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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튜디오 특집]서울시창작공간을 가다 - 1 ‘금천예술공장’

국제적 통합장르 프로젝트의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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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54-255호 김대희⁄ 2012.01.02 14:11:48

금천예술공장은 금천구 독산동의 옛 인쇄공장을 리모델링한 공간이다. 글로벌 미학과 지역성을 실험하는 국제 레지던시이자 공동 프로젝트 스튜디오를 지향하는 신개념 공간이다. 금천예술공장은 레지던시 스튜디오 19개 실과 호스텔 5개 실, 공동 작업실 및 공연연습실 등을 갖췄다. 건물은 지하 1층에 지상 3층, 그리고 부속창고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서 시각예술, 설치·영상, 공연·실험예술, 예술기획·비평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은 각자의 작업 규모에 맞게 5~17평의 작업실을 배정받아 6개월~1년 단위로 작업을 하고 있다(기간 연장도 가능). 또한 프로젝트에 따라 국내외 단기 입주 작가들도 입주해 다양한 작업을 진행한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오픈 스튜디오 및 기획전, 국제 심포지엄, 지역연계 교육프로그램, 커뮤니티 아트 프로젝트, 다빈치 아이디어 공모, 해외 예술가 교환 프로그램 등이 있다.

금천예술공장 입주 작가 공모 분야는 시각, 설치, 영상, 공연, 글로컬(글로벌과 로컬) 미학, 이론, 비평 등이다. 응모 자격은 국내외 문화예술 창작 및 기획 관련 개인 또는 예술그룹(대학생 제외)으로서 △전용 스튜디오(작업실)를 창작활동 공간으로 소유 또는 사용(운영)하고 있지 않은 개인 또는 예술그룹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국제적인 협업이 가능한 개인 또는 그룹 △지역 주민 및 학생들과의 예술 프로젝트가 가능한 개인 또는 그룹이다. 입주 조건은 매월 15일 이상 공간을 실제로 사용한다는 것과, 공간 사용비(평당 5000원)를 부담하는 것이다. 현재 3기 입주 작가로 김보중, 김재범, 안데스, 전소정, 옥인콜렉티브(이정민, 진시우, 김화용), 미켈란젤로피스 똘레또밴드(박보나, 조은지), 리슨투더시티(박은선, 권수정, 양으뜸, 김준호), 믹스라이스(조지은, 양철모) 등 15명이 활동하고 있다. 외국인 예술가는 1월 입주 예정이다. “합리적 공간과 주변 환경이 큰 도움” 금천예술공장 3기 입주작가 김보중

“남는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공간이 잘 꾸며져 있어요. 잘 압축해서 효율성 있게 만들어진 공간 같아요. 생활 주변 풍경을 그리면서 의미를 찾는 저에게는 더 많은 이야기꺼리와 많은 도움을 주는 작업 공간이에요.” 2011년 9월에 입주한 김 작가는 우리가 사는 도시 풍경을 그린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작가 자신이 직접 생활하는 주변 풍경이다. 그는 누구나 쉽게 인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풍경을 소재로 삼는다. 그의 작품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일반적인 풍경화는 아니다. 보이는 모습보다 그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찾고 전달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현재 보이는 상황들에서 말하려는 의미와 메시지를 찾고자 해요. 제 작업은 아름다움보다 그 이면의 의미에 더 많은 중점을 두죠. 도시 변두리의 자연환경이나 재건축 단지 등 사회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변하는 풍경이 제 작업의 소재입니다.” 일반적인 산수화나 거리 풍경과 달리 그에게 보이는 풍경은 소재일 뿐 찾고자 하는 의미는 완전히 다르다는 얘기다. 계속 변하는 도심 풍경이 그에게 끝없는 소재를 제공하듯 지금의 작업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란다. 이곳에 입주하기 전 경기창작센터에 입주했었다는 그는 합리적으로 잘 꾸며진 금천예술공장의 공간 구성을 장점으로 먼저 꼽았다. 인쇄공장을 창작공간으로 바꾼 곳이지만, 직접 방문해 보면 너무나 깔끔하고 정교하게 재탄생된 모습을 보여 준다. 더욱이 도심에서 멀지 않아 접근성도 좋고, 의미있는 소재를 찾기에도 좋은 곳이라고 그는 말했다. “버려진 물품 모으니 환경 이야기가 돼요” 금천예술공장 3기 입주작가 안데스

작은 작업실에 들어서는 순간 위아래로 수두룩하게 걸려 있는 옷이 보인다. 옷 가게에 잘못 들어왔나 하는 착각에 주위를 둘러보니 온갖 다양한 물건들이 모아져 있다. “옷을 좋아해 5년 전부터 옷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모두 싸구려 옷들이에요. 대개 1000원짜리고 비싸 봐야 2000원짜리에요. 버려진 옷들일 뿐 모두 헌옷은 아니에요.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어요.” 옷을 비롯해 여러 버려진 물품으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작가 안데스는 옷을 모으다 보니 왜 옷을 버릴까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요즘에는 옷의 회전율이 빨라지면서 버려지는 옷도 점점 많아진다고 했다. 옷의 쓰레기가 쌓여간다는 얘기다. 이렇게 모아온 옷만을 입는 그녀는 주변 지인들을 불러 수집한 옷으로 패션쇼와 파티도 연다. “패션도 우리 생활인데 이렇게 우리 생활로서의 옷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각자가 입고 온 옷이 아니라 주워온 옷을 입히면 각자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사람은 어떠한 옷을 입느냐에 따라 행동이나 생각이 달라지니까요.” 사실 그녀의 원래 직업은 디자이너였다. 취미로 옷을 모으던 것이 작업이 됐다. 무작정 수집하는 데서 이제는 선택적으로 가려서 수집한다. 다재다능한 그녀는 장난감 악기로 구전동요를 부르는 밴드도 운영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작업공간이 필요했고 2011년 9월 금천예술공장에 입주했다. 좋은 시설과 작업실 그리고 별도의 공동 작업장이 있어 미술 작업을 계속하면서 밴드 연습도 할 수 있어 대만족이다. “원래 작업실이 따로 없었어요. 집에서 작업하면서 작업실이 필요없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집이 작업실이 돼 있더라고요. 입주 뒤 작업과 생활이 분리되는 경험을 하면서 고민 중이에요. 공간은 필요한데 또한 제 작업은 생활과 분리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녀의 고민이 어떻게 해결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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