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물이 고개를 숙인 발기부전은 대부분 남자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 배우자까지 같이 고통을 받게 되므로 그냥 어물어물 넘어가서는 안 된다. 모든 기혼 남성의 약 11퍼센트가 이 발기부전으로 고생한다니 실제로 200만 명 이상에서 문제가 있는 셈이고 그렇다면 약 400만이 넘는 우리나라 국민이 이 때문에 고생한다는 얘기가 된다. 아직은 젊다고 할 수 있는 40~50대에 발기가 안 되는 경우 자기가 섹스에 흥미를 잃어서 또는 이성에게서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수가 많은데 이것은 착각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발기부전이 육체적인 원인으로 오는 것이지 흥미를 잃어서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우선 아내에게 정확하고 정직하게 얘기해주는 것이 좋다. 혼자서는 안 되던 발기도 부인이 도와주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행불안 같은 성과 관련된 걱정 때문에 몸에서 에피네프린 같은 물질이 나오면 순식간에 발기는 불가능해지므로 아내의 이해가 치료의 관건이 될 수 있다. 또 실제로 많은 남자들이 자신이 애무를 받음으로써 발기가 되기보다도 오히려 자기가 여자를 애무함으로써 특히 여자의 성기를 만지면서 발기하게 되므로 남편의 손을 자꾸 거부하는 부인의 경우는 성적 태도를 좀 바꾸는 것이 좋다. 대체로 서양인들의 관심은 성욕이 어떻게 변하는가이지 소위 정력에 대해서는 별로 말이 없다. 물론 관심이 없지는 않겠지만 우리네처럼 해괴한 동물들까지 서슴지 않고 먹는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오래된 얘기지만 국제동물복지기구라는 단체가 한 중국계 캐나다인을 고발했는데, 그는 약 6만개의 해구신(수컷 물개의 성기)을 극동아시아에 수출했다고 한다. 한국은 저리가라 할 중국의 정력제들 20여 년 전 어느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몇 명과 중국의 광저우엘 간 적이 있다. 하루는 우리를 초청한 그곳 학자들이 해산물 전문의 한 음식점으로 데려 갔다. “이곳은 중국 최고의 음식점인데 남자 분들의 정력에 좋은 것은 이름만 대십시오”라고 우리를 방으로 안내해준 청년이 얘기했다. 제일 정력에 좋은 게 뭐냐고 묻자 그는 “많지만 제일 귀한 건 와와의(娃娃魚)인데 이놈은 전 세계에서 주강(珠江)에만 살고 난생이지만 폐로 숨을 쉬지요. 물 밖에 나오면 아기 우는소리를 내서 일명 ‘아기생선’라고도 하는데 남자들에게는 이보다 좋은 것이 없답니다”라고 말했다. 그런 걸 잡아먹어도 되냐고 하자 청년은 “원래는 안 되지요. 허지만 요새는 누가 뭐라지 않아요. 그 다음으로 많이 찾는 것은 뱀탕과 구렁이 구이 그리고 코끼리 조개 등이지요. 조금씩이라도 다 들어보시죠. 아마 끝내줄 겁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이상한 것들을 어떻게 먹느냐고 했더니 더 재미있는 음식에 신센차오(三聲叫)라는 것이 있는데 글자 그대로 세 번 비명을 지른다는 뜻이며, 털도 없는 갓 난 쥐새끼를 산채로 먹는 것인데 처음 젓가락으로 목을 집을 때 한번 비명을 지르고 다음엔 간장에 찍을 때 따가워서 한번 비명을 지르며 세 번째는 사람의 입안에서 비명을 지른대서 이렇게 이름붙였다면서 양기에 좋지만 차마 권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제대로 먹지도 못했지만 우리 일행 중 아무도 뭔가 달라졌다는 사람도 없었다. 근래에 사회가 복잡해지고 평균수명도 길어지고 공해와 사고가 많아지면서 발기가 잘 안 되는 남자가 부쩍 많아졌다. 