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 해인 2012년.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 로비에 흑룡이 나타나 소원을 접수받고 있다. 물론 소원을 진짜로 들어주는 건 아니다. 하지만 ‘꿈은 이뤄진다’고, 소원을 비는 것만으로도 소원의 실현은 점점 가까워지는 것 아닐까. 서울스퀘어 로비에 나타난 흑룡의 이름은 ‘벤타 에코미르’다. 독일계 기업 벤타코리아가 제조하는 에어워셔 가운데 폐기 처분될 제품들의 부속을 일일이 해부하고 형상에 맞도록 임옥상 작가가 직접 제작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벤타코리아의 기업이념이자 핵심기술인 환경친화적 개념을 용이라는 상징물로 형상화한 것이다. 미술의 사회적 기능을 확장시키려는 임옥상의 작업 철학도 이번 작품의 근간을 이룬다. 물의 상징화를 위한 작가의 상상력은 위용 넘치는 용의 이미지를 탄생시켰고, 그 이미지는 벤타코리아의 아이콘으로써 형상화될 수 있었다. 이는 아트마케팅의 긍정적인 결과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이름 ‘벤타 에코미르’는, 벤타코리아와의 협업 프로젝트라는 의미에서 ‘벤타’라는 가족 이름에,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 이미지를 나타내는 ‘에코’, 그리고 용의 순수 우리말 ‘미르’를 합쳐 만들었다. 이 작품은 이미 2011년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임옥상 개인전 ‘임옥상의 토탈아트’ 전에 출품됐었다. 이어 2011 KIAF(키아프)에서 BMW와 제프 쿤스의 협업인 아트 카(art car) 시리즈 작품과 함께 한국 작가의 대표적인 기업 협업 작품으로 전시된 바 있다. 이런 작품은 전시공간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이는 효과는 물론 그 공간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에게 흥미로운 인상을 줌으로써 재방문의 필요를 느끼게 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가나아트는 흑룡의 해를 맞아 아트마케팅의 하나로 ‘벤타 에코미르’를 전시하면서 1월 31일까지 그 앞에서 소원을 빌고 명함박스에 명함을 넣은 관람객을 추첨해 벤타에어워셔 1대를 증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