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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 그의 손으로 PC시대 열리고 닫혔다

애플이 아이폰4S 발표 하루 만에 지병으로 세상 등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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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3호 이어진⁄ 2011.10.10 14:16:39

IT의 큰 별, 스티브 잡스는 신화가 됐다. 애플이 아이폰4S를 발표한지 단 하루 만에 지병으로 세상을 등졌다. 40년간 IT업계를 평정했던 스티브 잡스. 사생아 출신, 대학교 중퇴의 경력으로 20대에 애플2를 출시하며 억만장자가 된 그. 애플에서 쫓겨나는 시련도 겪었지만 2000년 이후 아이팟과 아이폰의 출시로 세상을 뒤집었다. 애플2로 개인용PC시대를 열었고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출시를 통해 자신의 손으로 PC시대의 종언을 선언했다. 그야말로 IT 산업을 이끈 별이었다. 신화가 된 잡스. 그의 생은 어땠을까. 20대에 억만장자가 된 사생아 잡스는 195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른이 되고 유명해질 때까지 부모나 출생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었다. 태어난 지 몇 주 만에 생모는 입양기관에 잡스를 맡겼고 그가 유명해지고 나서야 생모에 대한 사실이 알려졌다. 친부모 대신 그를 양육한 폴 잡스 부부는 엄격한 기독교 신앙인이었고 이런 성장 배경은 청소년 시절 대공황을 이겨내는 저력이 됐다. 청소년 시절을 거쳐 잡스는 포틀랜드의 명문 리드대학에 입학했지만 첫 학기 성적은 형편없었다. 그의 독선적인 성격대로 단 1학기 만에 중퇴했다. 하지만 잡스는 학교에 남아있으면서 캠퍼스의 빈방을 전전하면서 살았다. 애플이 디자인에 주력하게 된 것은 잡스가 겪어온 캠퍼스 생활 때문이었다. 잡스는 18개월 동안 캠퍼스 빈방을 전전하며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강의를 많이 들었고 이는 향후 출시된 애플 제품의 GUI 등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잡스는 75년 컴퓨터 천재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알토스 소재 창고에서 애플을 창업한 후 76년 개인용 PC 애플2를 출시해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다. 애플2는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에 걸쳐 개인용 PC의 붐을 일으킨 주역이었다. 애플2의 성공으로 스물다섯 어린 나이에 백만장자가 됐으며 1980년 주식을 상장한 직후 잡스의 자산은 하룻밤 사이에 2억175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그의 나이 스물여섯의 일이었다. 억만장자 중 최연소였다. CEO퇴출과, 넥스트 실패 연이은 좌절 하지만 그 이후 잡스에겐 시련이 찾아온다. IBM이 개인용PC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IBM이 개인용PC 시장에 진출할 때까지만 해도 잡스는 자신 있었다. 잡스는 미국 일간 신문에 ‘IBM을 환영합니다. 진심으로’라는 광고를 통해 책임 있는 경쟁을 하자며 애플의 엘리트주의를 과시하기도 했다.

