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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김치·떡볶이·삼겹살, 프랑스 와인과 잘 맞아요”

론와인생산자협회 이사가 말하는 ‘프랑스 와인과 한식의 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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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7호 정초원⁄ 2011.11.07 13:15:18

지난 1일 론 와인 생산자협회가 주최하고 프랑스 농식품진흥공사(소펙사)가 주관하는 ‘2011 발레 뒤 론 와인 시음회’가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렸다. 론 와인 생산자협회의 올리비에 르그랑 마케팅 총괄이사를 만나 프랑스 와인과 소믈리에(와인 시음 전문가)의 세계를 물어봤다. - 한국 와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나? “한-EU FTA(자유무역협정)가 아니더라도, 한국 와인 시장은 성장세로 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한국 시장은 규모는 작지만, 굉장히 다이내믹한 시장이다. 개인적으론 3~4년 뒤면 현재 규모의 2~3배 정도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한국의 와인 수요는 경제 상황에 따라 진폭이 크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지속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 한국 시장에서 론 와인의 위치는? “아직까지는 도전자 입장이다. 현재 시장 점유율이 높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와인’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 론 와인의 한국 내 경쟁력은? “프랑스 와인에 어려움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다. 그러나 론 와인은 프랑스 와인 중에선 쉬운 편에 속한다. 한국의 와인 주구매층은 도시인, 여성, 개방적 성향의 소비자 등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와인을 선호하고, 론 와인이 그런 면에서 제격이다. 오래 기다려서 마시기보다는 바로바로 마실 수 있는 ‘쉬운’ 와인이기 때문이다. 시중에는 타닌 성분 때문에 공격적으로 느껴지는 와인도 많은데, 론 와인은 프루티(포도향을 살린) 하면서도 모나지 않은 맛을 낸다.” 와인과 음식의 매칭, 어렵게 생각 말고 단순하게 - 한국 음식과 론 와인의 궁합이 잘 맞을까? “한국 음식은 입안에서 다양한 맛이 풍부하게 느껴진다는 특징이 있다. 보통 맛이 풍부한 음식에는 똑같이 풍부한 향과 맛을 가진 와인을 매치한다. 음식과 와인, 둘 중 어느 한쪽이 너무 세면 다른 한 쪽이 죽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론 와인은 한국 음식과 잘 맞는다. 프루티와 파워풀이 잘 어우러져 균형이 잡혀 있다. 풍부하면서도 공격적이지 않은 맛이기 때문에 음식을 잘 감싸줄 수 있다.”

- 어울리는 한국 음식이 있다면? “론 와인은 레드 와인을 많이 생산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육류, 즉 삼겹살과 잘 어울린다. 우리가 직접 시험해본 결과 김치전, 순대, 떡볶이, 비빔밥 등과도 어울렸다. 특히 프루티한 론 와인의 맛이 떡볶이와 잘 어우러진다는 결론이다. 궁중떡볶이도 질감이 풍부해 론 와인과의 조합이 괜찮았다. 두부김치도 굉장히 좋다. 김치 그 자체는 신맛이 있어 와인과 부딪힐 수 있지만, 들기름에 볶은 김치와 두부를 와인과 함께 먹으면 훌륭하다. 또 순대의 경우 프랑스식보다는 오히려 한국식이 와인과 잘 맞았다. 프랑스식 순대는 맛이 너무 강해 와인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 의외로 서민적인 음식들이 많이 꼽혔다. “물론 음식과 와인의 격을 맞춰 조합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너무 거기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와인을 마시려는 첫 번째 목적인 즐거움이 날아가 버린다. 먹는 사람이나 준비하는 사람이나 스트레스를 받는다. 어차피 론 와인의 포지셔닝은 ‘일상적으로 즐긴다’는 데 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쉽고 단순하게 즐기면 된다.” - 프랑스 와인은 고가-고품질 이미지를 갖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 와인의 품질이 다른 나라 제품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나? “소비자들이 프랑스 와인을 선택할 때, 품질 그 자체만 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생산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볼 것이다. 프랑스는 와인을 만들어온 지 벌써 2000년이 넘었다. 소비자들도 그런 부분을 고려하지 않을까.” - 비싼 와인과 저렴한 와인의 맛 차이는 뚜렷한가? “가격과 품질이 전혀 상관없다고는 할 수 없다. 평균적으로 80~85%의 와인은 가격과 품질이 비례한다고 보면 된다. 터무니없이 가격을 매기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50유로짜리 와인이 10유로짜리 와인보다 5배 더 맛있다고는 할 수는 없다. 그건 또 다른 문제다. 그 외 15% 정도는 비례할 수도, 반비례할 수도 있다. 저렴한 가격에서 고품질의 와인이 탄생할 수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 좋은 와인의 기준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는 균형적인 와인이 좋은 것 같다. 입 안에서 한 가지 맛이 튀어버리면 다른 부분을 죽여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입 안에서 어느 것 하나 튀지 않고 조화로운 와인, 무난한 와인이 좋은 와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주관적인 판단이다. 어떤 이들은 강한 와인, 무게감 있는 와인을 가치 있게 평가하기도 한다.” - 이번 시음회에 나온 와인 중 가장 품질이 좋다고 생각하는 제품을 추천한다면? “가격대별로 꼽아보자면, 페라똥의 크로즈 에르미따쥬, 도멘 데 제스까라바이으의 라스또, 샤또 보쉔느의 꼬뜨 뒤 론을 추천하겠다. 특히 제스까라바이으의 라스또는 가격 대비 품질이 굉장히 뛰어나다. 마레농의 벙뚜도 좋은 와인이다.” 끝으로 올리비에 이사는 “한국 시장은 운이 좋다”며 “보통 시장이 작으면 인지도 있는 와인들이 주로 들어오는데, 한국은 작은 시장인데도 불구하고 다양한 종류의 품질 좋은 와인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는 말을 남겼다. 작지만 가능성 있는 한국 시장. 이 시장에서 론 와인은 ‘조화롭고 풍부한 맛’을 무기로 어떤 위치를 선점해 나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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