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씨(25)는 여자친구와 서울 홍대앞 와인바에 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스마트폰의 위치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이하 위치기반 SNS)를 통해 그 와인바를 미리 들른 지인들의 평가를 확인한다. 이전에는 그 점포를 방문한 블로거의 글들을 인터넷 검색으로 살펴봤지만 ‘문제 있는’ 파워블로거들이 조사를 받았다는 뉴스를 본 이후에는 위치기반 SNS를 통해 믿음이 가는 지인들의 평을 주로 보게 됐다. 와인바에 이어 근처 커피숍을 찾아갔다. 이 커피집을 내가 다녀갔다는 ‘체크인’을 스마트폰으로 하면 커피를 할인해준다는 정보를 위치기반 SNS를 통해 얻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현재 자기가 있는 곳 주변 점포들의 할인 정보, 이벤트 정보를 스마트폰의 위치기반 SNS를 통해 확인하면 디스카운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위치기반서비스(LBS)가 최근 IT 업체들에 화두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 뿐 아니라 이동통신사들도 LBS에 뛰어들고 있으며, 국산 LBS가 속속 출시되면서 많은 가입자들을 유치하고 있다. LBS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선정한 올해 핵심 IT 트렌드 5위에 꼽히기도 했다. 지난해 구글과 애플 등 위치기반 무단 수집에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스마트폰 가입자가 3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용자들의 위치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대에 위치정보 LBS의 동향, 문제점, 현황 등을 살펴봤다. 위치기반 서비스는 무엇? 위치기반 서비스는 Local Based Service의 번역이다. 말 그대로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활용한 서비스다. 최근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앱을 통해 사용자들이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맛집을 찾고 근처 극장의 영화를 예매하기도 한다. 이들 모두가 LBS라고 볼 수 있다. LBS가 최근 주목을 받는 것은 스마트폰 보급 확산 때문이다. 현재 출시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에는 위치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GPS가 기본적으로 탑재됐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위치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통신기능을 결합해 주변의 여러 콘텐츠를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앱 생태계가 활성화되면서 사용자의 위치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들은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0년엔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규로 신고한 LBS 사업자가 95곳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한 달 평균 20여개, 1년 동안 총 222개의 LBS 업체가 신규로 신고됐다. 이들 대부분은 사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앱 서비스 형태였으며 종업원 5명 이하인 소규모 사업자와 1인 사업자의 참여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최근 많은 IT 업체들도 LBS를 이용해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국내 포털사들은 자사의 지도 서비스와 결합된 LBS를 속속 출시하고 있으며 이동통신사인 LG유플러스는 LBS 기반 소셜쇼핑 서비스 ‘딩동’을 출시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사용자들에 근접한 음식점, 쇼핑몰에서 즉석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앱들을 출시했다. 산악지대에서의 길 찾기, 구조서비스 등 공공부문의 LBS 참여도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대표 위치기반 SNS, 포스퀘어 위치정보가 최근 가장 많이 활용되는 곳은 SNS다. 스마트폰을 통해 사용자들이 방문한 곳에 대해 SNS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으며 자발적으로 글을 남긴다. 사용자들이 특정 장소를 방문했다는 사실을 알리기 때문에 서비스 업체는 점포들로부터 프로모션 광고 수익을 얻기 쉬우며 연령별, 사용자별 이용 통계를 낼 수도 있어 국내외에서 많은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다. 위치기반 SNS는 전 세계적으로 포스퀘어가 가장 주목을 끌고 있다. 포스퀘어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과는 달리 사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펼쳐 ‘땅따먹기 게임’이라고도 불린다. 사용자가 방문한 장소에서 ‘체크인’이라는 기록을 남기면 다른 사용자들과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 체크인은 쉽게 말하면 스마트폰으로 ‘나 오늘 여기 들렸다’라고 외치는 것이다. 사용자는 자신의 친구들이 현재 어느 위치에 있는지, 어떤 장소에서 체크인을 했는지 여부를 지도에서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사용자가 방문하고 싶은 곳의 리스트를 작성할 수도 있다. 포스퀘어가 인기를 끄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게임성을 접목시켰기 때문이다. 시장이라는 뜻의 ‘메이어’와 특정 미션을 수행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배지’를 통해 포스퀘어 사용자끼리 게임을 하듯 경쟁을 벌일 수 있다. ‘메이어’는 사용자들이 즐겨 찾는 장소에서 체크인이 가장 많으면 부여받는 자격으로, 다른 사용자가 더 많이 체크인을 하면 메이어 자격을 빼앗기게 된다. 배지는 사용자들이 특정 태그가 붙은 장소에서 체크인을 하거나 특정 조건에 맞는 활동을 하면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1주일 내에 같은 장소에 3회 이상 체크인을 하면 ‘Local' 배지를, 하룻밤 내에 4회 이상 체크인을 하면 ’Crunked' 배지를 얻는다. 사용자들은 자신의 지인들과 메이어, 배지를 얻기 위해 서로 게임을 하듯 경쟁한다. 포스퀘어는 현재 전 세계 1000만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으며 하루 체크인 수 300만 건, 총 체크인 수는 6억 건에 달한다. 포스퀘어는 사실 ‘도시를 어떻게 편리하게 바꿀까’하는 질문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SBS가 주최한 ‘서울디지털포럼 2011(SDF)'에 참석한 포스퀘어 공동창업자 니반 셀바두레이는 ‘스마트 리얼리티: 포스퀘어의 휴머니티 연결법’이라는 기조연설을 통해 포스퀘어를 만들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어떻게 도시를 사용하기 편리하게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했다”며 “스마트폰을 통해 친구, 장소, 행사, 사진 등 도시에서 만들어지는 엄청난 데이터가 존재하는데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다가 위치기반 SNS가 효과적일 것이라 판단해 포스퀘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포스퀘어 앱을 통해 유저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으로 도시 사람들의 행동을 바꿀 수 있었다”며 “포스퀘어를 자주 사용하는 뉴욕 시민들 때문에 뉴욕시에서는 4월16일을 포스퀘어 데이로 지정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한국형 위치기반 서비스들 속속 등장 국내에도 포스퀘어와 비슷한 위치기반 SNS가 있다. 