1980년 이후 애플3가 실패를 거듭하자 잡스는 ‘해적이 되자’는 슬로건을 표방하며 야심차게 매킨토시를 출시했지만 IBM의 개인용PC에 밀려 판매가 부진했다. 매킨토시는 IBM 제품에 비해 가격이 비쌀뿐더러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턱없이 부족했다. 최초 100일 만에 7만대를 판매하겠다는 잡스의 공언도 허황된 꿈에 그쳤다. 재고는 날이 갈수록 쌓여갔다. 결국 애플의 이사회는 애플3와 매킨토시 실패의 책임을 물어 창업주인 잡스를 쫓아내기에 이르렀다. 잡스는 스탠포드대학 졸업 연설에서 “창업가 정신을 잃어버렸다고 느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애플에서 쫓겨난 잡스는 자신의 부하 직원 몇 명을 데리고 고성능 컴퓨터 개발회사 넥스트를 창업했다. 부활하려는 몸부림이었다. 잡스는 자신이 만든 애플2가 개인PC 산업의 활성화를 가져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전문가들을 위한 고성능의 컴퓨터가 필요하다고 역설했고 애플보다 혁신적인 컴퓨터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넥스트도 매킨토시와 다르지 않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당시 업계는 개인들이 보다 손쉽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투자를 이끌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컴퓨터를 사겠다고 달려드는 사람들은 없었다. 가격이 문제였다. 성능은 우수했지만 너무 높은 가격 때문에 구입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판매를 위해 만나는 사람들마다 고개를 저었다. 월트디즈니와도 컴퓨터 판매를 두고 협상했지만, 이마저도 좌절됐다. 이사회에서 퇴출당한 이후 두 번째로 겪는 시련이었다. 부활의 신호탄, ‘픽사’의 성공 잡스는 애플에서 퇴출되기 전 다른 사업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바로 콘텐츠 산업이었다. 1985년 스타워즈를 제작한 조지 루카스 감독이 스튜디오를 매각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루카스 필름을 직접 찾아가 컴퓨터를 활용해 디지털화를 시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애플에서 퇴출당한 1986년 3000만 달러의 스튜디오 매각 대금 중 약 1000만 달러를 들여 스튜디오를 사들이고 이름을 픽사로 개명하게 된다. 잡스가 창업한 넥스트가 계속되는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사이 픽사는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었다. 픽사가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CG만으로 제작된 ‘틴 토이’가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면서 부터다. 이에 넥스트가 고성능 컴퓨터 판매제의를 했다가 거절당한 월트디즈니로부터 3D 합작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제의가 들어왔고 1995년 첫 3D 애니메이션 영화 ‘토이스토리’가 대 성공을 거둔다. 12년 만에 애플 복귀…승승장구 픽사의 성공에 잡스는 애플 이사회의 러브콜로 애플에 복귀하게 된다. 애플로부터 쫓겨난 지 12년 만의 일이다. 잡스가 복귀할 당시 애플은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1997년 회계연도 수입 총액을 합산하자 매출 70억 달러로 하락했고 손실은 10억 달러를 기록했다. 매킨토시와 맥을 계속 출시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구축한 생태계의 벽에 막혀있던 것이다. 하지만 잡스는 마술을 부린 듯 겨우 반년 만에 흑자로 반전시켰다. 1998년 잡스는 현재 애플의 새로운 수장, 팀쿡을 영입했다. 당시 팀툭이 맡은 임무는 얽히고설킨 애플의 제조·유통·공급 체계를 정리하는 것이었다. 팀쿡이 애플의 새로운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때 당시 발휘한 재고 정리, 운영 능력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팀쿡을 통해 제조, 유통 체계를 바꾼 잡스는 이후 2001년 직관성을 강조시킨 아이팟을 선보였고 당시 유행하고 있던 냅스터로 음원 저작권료 문제를 겪고 있던 음반사들과 제휴를 통해 아이튠즈에 유료로 음원을 공개, 음악 시장의 일대 혁명을 일으켰다. 지난 2007년에는 당시 획기적인 개념의 아이폰을 출시해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그간 PDA폰들은 시중에 많았지만 아이폰과 같은 직관성을 띄고 있는 폰은 없었기 때문이다. 2010년에는 태블릿PC, 아이패드를 출시해 본격적인 포스트PC 시대를 열었다. 개인용 PC시대를 연 개척자가 자신의 손으로 PC시대의 종언을 선언한 것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성공에 휴대폰 제조사들은 저마다 스마트폰 출시에 열을 올렸고 가히 스마트 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세상을 바꿨다.

세 번째 찾아온 좌절, ‘병마’ 하지만 성공 속 좌절도 함께 왔다. 활발한 활동 중인 그에게 병마가 찾아온 것. 잡스는 아이팟의 성공으로 한창 바쁘던 지난 2004년 췌장암 판정을 받는다. 그의 세 번째 좌절이다. 췌장암은 수술을 해도 5년 생존율이 10~24%에 불과하며, 전신항암화학요법과 국소방사선요법 등도 개선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잡스는 2004년 췌장암 판정을 받을 때 의사들로부터 치료할 수 없는 암의 일종이 거의 확실하다면서 3개월 내지 6개월밖에 못산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히 치료할 수 있는 종류의 췌장암이라는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은 뒤 건강함을 과시했다. 췌장암 수술 이후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선보이며 성공가도를 달렸지만 병마는 다시 그를 찾아왔다. 지난 2009년 간이식 수술을 받았고 이후 초췌한 모습의 잡스가 언론에 드러나기도 했다. 병마에 시달린 잡스는 사망설이 많은 편에 속했다. 올해 초, 무기한 병가를 내면서도 6주 시한부설이 나돌았고 지난 8월 최고경영자에서 사임을 발표한 이후에도 사망설이 떠돌았다. 올해 6월 아이클라우드 발표회에서 병가를 냈던 잡스가 깜짝 등장했지만 병색이 완연한 수척해진 모습으로 나타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병마에 지친 잡스는 지난 8월 급작스럽게 애플의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고 그가 사임한지 채 2달이 지나지 않아 결국 세상을 등졌다. 아이폰4S가 공개된 지 단 하루만의 일이다. 잡스가 남긴 변혁은 ‘현재 진행형’ 잡스는 세상을 떠났지만 사람들을 ‘스마트’로 이끈 그의 제품들은 남았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아직까지 세상을 뒤흔드는 중요 기기다. 스마트 기기 제조사들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따라잡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잡스와 애플에서 함께 일한 인재들도 남아있다. 사람들이 보다 더 ‘스마트’하게 살 수 있는 변화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IT의 거성은 졌지만, 그가 남긴 변혁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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