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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덕, 파리에서 펼치는 만화경

시공의 교차 통해 생명의 가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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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4호 왕진오⁄ 2011.10.17 13:21:04

생명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는 작가 신중덕이 10월 18일부터 31일까지 프랑스 파리 89갤러리에서 초대개인전을 펼친다. ‘만화경(Kaleidoscope)’으로 대표되는 그의 연작은 시공의 교차를 통해 바라본 생명에 대한 고찰을 말한다. 이는 사물들의 존재 방식에 대한 탐구형식이다. 작가는 추상회화의 표현방법으로 생명 이미지를 조립한 자신만의 독특한 작업 세계를 보여준다. 작가는 기존에 추상성으로 집약해서 드러냈던 회화 원리를 넘어 구체적인 대상을 도입한다. 그러면서 생명의 현상과 상태에 관한 변화된 시선과 시점을 질서와 무질서가 혼재하는 현장으로 캔버스 위에 표현한다. 신중덕은 질서의 원리로 실현한 ‘바탕’의 우주적 ‘공간’에 현실에서 가져온 ‘생명 이미지’들이 가리키는 ‘시간’을 도입함으로써 비로소 공간과 시간의 교차를 이루어낸다. 그는 “어느 날 나는 모든 것들은 차원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변화한다는 것을 돌연 깨달았다”고 말한다. 이 결과 그의 작품은 질서와 무질서의 만남을 통하여 관계를 형성하고 또 다른 차원의 원리를 만들게 된다.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차원으로 이동하는 통로로써의 ‘계단’은 그의 작품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이동과 변화의 가능성을 응축하고 있는 것이다. 신중덕의 작품에 대해 조형예술학박사 이보경은 “상호 연결된 사건들의 역동적인 망으로 바라본 우주로서, 형성한 구조적 공간에 생명 이미지로서 구체적인 형상들을 드러내는데, 이는 상징적 표현을 통하여 본질에 접근함으로써 추상성으로부터 비껴간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는 구체적 대상들이 통시적으로 어렴풋이 드러나거나 지워진 광경으로 화면바탕의 물질 공간에 펼쳐진다. 예를 들어 그의 작업 중에는 흡사 만화경을 통해 세상을 들여다본 것 같이 분절된 빛이 떠돌고 있는 공간에 나무 한 그루가 등장한다. 마치 나무가 토해 놓은 잎사귀들처럼 보이는 파편들이 그 빛을 따라 부유하면서 나무를 벗겨서 드러내고 또 지워서 감춘다. 화면의 배경 구조를 형성하는 빛나는 이 파편들은 일정한 패턴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패턴은 신중덕 작업의 추상성을 이루는 근간이자 작품에서 자주 확인할 수 있는 그림 속 형태의 다양한 결합을 뜻한다. 작가가 직접 절단한 모과의 절편들로부터 유래한 이 형태들은 의미가 배제된 단순한 문양으로서, 분절로서의 형태소처럼 사용된다. 이 형태들은 화면 안에서 공간과 공간을 질서정연하게 연결하기도 하고, 겹쳐져 서로 지워가며 균일한 유형의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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