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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리끄 퓌셀코 “아프리카 감정 담은 얼굴에 감명”

에리트레아 작가 핏숨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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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50호 김대희⁄ 2011.11.28 11:02:44

그림을 좋아하면서 작품을 주기적으로 구매하는 사람을 흔히 아트 컬렉터(미술품 수집가)라 부른다. 이들은 갤러리와 작가들에게 있어 중요한 고객이자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하다. 인사동의 한 갤러리에서 작가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컬렉터를 만났다. 프랑스 라파즈 그룹의 계열사인 라파즈한라시멘트 CEO의 부인 프레데리끄 퓌쉘코(Frederique Puchercos)다. 그녀는 미술 작품을 구매하기도 하지만 아프리카 에리트레아의 작가 핏숨(Fitsum)을 후원하면서 그를 한국에 알리기 위해 전시까지 마련했다. 그녀는 핏숨을 후원하는 이유에 대해 “젊은 작가로서의 재능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고 후원하게 됐어요. 아프리카 작가뿐 아니라 국적을 불문하고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회사차원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후원해주고 싶어요. 작가에 도움을 줌으로써 마음속에 행복과 기쁨이 생겨요. 그림을 사거나 보는 것과는 다른 만족감이에요”라며 웃어보였다. 그녀는 어린 시절을 아프리카에서 보냈다. 카메룬과 모나코 등에서 살면서 자연스럽게 아프리카 미술을 접했고 친근함을 느꼈다. “10살 정도에 처음 아프리카 그림을 봤어요. 색감에서 태양빛 같은 강렬한 인상을 받았어요. 그러던 중 2006년 나이로비 인근 한 레스토랑에서 핏숨의 작품을 우연히 보게 됐는데 충격적이었어요. 한눈에 감동을 받았죠. 그의 얼굴 그림에서 깊이가 느껴졌고 사람의 얼굴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에 묘한 매력이 있었어요.”

그곳은 갤러리 카페 같은 곳이었고 핏숨이 전시를 하고 있었다. 20여 점의 그림이 걸린 가운데 그녀는 작가가 아끼는 최고 작품을 한 점 샀다. 이후 주위 지인들에게 핏숨을 홍보하기 시작했으며 그녀의 스폰서 역할이 시작됐다. 그녀가 핏숨의 작품에서 받은 감명은 대단했다. 핏숨을 초대해 그의 작품전을 자신의 집에서 열었고 지인들을 초대해 작품을 전부 팔아줬다. 작가로부터 어떤 대가도 받지 않은 순수 후원이었다. 이후 프랑스 파리로 초청해 또 한 번 전시를 열어줬다. 컬렉터이자 후원자인 그녀는 작가에게 어떠한 것도 함부로 요구하지 않는다. 함께 맞춰가야 모두가 함께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핏숨은 대형 작품을 주로 그리는데 이번 한국 전시에서는 작은 작품도 필요했다. 이런 이유를 모르는 핏숨은 대형 작품만 보내왔고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안 되겠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작은 작품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전했고 핏숨은 흔쾌히 응했다. 평소 작업실에서 주로 대형 작품을 그리는 핏숨은 작은 작품을 그리기 위해 그에 맞는 풍경을 찾아 먼 바닷가로 가서 작업했다고 한다. 후원자와 작가 사이에 쌓인 신뢰와 믿음이 만들어 낸 결과다.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는 그녀는 “미술관이나 갤러리, 박물관 등을 자주 방문하는데 너무 친절했어요. 마치 새로운 우리 집처럼 말이죠. 진심이 담긴 마음이 전해졌어요. 어린 시절 아프리카에 살았던 경험으로 가족의 소중함을 잘 알기에 한국인의 친절함이 너무 좋았어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미술은 그 나라 사람들의 정서와 정신을 느끼게 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말과 글을 몰라도 그림을 통해 각 나라의 문화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 내내 환한 웃음을 내비친 그녀는 “이번 전시가 핏숨을 한국에 알리는 계기가 되고, 한국과 아프리카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핏숨이 한국 미술을 직접 보고 또 다른 아이디어나 영감을 얻어갈 수 있는, 아프리카 미술과 다른 점을 배워갈 수 있는 경험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핏숨 개인전은 인사동 갤러리 통큰에서 11월 23일~12월 7일 열린다. 02)732~3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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