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3호 최영태⁄ 2012.02.27 16:33:25
23일 BMW코리아가 올뉴 3시리즈를 발매한 가운데, 새 3시리즈의 실력을 벤츠와 비교한 결과가 유럽 최대의 자동차 전문지에 실렸다. 두 업체는 지난 30년간 소형 고급차 분야에서 1등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지만, 올해 BMW가 올뉴 3시리즈를 내놓음으로써 벤츠를 완전히 따돌렸다는 평가를 거뒀다. 유럽 최대의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는 최신호에서 새 3시리즈를 벤츠 C클래스와 경쟁시킨 결과를 공개했다. 대결에 나선 차량은 BMW의 새 320d와, 벤츠의 C220 CDI였으며, 결과는 BMW의 압승이었다. 아우토빌트 평가진은 결론에서 “BMW 3시리즈는 이제 C클래스보다 완전히 1세대 앞선 차가 됐다”며 “안락감, 실내공간, 핸들링, 엔진 등 모든 분야에서 뒤처진 벤츠가 크게 열세에 몰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BMW는 작년 10월 뮌헨 오토쇼에서 새 3시리즈를 선보였고, 올 2월부터 시판에 나섰다. 2004년 5세대 모델이 나온 뒤 8년 만에 완전히 새로워진 6세대를 내놓은 것이다. 벤츠 C클래스는 지난 2007년 3세대가 나온 뒤 올해로 5년째를 맞고 있다. BMW의 새 3시리즈가 나오는 것에 대비해 작년 C클래스는 대대적인 개선 작업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벌어진 실력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아우토빌트는 지적했다. 종합점수는 500점 만점에 320d가 361점, C220 CDI가 340점이었다. 다음은 각 측정 항목에 대한 비교 결과다. ▶주행 성능 새 3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차체가 더 커지면서도 몸무게는 더 가쁜해졌다는 것이다. 차 길이는 9.3cm 더 길어졌으며, 앞뒤 차축의 거리(휠베이스)도 5cm 길어졌다. 휠베이스가 길어지면 더 안정적인 커브 성능이 발휘된다. 이렇게 차체가 커졌으면서도 뉴 3시리즈의 몸무게는 C클래스보다 136kg이나 가벼웠다. 이렇게 가뿐한 몸매로 달리니 시속 0 → 100km 도달 시간이 7.5초로, C220 CDI의 8.5초보다 1초나 빨랐다. 흔히 ‘제로 백(0→100)’이라 불리는 가속도 테스트에서 1초 차이가 벌어지면 한 쪽이 완전히 넉다운 당했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3시리즈의 새 8단 변속 엔진은 C클래스의 7단 변속 엔진과 비교할 때 변속이 부드럽고 빨라, 엔진 기술에서도 한 세대 앞선 면모를 과시했다. 핸들링에서도 3시리즈는 “아주 정확하고, 피드백이 좋으며 특히 커브 길에서는 수많은 피드백을 핸들과 엔진이 주고받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럽 최대 자동차 전문지, 올해 신발매된 3시리즈에 “더 크고 날렵해져 경쟁자 벤츠 C클래스를 한 세대 낡은 모델로 밀어내 버렸다” 평가 ▶연비 3시리즈의 엔진은 배기량 1995CC로 벤츠의 2143CC보다 작으면서도 출력은 184마력으로 벤츠의 170마력을 크게 앞섰다. 더 작은 엔진으로 더 좋은 출력을 내니, 연비에서도 큰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100km를 달리는 데 드는 연료 양에서 3시리즈는 5.4리터, C클래스는 6.4리터로 무려 1리터나 차이가 났다. 최근 석유 값의 앙등과 환경보호의 중요성에 따라 과거와는 달리 고급차에서도 연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사실상 요즘 자동차의 성능 대결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되는 것이 연비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연비에서의 이러한 큰 차이는 차량 선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내 공간 차체가 커짐에 따라 새 3시리즈는 앞뒤 좌석 모두에 좀 더 넉넉한 공간 배치를 할 수 있었다. C클래스의 조수석이 다소 비좁은 데 비해 3시리즈의 조수석은 훨씬 공간 여유가 있어 “앞좌석의 배치에서 불평할 요인이 거의 없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뒷좌석에서는 더 큰 차이가 느껴져, 3시리즈 쪽이 더 넓은 다리 공간(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과 머리 공간(머리 위쪽의 여유 공간)을 제공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종합 평가 평가를 진행한 아우토빌트의 편집인 세바스티안 렌츠는 새 3시리즈에 대해 “바라던 대로 스포티해졌으며, 기대한 만큼 편안해졌고, 게다가 더 넓어지고 성능은 뛰어나졌다”면서 “성능이 더욱 좋아진 3시리즈는 이제 ‘작은 5시리즈’라고 할 수 있을 정도”라고 칭찬했다. 그는 특히 “실내 공간을 넓히면서도 스포츠 성능의 강화도 놓치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며 “더 민첩하고, 직접적이며, 즐겁게 달리는 차가 됐다”고 평가했다. 2월 출시된 새 3시리즈는 스포츠, 모던, 럭셔리 3가지 버전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어 구매자의 선택 가능성을 넓혔다. 올 가을에는 투어링, 하이브리드 버전도 나와 3시리즈의 라인업이 강화된다. 새 3시리즈의 발매에 따라 벤츠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 됐다. 이에 맞서기 위해 벤츠는 올 가을 신형 소형차 A시리즈를 내놓아 시장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2004년 제 1세대가 나온 이후 8년 만에 나오는 2세대 A시리즈다. 그러나 문제는 전통적으로 BMW 3시리즈에 대한 벤츠의 대항마가 C클래스였다는 점에서 벤츠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벤츠의 차세대 C클래스(4세대)는 2014년이나 돼야 발매될 예정이다. 앞으로 2년간 벌어질지도 모르는 3시리즈의 독주를 벤츠가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소형 고급차 시장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