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보감은 무슨 책이뇨. 조선전도 미인의 사진과 기예와 이력을 수집하고 조선 언문과 학문으로 저술한 책이니라.” 1918년 발행된 조선미인보감(경선일보사에서 발간된 조선 예기 605명의 화보집) 서문의 내용이다. 이 조선미인보감의 내용을 기초로 예기(기생)들이 가장 많이 보유했던 기예, 권번(일제 강점기 때 기생들의 조합. 기생이 요정에 나가는 것을 감독하는 등 중간 구실을 함)이 특징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예 등을 현대에 재현한 장이 23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광식)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오광수)가 주최하고,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과 국립국악원이 공동으로 주관한다. 또한 이번 공연은 복권기금후원 문화나눔 실천으로 진행된다. 주최측은 “시민들의 전통예술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하고자 이번 공연을 열게 됐다”며, “‘조선미인보감’ 공연으로 한국 근대사의 경제적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계층을 아울렀던 예인들의 자선음악회를 재조명해 현재의 문화 나눔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1907년 관기(궁중 등에 속해 가무, 기악을 하던 기생)들이 발기했던 자선연주회 또한 그 시절 그 기예로 재구성돼 펼쳐진다. 이밖에 국립민속박물관의 도움으로 ‘기생 100년-엽서 속의 기생읽기’의 엽서들이 그 시절을 회상할 수 있는 영상으로 제작돼 1918년의 향취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이날 사회는 권번의 춤 선생님이었던 한성준이 역할극을 이끌며 진행한다. 프로그램으로는 시조, 박접무, 수심가, 심청가, 살풀이춤 등이 이어진다.
한성권번과 대정권번의 기예는 김영기(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 예능보유자) 명인과 정재연구회, 김민경(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이수자), 김미선(전북 무형문화재 제15호 호남살풀이춤 전수자) 등이 출연해 이끈다. 대구조합의 기예는 권명화(대구시 무형문화재 제9호 ‘살풀이춤’ 예능보유자) 명인이 출연하고 광주조합 기예는 이소연(국립창극단) 등이 출연한다. 이번 공연은 복권기금의 취지를 살려 문화 접근이 쉽지 않은 소외계층과 함께 한다. 종합사회복지관 95개소, 노인종합복지관 28개소, 여성직업교육기관 20개소, 외국인근로자센터, 서울시복지재단 등 많은 소외계층이 초청된다. 주관 측은 “문화가 주는 즐거움과 전통이 만들어내는 아우름을 느끼며 이웃과 서로 소통하며 따뜻함을 느끼는 자리가 되리라 기대된다”고 밝혔다. 모든 관객 무료초대이며, 티켓 신청과 프로그램 관련 정보는 복권기금 전통나눔 홈페이지(www.ngugak.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연 관련 문의는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02-580-3276)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