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동양화를 지루하지 않게, 현대에 맞게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서은애 개인전 ‘군자의 화원’이 갤러리 담에서 11월 15~30일 열린다. ‘군자’는 유교에서 도덕적으로 완성된 인격자를 일컫는 말이다. 유교는 궁극적으로는 성인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고, 노력에 의해 달성할 수 있는 인격자를 군자로 보았다. 따라서 군자는 높은 도덕성을 가진 인물을 말한다. 작품 속에는 전통 동양화의 소재인 사슴과 모란꽃이 펼쳐진 낙원 같은 곳에서 옛 옷을 걸친 작가의 자화상이 유쾌한 페르소나로 등장한다. ‘산은 산이로되 인걸(뛰어난 인재)은 간 곳이 없네’라고 읊조리면서 작가는 그 곳을 주유하는 주인공이 된다. 이전에 서은애가 보여준 ‘유쾌한 은둔’ 주제의 작업 연장선에서 나아가 좀 더 다양한 족자, 서책의 도구를 이용해 우리에게 보여주려 한다. 특히 그 동안의 그의 작품에 등장했던 인물이 작가가 지향하는 군자임이 이번 전시를 통해 확연히 드러난다. 치밀하면서도 은유적으로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번 전시에는 신작 15점 가량이 전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