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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원 작가 ‘태초의 빛’에 담은 뜻은?

미디어 페인팅으로 신앙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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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63호 김대희⁄ 2012.02.27 11:26:07

빛에 주목해 하루의 시간을 한 폭의 화면에 담아 작품으로 표현하는 작가가 있다. 박진원의 작품에서 겉으로 드러난 주제는 자연 풍경이지만 그 속에는 남다른 의미가 흐르고 있다. 바로 ‘성경’이다. 많은 사람들은 아침 해가 뜨면 일어나 일을 시작하고 해가 지면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렇듯 우리들의 하루는 해와 함께 시작되고 해와 함께 끝난다. 물론 해가 뜨기 전에 일을 시작해, 달과 별이 떠오른 뒤에야 일을 마감하는 사람들도 있다. 빛이 없는 어두운 암흑은 절망이라고 표현할 만큼 빛은 우리 생활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예전부터 성경을 어떻게 하면 현대적으로 그릴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재밌는 표현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리기 위해 고민했죠. 성경을 보면 빛을 비유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요. 해가 뜨고 지는 모습에서 하나님의 이야기를 하고자 했어요.” 서울 창전동 작업실에서 만난 박진원 작가는 자연을 통해 신앙을 이야기한다. 그는 작품을 만들며 줄곧 성경을 담아왔다. 아니 성경을 그려왔다고 해야 맞는 표현이다. 평온해 보이는 작품 속 풍경은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달콤한 휴식을 주는 듯 포근하게 느껴진다. 여기에 빛이 비춰짐으로써 알 수 없는 희망과 용기를 샘솟게 하는 한편 조용히 사색에 잠기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는 자연 현상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해의 뜨고 짐이다. 빛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그는 캔버스 뒤에 LED를 장작해 해가 뜨고 지는 듯한 모습을 그대로 표현한다. 여기에 여러 가지 색의 LED가 더해져 재밌고 신비스러우면서도 몽환적인 느낌을 발산한다. 마치 사진처럼 보이고 실제 풍경을 그대로 담아냈지만 그만의 표현과 느낌이 더해져 새롭게 태어난 풍경이다. 회화에 LED라는 장비가 합쳐진 미디어 페인팅 작품이라고 말하는 그는 낮에는 LED를 켜지 않은 상태의 일반 회화 작품으로 감상할 수 있고 밤에는 LED를 켜고 또 다른 느낌의 미디어 페인팅 작품으로 감상할 수 있어 또 다른 재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추계예술대학교 동양학과를 수료한 후 영국 웨일즈에서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처음부터 이러한 작업을 하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그림을 좋아했고 잘 그렸던 그는 사실 미술 작가가 되려는 생각은 없었다고 했다. “작가가 되기보다는 다른 사업을 많이 했어요. 갤러리에서 근무도 했고 광고모델로 활동하기도 했죠. 갤러리에서 실무적인 경험을 했던 것이 지금은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그러던 중 교회에 벽화를 그려주었는데 그 그림을 본 사람들이 그림을 계속 그려보라고 많이 얘기해 줬어요. 내가 정말 잘하는 걸 해보자고 했고 예수님을 모신다는 마음으로 그렸어요. 그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그려오고 있어요.” 이처럼 그는 초창기에는 성화 그림류를 그려왔다. 일반적인 성화 그림과는 다른 차별점을 주기 위해 조금씩 표현을 다르게 했다. 당시 처음으로 그림 판매에 나섰는데 3일 만에 반품이 돼 왔다. 그때 그는 살짝 충격을 받았으며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십자가를 그리고 그 뒤에 LED를 넣어 십자가 뒤에서 빛이 나오도록 했다. 또한 빈 공간에 빛이 비쳐지면서 예수의 모습이 서서히 나타나는 작품 등을 시도했고, 반응은 아주 좋았다. 물론 이렇게 작업하기까지 많은 노력과 고생, 빛의 변화에 대한 시행착오 등을 거듭했다. 일반적인 회화작품보다 재료비도 비싸면서 공학적인 기술도 어느 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해-별-달 뜨는 이야기 많은 성경. 그 느낌을 화폭에, LED 장치와 함께 담음으로써 사랑을 전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 나의 희망” 그의 작업을 보면 예수의 모습을 나타낸 작품도 있지만 멋진 자연 풍경을 나타낸 작업들이 더 많다. 자연 풍경과 성경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풍경 작업을 하게 된 지는 4~5년가량 됐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이었어요. 어떤 작품을 할까 고민하며 새벽에 기도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새해 첫날 일출을 보러 가는 것에 대해 생각이 떠올랐어요. 성경에는 빛을 비유하는 이야기가 많았고 그중 해와 달과 별 이야기가 다양하죠. 이것을 표현해보자 했고 지금의 풍경 작업이 나오게 됐죠. 사실 일반적으로 누가 봐도 그냥 자연 풍경이에요. 바람이 있다면 항상 감사하게 살며 이 작품을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알았으면 해요. 그래서 풍경 작품이지만 제목을 모두 제네시스 (Genesis-창세기 또는 태초)로 표기했죠. 그림의 이유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고 이를 전해주는 통로가 됐으면 해요.” 그의 작품은 모두 실제 존재하는 풍경을 찾아가 사진으로 촬영한 뒤 그림 작업이 더해져 탄생한다. 먼저 성경을 읽으며 모티브를 잡고 은유적 또는 직접적으로 표현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그리고 구도나 형태를 잡고 LED를 캔버스에 설치한 후 그 위에 그림을 그린다.

그의 작품에는 여백이 많다. 동양화를 전공한 탓에 여백의 미를 충실히 따른다. 색감은 물감 색이 아닌 빛이 나타내는 색감을 쓴다. 빛의 변화에 따라 감흥을 이끌어내려 하기 때문이다. 많은 색을 쓰지는 않지만 자연에 있는 색은 대부분 다 쓴다. 아크릴 채색은 주로 은색 하나로만 사용한다. 현대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단색조인 모노톤으로 그린다. 현대 사회는 돈을 쫒아가지만 예술가는 삶의 이야기를 풀어내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기술적인 개발이나 구상에 있어 작품의 외형이나 표현 방법은 성경 말씀에 따라 변해가겠지만 성경이라는 주제는 끝까지 가지고 갈 것”이라며 “교회나 공공장소를 미디어아트 등 예수님의 말씀을 전해줄 예술 작품들로 꾸며 사랑을 전하는 공간으로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에서 어떻게 해가 뜨고 지며, LED의 색이 바뀌는지는 직접 보지 않고서는 느낄 수가 없다. 그는 카이스 갤러리에서 2월 16일부터 3월 9일까지 개인전을 열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개인전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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