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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 진짜? 값은 얼마?] “경매ㆍ아트페어 거래값 고려해 누구나 인정할 그림시세 제시해야“

김윤섭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전문위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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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63호 왕진오⁄ 2012.02.27 10:45:48

미술 시장에 있어서 진짜냐 가짜냐 만큼 중요한 게 '시가 감정'이다. 얼마가 적정 가격이냐는 기준을 제시하는 기능이다. 미술 작품의 가치는 예술성 이외에 미적, 상품, 기호 가치 등을 포함한다. 이를 세부적으로 내적 가치, 외적 가치, 사회적 가치, 개별 가치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미술품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는 첫째 미술품의 절대 가치(작품성), 둘째 구입자의 선호도, 셋째 사회적 역학 관계, 넷째 작품의 컨디션(보존 상태, 크기, 제작 연대, 재료, 방법, 진위 등)과 경제 상황, 미술품의 투자수익률 같은 주변적 요인 등이다. 시가 감정의 현장을 김윤섭 (사)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전문위원에게 물어봤다. -투자 수단으로서 미술품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은데? "미술 시장이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신뢰도 문제가 부각됐죠. 공산품은 생산자와 소비자로 이어지는 구조는 간단하지만, 미술품은 생산자인 작가와 구매자인 애호가를 화랑이 연결합니다. 주관적 가치가 크게 작용하는 시장인 만큼 불균형한 거래가 이뤄지기 쉽고 이에 따라 거래 시 많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술 시장에서 감정이 주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데, 시장과는 어떤 관계가 있나요? "미술품 시장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분야가 시가 감정입니다. 2006~2008년 당시 갑작스런 과열 현상으로 ‘묻지마 구매’가 성행했고 이는 유동 자금이 갑작스럽게 밀려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외부 자본은 미술품을 투자 재화로 봤지만 미술계에서는 이를 소화할 만한 객관화된 유통 관련 기능이 없었기 때문에 소동이 벌어졌던 것이죠. 감정은 수요자에게 보증 수표와도 같습니다. 미술품의 경제적 가치를 책정하는 시가 감정이 공증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시장 형성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감정 기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과거에는 중진, 원로, 작고 등 작가별로 나누는 감정이 주로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생존 작가나 해외 작가에 대한 감정 수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술품 유통이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마켓으로 확장된 최근 분위기가 한 몫 하고 있지요. 시장이 커지다 보니 해외로부터 역수입되는 신진, 유망 작가 등이 부각되면서 경제적 가치가 예상보다 커진 것도 감정 기관에 의뢰되는 숫자가 늘어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또한 과거의 감상용 미술품이 현재는 투자 가치로서의 위상이 높아졌고,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도 대중화된 것도 요인이죠. 금 시세나 주식 시세처럼 수시로 변화하는 변화를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해진 이유입니다. 최근에는 미술 작품 자체의 가격 변동 폭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시가 감정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도 크다고 봅니다." -최근 미술 시장에서 감정과 관련한 기관들의 설립 움직임이 많은데?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의 자산가치 변동을 확인하려는 수요가 많아졌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인된 기관의 감정이 필수적으로 필요하지만 우리나라에는 감정 전문가가 아직 부족합니다. 현재 우리 미술 시장에는 공인화된 가격 지수 자체가 없지요. 가격 결정 기준은 주로 경매 낙찰가로 잡는데 이는 해외에서 많이 사용하는 '메이 모제스' 지수에 근거합니다. 하지만 이 지수는 우리와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게 문제입니다. '메이 모제스'는 지난 100여 년 동안 재판매된 데이터를 기준으로 가격 지수를 만들었지만 한국에서 재판매된 작품의 기록은 이제 10년 밖에 안 됐기 때문입니다. 낙찰가 기준으로 가격대를 선정하는 것 역시 굉장히 경계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는 경매 시장에서 일부 애호가의 관심 덕에 특정 작품이 엄청난 가격대를 형성할 수도 있고 반대로 폭락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국내에는 미술품 구매자의 수요층이 얇기 때문에 불균형 시장이 생성되기 쉽습니다. 일반에 적용할만한 가격 지수가 아니라는 말이죠. 현재 나온 가격들이 인기 작가의 경매 낙찰가를 토대로 한 것이라 대부분 작가의 작품과는 괴리감이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저는 경매는 물론 아트페어에서 유통되는 가격 구조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일반인이 납득할 수 있도록 경매와 아트페어의 비중을 같거나 비슷하게 산정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래야 설득력이 있습니다. 시가 감정은 이제 국내 시장에 머무는 단계를 벗어났기 때문에 국내 경매 시장뿐 아니라 해외 현지 시장의 변화까지도 분석해 산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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