신혼여행 때 처음 시도해 보고 안 된다고 찾아오는 성급한 신랑부터 70세가 넘은 노년까지 다양한 계층이 발기되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한 성 학자는 페니스 살리기를 아홉 가지 세우기, 즉 자신감 세우기, 만져 세우기, 발라 세우기, 먹어 세우기, 찔러 세우기, 넣어 세우기, 빨아 세우기, 고쳐 세우기, 심어 세우기 등으로 멋있게 분류하기도 했다. 발기부전을 치료하는 방법은 이렇게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역시 먹는 치료제일 것이다. 미국에선 20세기에 일어난 성 혁명으로 바이브레이터, 음모 제거, 비아그라의 3가지를 꼽는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아그라를 필두로 시알리스, 레비트라, 자이데나, 엠빅스 등 여러 가지 먹는 발기부전 치료제들이 뒤를 이었다. PDE-5 억제제라고도 불리는 이들 약은 인체의 발기 체계를 십분 활용한 매우 과학적인 제제들로서, 성적 자극으로 인해 발기에 필요한 일산화질소가 분비되면 이에 따라 몸에서 나오는 분해 효소가 있는데 이를 억제시킴으로써 효과가 나도록 돼 있다. 성교하기 얼마 전에 먹은 후 성적충동을 느끼면 자연스레 발기가 되고 충동이 줄어들면 발기가 사라지질 뿐 아니라 주사처럼 불편한 것이 아니고 간단하게 먹는 약이기 때문에 더 인기가 좋다. 그런데 금년 5월이면 이들 약의 물질특허가 만료되기 때문에 20여개 제약회사들이 자사 제품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시장이 어떻게 될지 자못 궁금해지기도 한다. 비아그라가 처음 시판될 때만 해도 나이트로그리세린을 사용하는 심장병 환자에서의 사망 위험 같은 부작용이 먼저 부각되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았지만,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돼 여자의 호르몬 치료제와 함께 가히 20세기의 불로초로 인정받고 있다. 자신감 세우기, 만져 세우기, 발라 세우기, 먹어 세우기, 찔러 세우기, 넣어 세우기, 빨아 세우기, 고쳐 세우기, 심어 세우기 9가지가 있으니… 일반적으로 복상사의 빈도는 발기부전 치료제 복용 여부와 큰 관계가 없고 자연사의 비율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복상사가 나이 많은 남자들에게 많이 올 것 같지만 실제로는 40대에 더 자주 오는데, 비아그라 복용 후 사망한 남자들은 이보다 더 젊고 심장병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렇다고 젊고 심장이 튼튼한 남자가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결과는 물론 약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행동패턴 때문이다. 비아그라를 일명 '파티 약(party drug)'이라고도 하는데, 밤새워 놀면서 그룹섹스 등의 난교는 물론 마약도 서슴지 않는 등의 행동의 소치라고 보면 된다. 외국의 얘기지만 섹사톤(섹스와 마라톤의 합성어)이라 하여 24시간을 넘기거나 수백 명을 상대로 하는 경우도 있으니 할 말을 잃는다. 세상에 어느 약이고 100% 안전한 것은 없다. 특별한 금기증이 없고 해면체에 문제가 있지 않은 한 의사에게 처방을 받아 사용하면 비교적 안전하게 효과를 본다. 까다로운 미국의 식품의약국(FDA)의 검정을 통과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10여년의 경험이 축적돼 있음도 참고가 될 것이다. 한때 여성용 비아그라가 시도되기도 했지만 별 효과를 못 보았고 여자들은 흥분의 생리가 다르기 때문에 이보다도 질부협착 등 폐경으로 인해 초래된 성기 위축을 치료해 줌으로써 아프지 않고 편하게 반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한 2주일 정도만 여성호르몬을 투여하면 적어도 성기만큼은 30~40대로 회춘되므로 오히려 더 간단하다고 할 수 있다. - 김원회 부산대 명예교수, 대한성학회 초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