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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라희, 미술계 파워 1인자로 재등극

2011년 미술계 분야별 순위…서울시립미술관 5년 연속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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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56-257호 왕진오⁄ 2012.01.16 13:57:02

침체된 경기만큼이나 한국미술계는 지난해 고군분투의 길을 거쳐왔다. 그래도 미술인들은 암중모색을 그치지 않았고 나름 성과도 냈다. 용 기운을 받아 새해 미술계가 다시 용틀임을 준비하는 가운데 작년의 실적을 돌아보는 것도 의미있다. 2011년 한국 미술계와 미술시장의 흐름을 돌아보는 ‘2011 한국 미술계의 힘’ 순위를 (사)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와 월간 아트프라이스가 발표했다. 이 순위는 발송된 설문 7100여 건 중 응답한 5734건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다음은 분야별 순위의 요약이다. ① 한국 미술계를 움직이는 대표적인 인물에는 리움미술관 홍라희 관장이 다시 1위로 등극. ② 가장 가고 싶은 미술관에 5년 연속 '서울시립미술관'이 1등을 차지. ③ 가장 가고 싶은 화랑은 1위 갤러리현대, 2위 가나아트센터, 3위 국제갤러리 순. ④ 한국을 대표하는 생존 작가는 1위 이우환, 2위 천경자, 3위 김종학. ⑤ 작품 값에 대한 신뢰되는 15.1%에 불과. ⑥ 미술에 관련 정보를 가장 많이 얻는 루트는 전시장(40.2%)과 인터넷(30.4%)이 양대 산맥. 다음은 각 항목의 구체적 사항들.

한국 미술계를 움직이는 대표적인 인물은? 1위 삼성미술관 리움의 홍라희 관장, 2위 갤러리현대의 박명자 회장, 3위 (전)서울시립미술관의 유희영 관장이 각각 선정됐다. 2010년에 한국 미술계 파워 인물 2위로 밀렸던 홍 관장이 2년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해 눈길을 끌었다. 2010년만 빼고 2005~2009년 5년 연속 1위를 지킨 저력이 다시 살아난 셈이다. 이는 삼성특검으로 잠시 자리를 떠났던 관장 자리에 그가 작년에 복귀함에 따라 앞으로 미술계에 미칠 폭넓은 영향력을 미술 관계자들이 평가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동안 잠잠했던 리움미술관은 홍 관장의 복귀 이후 ‘코리안 랩소디’ 전부터 ‘조선화원대전’에 이르기까지 대형 기획전을 진행해 많은 주목과 호평을 받았다. 2위와 3위에 오른 박명자 회장과 유희영 전 관장 역시 꾸준히 높은 점수를 받는 미술계의 대표적인 인사들이다. 특히 박명자 회장은 강북과 강남에 3개 전시장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기획전을 선보여 국내 최고의 화랑 운영자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퇴임한 유희영 관장은 오랜 연륜으로 다진 ‘조용한 카리스마’를 인정받았다. 특히 그는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공모에 이름을 올려 다시 한 번 미술계의 주목 인사가 됐다. 이어 한국화랑협회장으로 활동하는 표미선 회장이 6위에서 4위로 상승했으며, 5위를 차지한 이호재 서울옥션 및 가나아트갤러리 회장은 예술의전당에 일본에서 환수한 약탈 문화재 등 서예 컬렉션 128점을 기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6위에는 이두식 부산비엔날레운영위원장이, 7위에는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이 각각 올랐다.