씨온은 지난 2010년 5월 설립돼 현재 12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기본적인 서비스 형태는 포스퀘어와 상당히 유사하지만 게임성을 좀 더 살렸다는 점과 더불어 SNS요소를 좀 더 가미시켰다는 점에서 약간 차이가 있다. 우선 사용자들은 체크인을 하고 캡틴을 많은 곳에서 하면 할수록 게임처럼 레벨이 올라간다. 메이어, 배지 확보 경쟁에서 레벨 시스템을 추가로 도입해 게임성을 더욱 살렸다. 또한 포스퀘어는 위치기반 SNS이긴 하지만 아직 SNS 면에서 취약하다. 장소 체크인은 포스퀘어에서 하고 그에 대한 이야기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다른 SNS를 통해 하는 등 독자적으로 포스퀘어만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씨온의 경우 SNS적인 성격을 강화했다. 우선 사용자의 지역을 설정, 지역 주변의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에헴’,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하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버블’ 등 기능을 통해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융합된 형태가 아니라 씨온 내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채널을 만들었다. ‘한국형’인 만큼 널리 사용되는 카카오톡을 통해 체크인 내용을 보낼 수도 있다. 이통사-포털사도 속속 합세 LBS 서비스는 비단 위치기반 SNS에 국한되지 않는다. 사용자 주변 매장의 할인정보를 제공하는 등 쇼핑 부분에서도 다양한 서비스들이 출시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커머스 전문업체인 인터랙티비와 제휴해 위치정보와 SNS, 게임 및 금융거래 등을 결합한 스마트폰용 소셜쇼핑 앱 ‘딩동’을 출시했다. 딩동은 GPS를 통해 사용자의 위치 주변에 포인트나 이벤트를 제공하는 가맹점이 어디 있는지 찾아주며, 해당 매장을 클릭하면 전화번호, 주요 상품 등의 정보를 알려주고 자동으로 포인트를 지급한다. 사용자가 매장에 직접 들어가면 자동으로 방문이 확인돼 추가 포인트와 할인 등 이벤트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점주가 설정한 미션을 수행한 사람에게는 할인 혜택이나 경품을 제공한다. 쌓인 포인트로는 딩동 앱 내의 포인트몰에서 영화 관람권, 문화상품권, 쿠폰 등으로 교환할 수 있으며 결제시스템이 연동된 가맹점에서는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딩동의 체크인 수는 누적 1억 회를 넘을 정도로 사용자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며 “쿠폰 발행, 할인 정보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도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상점의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 서비스는 LBS를 이용해 소비자들에게 인근의 음식점, 화장품 가게, 미용실 등 다양한 상품 매장을 소개하고 해당 업체의 할인 쿠폰을 보내주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이용자들은 ‘네이버’ 앱이나 ‘네이버 지도’ 등 NHN의 앱으로 원하는 지역이나 업종을 검색하면 계약 업체의 위치와 판매 정보, 쿠폰 등을 얻을 수 있다. NHN은 이 서비스를 소셜 커머스와 지역 광고를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NHN 관계자는 “모바일 할인 쿠폰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은 편리하게 주위 상점의 정보를 얻고 상점들은 자신의 가게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세계 LBS 광고시장 62억 달러 이처럼 LBS가 확산되는 것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장조사기관 피라미드 리서치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0년 5억8800만 달러 수준이었던 LBS 광고 시장은 2015년 62억 달러에 크게 커질 전망이다. 전체 모바일 광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나 2015년에는 35%로 2010년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LBS 시장은 같은 기간 4배 늘어난 103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하며 LBS 광고 시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전망은 스마트폰 보급 확산을 통해 포스퀘어, 아임인, 씨온 등 LBS 서비스 업체들의 성공과 최근의 서비스 확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LBS의 응용프로그램환경(API)이 공개되면서 이를 활용한 서비스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LBS 광고 시장의 미래를 밝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현재 포스퀘어는 API를 오픈, 다른 앱 개발업체들이 이를 활용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한 상황이며, 국내 LBS인 아임인 역시 API를 공개해 향후 다양한 앱의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LBS는 스마트폰이 연 새로운 가능성이자 블루오션”이라며 “앞으로 스마트폰 보급이 더욱 확산되고 앱 생태계가 더욱더 활발해지면 이를 활용한 앱은 더욱더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올해는 LBS 도약의 원년” 정부도 LBS 비즈니스 지원센터를 오픈하는 한편 올해를 LBS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선도적 기업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LBS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소규모 LBS 사업자 급증에 따라 방통위에 설립된 LBS 지원센터는 중소 LBS 기업들의 사업자 신고 관련 상담 및 운영지원을 하고 위치정보 관련 통계작성 및 동향조사, LBS 사업자 공동 애로사항에 대한 지원 등 역할을 하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해 12월 23일 ‘Viva LBS 페스티벌’을 개최해 LBS에 힘을 실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스마트폰 이용자가 3000만을 돌파하게 될 2012년에는 LBS 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올 것”이라며 “정부는 내년을 LBS 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산업 성장을 발목 잡는 규제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선도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을 전 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이날 행사에서 국내 LBS 산업 발전에 기여한 사업자를 격려하고, 우수 LBS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한 예비 LBS 사업자들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또 LBS 발전 방향에 관한 정책 토론회도 진행하는 등 LBS 사업 확산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