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늘면서 중요한 일이 생기거나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스마트폰에 메모하는 것이 점차 일상화됐다. 예전 스마트 기기들이 없을 때는 메모장과 펜을 준비해야 했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이 보급되면서 여러 앱을 통해 기록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언제 어디서나 일을 한다는 스마트워크가 점차 활성화되면서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메모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를 가릴 것 없이 많은 메모 앱들이 출시돼 사용자들을 반기고 있다. ‘어썸노트’ ‘스프링패드’ 등 메모 앱들은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마켓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노트 앱 중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에버노트에 대해 살펴봤다. 에버노트는 2007년 ‘모든 것을 기억하자(Remember Everything)’를 모토로 태어났다. 에버노트는 창업 이후 4년 만에 이용자가 1600만 명을 넘어섰고 매월 120만 명이 새로 가입하고 있다. 에버노트는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음성입력 등을 통한 메모가 가능하고 이를 클라우드 서비스로 인터넷이 연결된 모든 시스템에서 동기화할 수 있다. ‘모든 것을 기억하자’가 모토 예를 들면 아이폰에서 녹음한 파일을 아이패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데스크탑 PC에서 이를 편집할 수 있다. 이동 중에 잠시 생각난 아이디어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적어두고 이를 사무실, 집 PC 등으로 꺼내 쓸 수 있도록 해 준다. 운영체제, 브라우저, 기기에 상관없이 언제 어디서나 ‘저장한 기억’에 접속할 수 있고 편집이 가능하다. 현재 에버노트는 모든 브라우저와 윈도우, 맥OS 등 PC 운영체제는 물론 iOS, 안드로이드, 블랙베리, HP 웹OS, 윈도우 모바일, 윈도우 폰7, 도코모 i모드 등 다양한 모바일 운영체제를 지원한다. 전체 이용자의 75%는 2개 이상의 플랫폼에서 에버노트를 이용하고 있다. 최근 에버노트는 세쿼이어 캐피탈(Sequoia Capital)로부터 5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아 글로벌 사업 확장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버노트는 창업 초기 자금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었었지만 에버노트 사용자인 한 스웨덴인으로부터 50만 달러를 투자받은 일화는 업계에 잘 알려져 있다. 업무와 일상의 기록 수월해져 에버노트의 국내 사용자들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메모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데스크탑 PC 등 운영체제에 영향을 받지 않고 무료도 다양한 기능들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버노트는 업무용으로 쓰기에 편리하다. 업무 회의를 할 경우 회의에서 나온 내용, 일시, 사람을 따로 노트에 작성하지 않고 에버노트에 적어두고 공유하면 노트를 일일이 복사할 필요 없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다. 또한 상대방이 제공하는 회의 자료도 폰 카메라로 찍거나 PDF파일로 변환시켜 에버노트에 저장하면 필요 시 열어볼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읽고 있는 책의 좋은 구절 등을 에버노트에 저장하고 열람할 수 있으며 다녀온 식당 중 추천할 만한 곳은 사진으로 찍어놓고 전화번호를 저장해 다음에 찾기 쉽도록 할 수도 있다. 저장한 노트를 지인에게 보내 알려줄 수도 있다.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 에버노트는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12월7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에버노트 유저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새로 임명된 에버노트 아시아 태평양 사업본부장인 트로이 말론(Troy Malone)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11명의 에버노트 열혈 사용자들이 자신들만의 사용기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말론 사장은 “에버노트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인 한국에서 사업을 강화할 수 있게 돼 기쁘다. 한국의 에버노트 사용자들은 매우 열정적일 뿐만 아니라, 에버노트를 널리 알리는 데 적극적”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에버노트는 전 세계적으로도 아주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한국은 그 중에서도 가장 빠른 시장”이라며 “강력한 첨단 모바일 기술을 신속하게 받아들이는 한국인의 저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앱을 내려받은 한국 사용자 중 47% 이상이 에버노트를 실제 사용하고 있다”며 “한국어 고객 지원팀과 한글 문의 사이트를 만들어 한국어 서비스 지원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에버노트 유저컨퍼런스에서 사용기를 발표한 김해외국어고등학교 박승훈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에버노트를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업 아이디어, 작은 아이디어도 생각나는 순간 바로 녹음해두고 추후 이를 이용해 독창적인 수업을 한다. 학생들은 참고 자료를 수집할 때 아이폰 앱으로 스캔을 하거나 노트를 기록해 수업에 활용한다. 또한 동료교사들과 다음 해 수업 자료들을 에버노트를 통해 공유해 활용한다. 수업에 대한 피드백을 에버노트로 받고 있으며, 향후 진행할 수업 내용들도 에버노트의 공유 기능을 통해 학생들에게 전해진다. 취업준비생 이다희 씨는 에버노트를 사용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 씨는 에버노트를 사용하게 된 뒤로부터 지하철 자투리 시간을 건설적으로 이용하게 됐다. 평소에는 친구들과 수다하기에 바빴지만 웹 서핑 중 흥미롭거나 필요한 자료들을 스크랩해서 지하철에서 자주 보곤 한다. 또한 지하철에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로 수업 자료들을 미리 살펴본다. 이 씨는 “강의 노트를 종이로 보관하면 잃어버리기 쉽고 어디에 보관했는지 찾기가 수월하지 않았지만 중요한 부분만 사진을 찍어 에버노트에 올려두면 정리하기도 편하고 이동 중에 공부하기도 훨씬 수월하다”며 “공모전의 프레젠테이션 준비에도 지저분하게 종이를 사용하지 않고 에버노트에 올려둔 프레젠테이션 파일들을 이용할 수 있어서 편리했다”고 말했다. 에버노트는 스마트폰과 기기를 통한 입력 뿐 아니라 손 필기를 인식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8월 이미지 편집 앱 ‘스키치’를 인수하며 독자적인 필기인식 기술 개발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 9월29일에는 정식 필기인식 기술 적용을 앞두고 한글 문자인식 기술 개선을 위해 한국 이용자 참여를 요청하는 문서를 웹에 공개했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스마트폰에서 에버노트를 통해 적은 내용을 자동인식해 텍스트로 변환해 적을 수 있다. 유료 공유 서비스의 가격이 다소 부담 에버노트에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공유한 메모를 다른 이용자가 편집해야 할 경우 유료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광고 등 다른 수익구조가 없는 상황에서 유료 가입자를 통한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조건이긴 하지만 한 달 5달러, 1년 45달러라는 비용은 만만치만은 않다. 물론 강력한 기능을 이용하기 위한 유료 서비스라고는 하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이긴 하다. 또한 무료 서비스의 경우 매월 60MB의 업로드가 가능한 반면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는 매월 1GB까지 가능하다. 이미지 파일이 많은 블로그나 뉴스를 노트에 수집하는 일이 많은 사용자의 경우 무료 이용이 다소 버겁다. 동기화 되는 파일도 이미지, 오디오, PDF 등 파일은 무료 서비스에서 지원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