가장 가고 싶은 미술관은? 서울시립미술관이 2007년부터 꾸준히 정상을 지키며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은 뛰어난 접근성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지난해 3월 ‘색채의 마술사 샤갈’ 전에 이어 상반기에 개최된 ‘도시를 스케치하다’, ‘서울도시 탐색’ 전은 산업화로 급격하게 변화한 한국의 도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전시의 시작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위에 오른 리움미술관(관장 홍라희)은 지난해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미술관 중 하나이다. 오는 1월 29일까지 진행하는 ‘조선화원대전’은 작품의 질적 수준과 완성도 그리고 디지털 첨단기술과의 이상적인 결합 등을 통해 가장 성공한 전시모델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특히 소품이 대다수인 우리의 우수한 전통 회화를 일반 관람객들이 편안하면서도 세세히 관찰할 수 있게 한 체험형 전시로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외에도 ‘코리안 랩소디 - 역사와 기억의 몽타주’ 전을 비롯해 고미술 및 현대미술 상설 전시는 국내는 물론 해외 관람객에게도 자랑할 만한 문화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3위에 오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은 인상파의 작품을 선보인 ‘오르세미술관 소장품’ 전, ‘놀이의 순간’ 전, ‘스키타이 황금문명’ 전 등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한 전시를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4위와 5위는 각각 국립현대미술관과 덕수궁미술관에 돌아갔다. 국립현대미술관 본관이 과천에 있다는 지리적 한계점 그리고 서울관의 역할을 맡고 있는 덕수궁미술관의 소극적인 전시활동이 아쉬움을 남긴 순위다. 특히 최근 개최된 ‘소통의 기술’, ‘추상하라’, ‘이것이 미국미술이다’ 등의 전시는 현실적 정서를 앞서가는 전시로서, 전문가와 일반 대중에게 미술은 어렵다는 사실을 일깨운 기획으로 받아들여진다. 6위를 한 국립중앙박물관은 그 이름만큼이나 선 굵은 한 해를 장식했다. 145년 만에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 전시엔 10만 인파가 몰렸다. 또한 현재도 일본의 국보급 불교 미술품 59점을 선보이는 ‘일본 비와호 지역의 불교 미술’ 전을 진행 중이라 명실공이 한국을 대표하는 박물관으로 꼽힐 만하다. 7위를 차지한 간송미술관은 수많은 화제를 낳은 산실이다. 작은 규모에 비해 언제나 절대적 수준의 소장품을 활용한 내실 있는 전시로 많은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개최한 봄 정기전 ‘사군자대전’, 가을 정기전 ‘풍속인물화 대전’ 역시 전통회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전시로 기억됐다.

가장 가고 싶은 화랑은? 갤러리현대가 2년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했다. 2위에는 2010년 선두였던 가나아트센터가, 3위는 전년도에 이어 국제갤러리가 각각 올랐다. 이어 학고재와 아라리오갤러리가 4, 5위를 차지했다. 1위를 차지한 갤러리현대(회장 박명자)의 2011년은 어느 해보다 분주했다. ‘장욱진 20주기’ 전을 시작으로 ‘도윤희’ ‘프랑수와 모렐레’ ‘靑-비욘드블루(Beyond the Blue)’ ‘이우환’ 전 등 굵직한 전시를 연이어 선보였다. 특히 장욱진과 이우환은 이름의 무게감 만큼이나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로서 갤러리현대의 기획전이 눈에 띄었다. 2위는 평창동 가나아트센터(대표 이옥경)가 차지했다. 이 화랑은 구 서울옥션 사옥의 가나컨템포러리 및 가나아트부산 등으로 전시공간을 늘렸다. 가나아트센터만큼 폭넓은 작가 층의 전시를 펼치는 전시공간도 드물다. 평창동 본관에선 특유의 인물 모상 조각에 구원의 메시지를 담은 조각가 최종태, 8년 만에 ‘토털아트’ 신개념의 개인전을 선보인 임옥상, 숲의 빛을 옮긴 도성욱,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초현실적 공간의 이미지를 구현한 유선태, 조각의 고정관념을 깬 김인겸 등 개성 강한 작가들의 전시를 연달아 개최했다.

2011년 국내 경매의 작가별 낙찰 총액 순위 1위는 62점, 73억 원의 이우환 화백이 차지했다. 70억 원을 약간 넘긴 김환기 화백이 2위. 이우환은 2010년에 비해 13억여 원 정도 증가한 반면, 김환기는 14억여 원 정도가 줄어 순위가 바뀌었다. 3위는 이대원으로, 26억 원에 달하는 낙찰 총액을 기록해 2010년의 6억 원(8위)에서 일약 3위로 뛰어올랐다. 한편 한국에서 꾸준히 사랑을 받는 야요이 쿠사마는 낙찰 총액 순위에서 4위에 올라 콜렉터들에게 인기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줬다.

2011년 국내경매 낙찰가 톱 100 국내 8개 경매사(서울옥션, K옥션, 아이옥션, 에이옥션, 옥션단, 꼬모옥션, 마이아트옥션, AT옥션)가 개최한 경매에 총 75회 출품된 에드가 드가의 ‘열네 살의 어린 무용수’가 20억 2500만 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돼 1위에 올랐다. 이 작품은 높이가 1m에 좀 못 미치는 조각상으로, 후기 인상주의의 대표 화가인 드가가 회화뿐 아니라 조각에도 뛰어난 재능을 가졌음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어린 무용수의 모습을 극사실적으로 보여주는 드가의 대표적 조각 작품이다. 2위는 마이아트 옥션에 출품된 ‘백자청화산순문호형주자’였다. 19세기경 제작된 물품으로 15억 6000만 원의 낙찰 기록을 세웠다. 3위는 2010년 낙찰가 1위를 기록했던 마르크 샤갈이었다. 추정가 18억 원에 출품된 그의 ‘결혼과 서커스’는 예상에 못 미치는 15억 4000여 만 원에 낙찰됐다. 4위에는 르누아르, 5위에는 김환기의 작품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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