정 경쟁력을 강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한꺼번에 수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해야 하는 등 위험부담이 큰 편이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호황 국면일 때는 수천억~수조원의 영업이익을 내지만 불황일 때는 그만한 적자를 감내하면서 오히려 투자를 늘려야 한다. 이러한 ‘투자 리스크’ 부담 때문에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업체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반도체 업계 ‘치킨게임’ 양상 실제로 경기 불황인 최근의 경우는 제품 원가의 절반까지 가격이 하락하는 등 심각한 ‘치킨게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원가가 1~1.2달러인 DDR3 1Gb D램 제품의 경우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5월 2.72달러까지 올랐으나 현재 0.52달러로 떨어진 상태로, 이 제품이 출시된 2009년 이후 최저가에 머물고 있다. 북미와 유럽의 경기 침체로 노트북 등 완제품의 수요는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지만 부품인 D램 제조업체들은 최근까지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아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하이닉스는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낸드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일본의 도시바에 이어 미국의 마이크론과 3위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보니 수익 또한 저조할 수 밖에 없다. 하이닉스의 1, 2분기 영업이익도 3230억 원, 447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6% 감소했고 30% 안팎이던 영업이익률도 1분기 11.6%, 2분기 16.2%로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실적 또한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반도체 값이 반등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2분기 영업이익의 경우는 램버스 소송과 관련한 충당금이 더해져 나온 결과라 3분기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중론이다. 채권단, “일정대로 매각할 것” STX의 하이닉스 인수 포기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 채권단은 매각일정을 강행하는 한편 다른 업체들의 입찰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투자 부담 탓에 사실상 SK텔레콤의 단독 입찰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식관리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최근 “공동매각주간사 및 주식관리협의회와 협의를 거쳐 다음달 24일로 예정된 본 입찰을 포함한 매각관련 주요 일정을 당초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SK텔레콤뿐 아니라 다른 업체도 다음달 24일로 예정된 본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매각일정을 강행하는 것은 STX의 인수포기에도 불구하고 그간 세 차례나 무산된 하이닉스의 매각을 이번만큼은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내 비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한 SK텔레콤외의 다른 업체도 하이닉스 입찰을 허용하겠다는 것은 인수의향서(LOI)를 낸 두 곳 가운데 STX가 중도 포기하면서 SK텔레콤만을 위한 입찰로 비쳐 공정성과 투명성에 흠집이 날 것으로 우려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뒤늦게 뛰어든 업체는 SK와 STX에 주어졌던 7주간의 예비실사를 하지 못한다. 채권단이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큰 줄기의 일정은 바꿀 수 없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후발 인수 후보에도 7주간의 예비실사 기회를 부여해 매각 일정이 늦춰지면 SK텔레콤 관점에서는 또다른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 인수의 관건은 ‘가격’ SK텔레콤이 단독으로 하이닉스 인수에 참여할 경우 가장 큰 쟁점은 인수 가격에 있다. 단독으로 입찰하게 되면 가격 결정권이 인수후보 기업에 쏠리기 때문에 SK텔레콤이 너무 낮은 가격을 써낼 경우 채권단이 우선 협상대상자로 지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SK텔레콤에서도 채권단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높은 입찰가를 제시하거나 불리한 조건을 수용할 경우 재무적인 부담과 하이닉스의 리스크를 떠안을 우려가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시장에서 용인되는 가격을 써낸다면 하이닉스를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며 〃너무 낮은 가격을 적어내면 배임이나 특혜 시비 때문에 채권단으로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입찰안내서도 받지 못해 가격에 대해 언급하긴 곤란하다〃며 〃반도체 산업의 전망, 입찰 조건 등을 면밀히 검토해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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