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를 위한 준비는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라 불리는 경매회사 직원들이 진행한다. 스페셜리스트들은 근현대 미술, 고미술, 해외 미술 등 각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들로서, 작품의 수급과 판매, 경매 기획 등의 업무를 진행한다. 이 외에 작품 관리, 보관, 회계, 마케팅 등의 업무를 진행한다. 경매사는 경매를 진행하는 사람으로, 서울옥션의 경우 김현희, 음정우, 홍창희 경매사 등 3명이 활동하고 있다. 경매에 응찰하지 않아도 경매장에서 경매사들의 진행 모습을 참관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 미술품 경매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특별한 자격제도는 없다. 경매회사 직원 중 기본적인 소양과 자질을 검토해 별도의 교육과정을 거쳐 육성하고 있다. 미술품 경매의 최일선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매를 진행하는 김현희 경매사(서울옥션)에게 이야기를 들어봤다. - 미술품 경매사란? “겉으로 드러나는 경매사의 업무는 경매 당일 하루 동안 경매를 진행하는 것이지만, 그 외에도 경매를 기획하고 진행하기 위해 작품을 위탁하거나 구매하기 원하시는 고객들을 만나 상담하고, 가격 조정, 시장 상황에 대한 상담도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저는 미술품 경매팀에서 근현대 미술품 스페셜리스트로 일하면서, 작품 수집과 감정, 작품 분석 및 원고 작성, 도록 제작 등 경매를 위한 전반적인 과정들을 함께 담당하고 있습니다.” - 미술품 경매사의 역할과 업무는? “한 회의 미술품 경매를 위해 미술품경매팀을 비롯해 경매회사의 전 직원이 석 달여 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석 달 넘게 준비한 성적이 경매 당일의 결과에 따라 판가름납니다. 따라서 경매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경매사가 분위기를 어떻게 이끄느냐에 따라 매출이 달라질 수 있고, 정확하고 신속한 진행 능력이 경매회사의 신뢰도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경매가 진행되는 2시간 남짓 동안 좌중을 경매에 집중시키기 위해서는 카리스마와 정확한 판단력, 공정함과 신중함 등이 요구됩니다. 따라서 경매에 출품된 작품들과 미술 시장 상황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춰야 하며, 이를 참가자들에게 잘 설명해 작품이 좋은 금액에 판매될 수 있도록 하는 전문 능력 역시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경매사로 입문하신 특별한 사연이나 경매 에피소드가 있다면? “저는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전공했습니다. 국내외에서 진행되는 미술품 경매를 본 후 경매사가 되려는 꿈을 가졌습니다. 2005년 서울옥션에 입사했으며,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경매사 교육을 받아 경매사가 됐습니다. 처음 경매를 맡은 '열린 경매'의 경험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당시 너무 긴장한 상태에서 경매를 진행하던 중 한 작품을 놓고 치열한 경합이 벌어진 끝에 10배 가까운 금액까지 올라갔습니다. 이처럼 치열한 경합은 매우 드문 일이기에 그 때의 긴장감과 떨림은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 경매사로서 향후의 비전과 경매사를 지망하는 예비 경매사들에게 한 말씀 주신다면? “그동안 국내에서만 경매를 진행해오다가 2011년부터 홍콩에서 서울옥션 경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 실력을 좀 더 연마해 홍콩에서 더욱 자연스럽고 능숙한 경매 진행을 하고 싶은 것이 단기 목표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해외 경매시장에서도 그 실력을 인정받는 국제적인 한국 경매사가 되는 것이 저의 작은 꿈입니다. 경매사를 지망하시는 분들에게는 경제가 성장하면서 문화 수준이 높아지고 미술 시장의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어 미술품 경매사는 향후 비전 있는 직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미술품 경매사가 되기 위해 특별한 자격증이나 교육기관은 아직 없지만 기본적으로 미술품에 대한 지식 기반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직업입니다. 따라서 미술 실기나 이론을 공부해 토대를 쌓고, 국내외 미술 시장의 동향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장이 확대되면 미술품 경매사의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준비된 자가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