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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튜디오가 궁금하다]서울 ‘장애인창작 스튜디오’

장애예술가들이 내일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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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52호 김대희⁄ 2011.12.12 14:16:55

서울시창작공간은 2009년 5월 개관한 남산예술센터를 시작으로 2011년 1월부터 새롭게 맡은 장애인창작스튜디오, 2011년 5월 개관한 홍은예술창작센터까지 모두 11개의 공간으로 구성돼 운영된다. 모두 다양한 예술장르로 특화된 새로운 개념의 복합 문화예술공간이다. 도심의 유휴시설을 재활용해 운영되며, 예술가의 창작과 시민의 문화향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게 특징이다. 현재 서교예술실험센터, 금천예술공장, 신당창작아케이드, 연희문학창작촌, 문래예술공장, 성북예술창작센터,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 홍은예술창작센터, 장애인창작스튜디오, 남산예술센터, 남산창작센터가 운영 중이다. 장애인창작스튜디오는 장애 예술가들이 비장애인과 동등한 문화생산자로서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2007년 서울시가 종합운동장 내 중소기업제품 전시관을 재활용해 장애인 전용 창작공간으로 조성한 게 출발점이었다. 예술을 향한 의지에 장애-비장애 구분 없다 총 472㎡(120평)의 공간으로 이뤄져 있으며 전시실, 교육실, 창작실, 공동작업장 등과 장애인 입주예술가의 편의성을 고려한 전용 주차장과 화장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매회 기획·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입주 예술가의 작가적 성장을 위한 전문 교육프로그램, 공공미술 프로젝트, 아트페어와 입주예술가 연합전 등이 있다.

장애인창작스튜디오는 문화적 소외와 배제의 그늘 속에 있던 유망 장애 예술인에게 창작과 발표 및 교육공간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장애인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창작 활동을 촉진하며 그들의 비상을 지원한다. 문화복지 발전에 일조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민간협회에서 운영하던 이곳은 2011년부터 서울문화재단이 맡게 됐다. 이름도 기존의 ‘서울장애인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 ‘장애인창작스튜디오’로 바뀌었다. 현재 5기 입주 작가로 금무웅, 김병일, 김재호, 문승현, 박경묵, 박관우, 박혜경, 봉영선, 신재환, 엄덕용, 이용일, 임현주, 한정섭, 한형학 등 14명이 있다. ▶장애인창작스튜디오의 운영방향 ·장애 예술가에게 창작공간 및 창작활동 지원 ·장애 예술의 사회적 소통을 위한 문화네트워크 구축 ·지역 내 장애인 예술공간 모델 제시를 통한 창작공간 성장 발판 마련 ▶주요 프로그램 ·기획자 비평가 멘토링 프로그램(장애 미술인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사업) ·입주 작가들이 참여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장애 예술 유관단체의 교류 ·Able Fine Art Festival(장애 미술인의 창작 활성화를 위한 전시발표 사업) “미술적 역량 중요하지만 소통도 필수” 강득주 총괄 매니저 인터뷰

“장애인이라는 점을 부각시키지 않고 활동하는 작가가 많아요. 예술을 하는 데 장애와 비장애 구분을 둔다는 게 의미가 없다고 저도 생각해요. 이곳은 장애인을 위한 공간으로서 다른 어느 곳보다 장애 예술인들의 편의를 배려해 생활하기에 편리하게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하지만 오래된 시설이다 보니 시급히 개선할 여지도 많습니다.” 2007년 10월 개관한 장애인창작스튜디오는 민간단체에서 운영을 해왔다. 장애인들을 위한 첫 공간으로, 당시에는 창작센터라는 것이 큰 의미를 갖지 못했다. 무엇보다 유지관리가 힘들고 문제점도 많았다. 2011년부터 서울문화재단의 창작공간으로 재탄생하면서 강득주 총괄 매니저가 5월부터 이곳을 도맡아 살림을 꾸려가고 있었다. 8개월 남짓 이곳에서 장애인 예술가들과 생활하면서 가장 먼저 닥친 과제는 낡은 시설의 개선과 보수였다. 운영이나 지원에 대한 부분이 아직 많이 미흡하고, 배정 받는 예산이 적으니 재정적으로도 어렵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개선되는 부분에 대해 작가들은 만족해 하는 편이라고 한다. “사실 명칭을 바꿀 때 장애인이라는 단어를 빼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어요. 장애인에게 장애인이라고 하는 게 어찌 보면 더 차별하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명칭 때문에 입주를 꺼리는 작가들도 있어요. 다른 창작스튜디오들은 지역 이름을 쓰는데 이곳만 예외인 거죠. 일반 작가들과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합니다.” 앞으로는 공간에 변화를 주면서 외부 작가들을 초청해 워크숍도 진행할 계획이다. 서로 교류하면서 창작의 계기를 만드는 공간으로 만드는 작업이다. 더 나아가 장애인 작가라는 성격규정을 없애고 글자 그대로의 작가로서 전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게 바람이다. 다른 나라 장애인 작가들과의 국제교류전도 열고자 한다. 이곳에 와서 장애인 분야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게 됐다는 그는 알고 보면 이전에 서대문 장애인 복지관에서 수업을 진행한 경험도 있다. 주변에 장애를 가진 지인도 있어 이곳에 적응하기가 수월했으며 입주 예술가를 위한 생각이 남달랐다. 그래도 처음에는 대화가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각각 다른 장애를 가진 작가들이 입주하다보니 지금도 소통이 제일 힘든 부분이다. 소통 방법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개선해 나가려 노력 중인 이유다. 최근 5기 입주 작가를 맞이한 그는 사회에 적응하면서 그 속에서 서로 소통하고 생활해 나가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입주 작가들을 보니 사회성도 많이 생기고 성격도 많이 변하는 것 같아요. 미술적 역량도 중요하지만 서로 소통하고 교류함으로써 얻어지는 사회성이 작가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다른 작가들과 소통이 큰 도움” 3, 4, 5기 입주 작가 문승현

