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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벌들?

연극 ‘벌’, 명동예술극장에서 10월 13~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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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5호 김금영⁄ 2011.10.24 13:51:08

국립극단과 명동예술극장이 인간이 무너뜨린 자연 속에서 사라져가는 토종벌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의 상처와 치유를 그리는 연극 ‘벌’을 선보인다. 지난해 구제역으로 가축들이 살처분 돼 사람들의 관심이 몰려 있을 무렵 그 뒤편으로는 토종벌 95% 이상이 집단 폐사했다고 한다. 이는 ‘낭충봉아부패병’ 때문인데, 이 병은 벌의 애벌레가 썩어 죽는 전염병이다. 낭충봉아부패병은 인간이 자연의 질서를 무너뜨리면서 생긴 각종 새로운 바이러스의 일종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축 전염병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심각성에 견주어 볼 때 꿀벌의 멸종에 관해서는 그다지 경각심을 갖지 못한 상황은 배삼식 작가에게 ‘벌’을 주제로 한 새로운 작품을 창작하게 만들었다. 연극 ‘벌’은 벌의 전염병이 돌고 있는 어느 작은 마을에서 3일 동안 일어나는 일을 그린다. 꿀벌들이 사라져 꿀을 딸 수 없는 사람들과 그 원인을 알아내려는 사람들, 일자리를 옮겨야만 하는 사람들 그리고 사라졌던 꿀벌들이 몸에 내려앉은 사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은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말기암, 통풍, 벌침 알레르기, 만성신부전증, 도박중독, 향수병 등 개인의 병리적 통증을 드러낸다. 이들은 저마나 아픈 구석을 숨기기도 꺼내 보이기도, 통증에 순응하기도 대항하기도 하며 어설프게나마 다른 이들의 상처를 보듬는다. 연극은 12장으로 이뤄진 기본 스토리에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사이사이에 배치된 막간극 6장을 포함해 총 20장으로 구성되는데, 현실과 환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연극적 놀이’를 보여준다. 김동현 연출은 “암 환자 온가희가 보여주는 현실과 환상이 구별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나머지 인물들이 겪는 혼동을 그대로 보여줄 것”이라며, “관객들은 유쾌한 긴장감을 맞보며 상대적으로 현실에 가까운 경계에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극의 시작 부분에서 마치 벌에 쏘인 듯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눈길을 사로잡는다. 작은 마을에서 사라졌던 벌들이 암 환자 온가희에게 내려앉는 모습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막간극에서는 벌에 대한 정보를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유쾌하게 전해준다. 또한 배우들은 대사 뿐 아니라 다채로운 춤 등을 선보이며 무대를 풍요롭게 만든다. 배삼식 작, 김동현 연출. 조영진, 최현숙, 강진휘, 정선철, 박윤정, 이봉련, 서미영, 김슬기 등 출연. 공연 관련 문의 164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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