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내놓은 웹브라우저 크롬 사용자가 점차 늘고 있다. 11월 부동의 전 세계 점유율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파이어폭스를 능가했다. 국내 점유율도 1년 전과 비교해 상당한 변화가 있다. ‘웹을 통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구글의 정책이 크롬을 통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크롬의 약진, 그 이유는 무엇일까? 크롬은 2008년 9월 2일 출시됐지만 처음에는 불안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09년 5월 속도와 안정성을 향상시킨 2.0 버전이 배포됐다. 출시 1년 만에 속도 향상과 HTML5를 지원 하는 버전이었다. 크롬을 선보인 지 3년이 지난 현재는 크롬 15버전이 출시된 상태이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2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버벅거림 없는 빠른 속도 크롬의 강점은 무엇보다도 빠른 속도에 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지난해 9.0을 발표하면서 ‘눈에 띄게 빨라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크롬과 비교하면 느리다. “웹브라우저 속도 차이가 나봐야 거기서 거기 아니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지만 기존 인터넷 익스플로러 사용자에게 크롬을 설치하고 쓰게 해보면 너나할 것 없이 “빠르다”라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인터넷 익스플로러 9.0을 사용하는 사람들보다는 이전 버전인 인터넷 익스플로러 6.0~8.0을 사용하는 국내 사용자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크롬의 속도는 놀라울 정도다. 부동의 2위였던 파이어폭스도 기존 인터넷 익스플로러보다는 빠르지만 크롬과 비교하면 다소 느리다. 크롬의 성능은 탭을 열어 봐도 알 수 있다. 10개의 탭은 기본, 수십 개의 탭을 열어놔도 많이 느려지지 않는다. 반면 익스플로러는 탭을 5~10개만 열어둬도 상당히 느려지는 현상을 느낄 수 있다. 웹브라우저를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 크롬으로 변경한 이명화 씨는 “업무 상 여러 메일을 띄워놓고 검색어 결과 등의 탭들을 많이 띄워 놓는데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성능 좋은 데스크톱 PC로 작업해도 상당히 버벅거린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구글 크롬의 경우는 10~20개의 탭을 띄워놔도 작업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며 빠른 속도감 때문에 크롬을 애용한다고 말했다. 크롬은 간편하다는 장점도 있다. 크롬을 설치하면 검색엔진을 선택하도록 돼 있다. 네이버나 구글 등 자신이 원하는 검색엔진을 고르고 나면 검색엔진에 들어가 검색어를 타이핑 할 필요 없이 주소창에 자신이 원하는 검색어를 적으면 바로 해당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 ‘웹스토어’로 게임 등 내려받을 수 있어 크롬은 빠르고 간편하다는 점 뿐 아니라 다양한 확장 프로그램이 매력적이다. 크롬은 웹브라우저 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매우 다양하다. ‘웹스토어’를 통해 다른 이들이 제작한 프로그램들을 브라우저 내에 직접 설치하고 활용할 수 있다. 아이폰의 앱스토어,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켓 같은 생태계를 조성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크롬의 확장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모은 모바일 게임 ‘앵그리 버드’도 스마트폰이 아닌 웹브라우저에서 즐길 수 있다. 또한 구글 캘린더, 구글 메일 등을 보다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웹브라우저에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은 각각 크롬 웹스토어에 확장 프로그램들을 선보인 상태며 이를 활용하면 업무상 웹 브라우저를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이 매번 스마트폰이나 페이스북, 트위터를 찾을 필요 없이 업데이트 상황을 알 수 있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에 매력적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는 크롬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면 더욱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안드로이드와 크롬이 구글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능들이 크롬과 안드로이드폰에서 연동된다. 특히 구글 ‘Chrome to Phone’ 확장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더욱 활용도가 높아진다. ‘Chrome to Phone’ 확장 프로그램을 크롬에, 그리고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Chrome to Phone’ 앱을 받아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컴퓨터에서 원하는 웹페이지를 저장해 안드로이드폰에 바로 보낼 수 있다. 웹페이지 뿐 아니라 지도, 현재 선택한 텍스트와 전화번호도 클릭 한번으로 손쉽게 스마트폰에서 보고 저장할 수 있어 편리하다. 크롬 브라우저 이용자 김준민 씨는 “익스플로러가 답답해 보여서 크롬으로 바꿨는데 많은 부가기능에 깜짝 놀랐다”며 “특히 간단히 즐길 수 있는 게임들도 많은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SNS로 페이스북을 자주 이용하는데 스마트폰을 통해 매번 들어가거나 아니면 홈페이지를 자주 찾아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며 “구글 크롬의 확장기능을 통해서 페이스북에 누가 업데이트를 했는지, 안 읽은 메시지가 몇 개인지 브라우저 내에서 간단히 확인이 가능해 페이스북 이용이 수월해졌다”고 덧붙였다. 해외선 훨훨, 국내선 맥 못 춰 크롬이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긴 하지만 국내 이용자들에게 다소 이용이 힘든 부분이 있다. 다름 아닌 액티브엑스(Active X)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맞춘 국내 웹페이지들 때문이다. 국내 대부분의 은행권 사이트들은 액티브엑스를 이용한 플러그인 프로그램들을 설치해야 구동된다. 쇼핑몰도 마찬가지다. 인터넷 쇼핑이 대세가 된 시대에 액티브엑스 탓에 쇼핑을 하려면 익스플로러를 이용해야 한다. 크롬 브라우저 안에 익스플로러를 이용할 수 있는 부가기능을 설치해도 되지만 다소 불편하고 느린 게 단점이다. 또한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맞춰져 있는 국내 현실 때문에 일부 사이트에서 음악이 들리지 않거나, 사진이 업로드 되지 않기도 한다. 또 인터넷 강의 같은 콘텐츠가 실행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크롬이 유독 국내에서만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다. 웹 분석업체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11월 전 세계 웹브라우저 시장 점유율 1위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40.63%에 달한다. 파이어폭스를 제치고 2위에 오른 크롬은 25.69%다.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의 4명 중 1명이 크롬을 사용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국내로 눈을 돌리면 완전히 딴 세상이다. 국내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사용자는 82.49%로 압도적 다수다. 10월의 86.5%에 비하면 한 달 만에 4% 이상 급감한 수치이긴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이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한다는 결과다. 크롬의 경우 11월 웹브라우저 점유율은 10.14%였다. 10명 중 1명꼴로 이용하는 셈이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서비스 제공 업체로서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익스플로러에 맞출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크롬 브라우저를 사용하고 있는 윤병필 씨는 “크롬이 빠르다는 장점은 분명 존재하지만 국내 환경에서 크롬을 사용하기에는 다소 불편함이 있다”며 “크롬을 주로 사용하지만 쇼핑이나 인터넷 뱅킹처럼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최적화된 웹페이지에 들어가야 할 때는 익스플로러를 이용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