“많은 작가들이 모여 있다 보니 서로간의 소통이 잘 되요. 특히 네트워크가 활성화돼 너무 좋아요. 혼자 작업할 때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다른 작가들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작업하고 있어요.” 3기와 4기를 거쳐 현재 5기 입주 작가로 활동 중인 문승현 작가는 뇌병변1급 장애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 장애는 장애일 뿐 예술 감각은 비장애인 못지않다. 처음 장애인창작스튜디오에 입주했을 당시와 지금을 비교하면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이곳에 입주함으로써 다른 작가들과 공유할 수 있는 소통의 창구가 생겼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그는 꼽았다. 그의 그림 소재는 구름이다. 그가 그리는 구름은 일반적인 구름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그 속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어릴 때 기억을 떠올려 봤어요. 누워서 떠다니는 구름을 보며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던 기억이죠. 다양한 구름의 형상이 인간의 언어를 만들어낸 계기가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그래서 그는 구름이 인간에게 말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한다. 그는 “최근 제 구름이 많이 무거워져 보인다는 얘기, 내면세계의 꿈틀거림이 느껴진다는 말 등을 듣는데, 틀리지 않다”고 말했다. 그가 궁극적으로 추구하고는 바가 바로 인간의 내면과 정신성, 예술이 주는 감동이기 때문일 것이다. “배우고 경험하며 작업이 충실해졌어요” 3, 4, 5기 입주 작가 한형학

“이렇게 (장애인) 작가들이 모인 공간은 여기가 처음이에요. 교류하면서 생활하는 게 좋았죠. 이곳에서 보고 배우고 많은 경험을 하면서 작품도 많이 만들었어요. 전시 제의도 왔고 만족하고 있어요.” 청각2급 장애를 가진 한형학 작가는 서양화를 하지만 알고 보면 다방면에 숨은 재주꾼이다. 컴퓨터 그래픽 작업은 물론 일러스트 작업도 하고 도자기까지 배운다. 작업의 범위를 넓혀가는 노력파다.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과 교류하며 많이 배우고 경험했다는 그는 이곳에서 3기와 4기를 거쳐 현재 5기 입주 작가로 활동 중이다. 높은 파도 속에 하얀 백마가 뛰어가는 모습이나 예수의 얼굴을 그린 그림, 계곡의 깨끗한 물속 등 그의 작품에는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한다. 꿈에서 본 풍경 또는 꿈에서 보고 싶은 모습을 작품으로 그리기도 한다. 자신이 본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캔버스에 옮긴다. 때문에 사실적인 표현이 주를 이룬다. “시대는 참 빠르게 변해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한국의 경치를 작품으로 표현해 남기고 싶어요. 변해가는 세월 속에 어린 시절이 기억에 남듯이 말이죠. 앞으로 서로 공감하는 예술을 만들고 싶어요.” ▶장애인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하려면? 문화예술 관련 단체 및 개인 예술가의 순수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예술가 입주를 진행하는데 신청 시기는 서울시창작공간 및 관련 사이트에 별도 공지한다. 신청 분야는 시각예술(서양화, 한국화, 판화, 만화, 일러스트, 컴퓨터그래픽), 미디어(사진, 영상), 복합예술(설치, 조소, 서각) 등이다. 신청 자격은 전용 스튜디오(작업실)를 소유하지 않는 국내 장애 예술가로서 스튜디오 사용 시 활동제약이 없거나, 활동보조자의 도움이 가능해야 한다. 또한 공모 분야에서 활동 경력이 있거나 작품을 준비 중인 장애예술가면 된다. 입주 기간은 계약일로부터 1년이며 재입주 신청이 가능하다. 접수는 방문 또는 등기우편 및 온라인 접수가 가능하다. 입주 심사는 심사위원회(재단 또는 외부 전문가 5인 내외)가 진행하며 1차 서류심사와 2차 인터뷰 그리고 최종선정 과정으로 진행된다. 입주자의 준수 사항으로는 매월 15일 이상 공간을 사용해야 하며 장애인창작스튜디오 운영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서울시창작공간 운영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장애인창작스튜디오 홈페이지(www.seoulartspace.or.kr/G10_jamsil/main.asp)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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